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People Plus 人+ Insight 인사이트

“안녕하세요, ‘누구나 넥밴드’ 개발자 이현상입니다”

URL복사

Wednesday, June 07, 2017, 01:06:15

스타트업 ‘유퍼스트’ 이현상 대표..창업만 12번·팔로워 35만명 트위터리안 이색 경력
보청기 사용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상품..이달 중 크라우딩펀드 ‘킥스타터’ 통해 론칭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누구나 넥밴드’의 개발자인 유퍼스트 이현상 대표입니다. 청각장애인과 노인성 난청 환자들을 위한 청력 보조기구를 선보이게 됐는데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서 고생하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눌 때까지는 잘 몰랐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이현상 대표가 매우 조신(!)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걸 보면서 청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드는 평범한(?) 스타트업 대표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아는 데까지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유퍼스트는 저의 12번째 회사입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창업을 시작했는데, 어느 새 창업을 해 본 경험이 10번이 훌쩍 넘어버렸네요. 한때는 팔로워 35만명을 거느린 ‘트위터리안’으로 활동할 때에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오른 적도 있습니다. 하하.”
   
소셜마케팅·의류·까페·쇼핑몰 등 다양한 종류의 창업을 경험하면서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봤다는 이현상 대표. 그랬던 그가 이번에 개발한 것이 바로 ‘누구나 넥밴드(nuguna NECK BAND)’라는 청각 보조기구다.

생김새는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슷하다. 넥밴드의 양 쪽 끝 부분에 소리를 감지하는 센서가 달려있는데, 소리가 나면 진동이 울려 청각장애인이 소리가 나는 방향을 인지할 수 있게 돕는다. 소위 ‘대박’이 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제품인 셈. 그는 왜 이런 걸 만들게 됐을까. 

“예를 들면, 청각장애인은 아기 키우기가 너무 힘듭니다. 애가 울어도 들리지를 않으니 알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저희가 개발한 넥밴드를 끼고 있으면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설명을 듣고 바로 든 생각은 ‘보청기를 끼면 되는 것 아닌가?’였다. 보청기를 사용하면 굳이 이 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는 걸 눈치챈 모양.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 대표는 곧바로 설명을 이어 나갔다.

“보청기를 끼는 건 쉽게 말하면 비장애인이 이어폰을 끼고 있는 거와 같습니다. 기자님, 하루 종일 이어폰 끼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불편하지 않겠어요? 청각장애인이나 난청 환자 분들을 보면, 밖에 나갈 때나 집에 있을 적에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넥밴드는 유용할 수 있죠.”

또 다시 궁금증이 생겼다. 아무리 불편해도 안 들리는 것보다 더 불편할까. 그래서 이번에는 물었다. “집에 있을 때야 보청기를 빼놓을 수 있지만, 청각장애인들이 외출 중에도 보청기를 잘 끼지 않는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기다렸다는 듯이 이 대표는 답했다.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국내 청각장애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었는데요. 그들이 외출 중에 보청기를 잘 끼지 않는 이유는 바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신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밖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청각장애인들은 외출 중에 보청기를 주머니에 넣고 있답니다.”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실제로,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슷하게 생겨서, 목에 두르고 있어도 청각 장애인이라는 것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평소에는 넥밴드를 쓰다가, 꼭 필요한 상황에만 보청기를 꺼내 쓰면 된다”는 이 대표의 설명이 머릿속에 박혔다. 

어떤 계기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넥밴드가 탄생하게 됐는지 궁금해져서 물었더니. “어머니 때문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대표의 어머니가 노인성 난청 질환을 앓고 있었던 거였다.  

“어머님이 한 쪽 귀가 잘 안 들리세요. 그래도 아예 안 들리는 건 아니니까 괜찮은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는데요. 문제는 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어느 쪽에서 나는 소리인지를 바로 인식하지 못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오른쪽 귀만 들리는 사람은 실제로 왼쪽 방향에서 나는 소리를 들어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외부 활동 중에 교통사고 등 큰 사고를 당할 위험성이 크다. 넥밴드는 진동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을 알려주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어머니의 불편이 상품 개발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긴 했지만, 제품명인 ‘누구나(NUGUNA)’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제품은 청각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다. 누구나 노인이 되면 청력을 잃어 불편함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인구가 70억명입니다. 이 중에 1%인 7000만명에게만 상품을 팔아도 소위 ‘대박’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세계 청각장애인 숫자가 7억명이고, 노인성 난청 인구는 13억명이라고 합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 않나요?”

제대로 한 방 먹었다. ‘돈 안 되는 아이템일 거’라는 기자의 편견이 산산조각나는 순간.  후속타는 뒤따랐다.  

‘누구나 넥밴드’는 오는 19일,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에 상품을 올리고 후원금을 모금할 예정이라고. 킥스타터는 개인이나 기업이 상품 아이디어·모금 목표액 등을 사이트에 올려놓으면,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회원이 후원자로 나서는 시스템이다.

“지난 1년간 해외 10개국을 돌면서 우리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누구나 넥밴드’가 후원금을 얼마나 모금하는지 한 번 지켜봐주세요!”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배너

정재혁 기자 jjh27@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