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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옥찬의 MZ썰 ] ‘트리거’ 한국은 정서적 전쟁상태…울분이 방아쇠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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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17, 2025, 10:08:34

 

최옥찬 심리상담사ㅣ넷플릭스 드라마 <트리거>(감독: 권오승, 김재훈/각본: 권오승/출연: 김남길, 김영광, 박훈, 길혜연, 김원해, 우지현, 이석, 안세호, 양승리, 박윤호, 손보승 등)는 총기 청정국인 대한민국에서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야기다. 

 

드라마 초반 고시원생과 성범죄자의 총기 난사 등은 병적인 증오를 드러내는 것이어서 공포스러웠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흠짓 놀라곤 했다. 등장인물들이 총을 쏠 수밖에 없는 사연들에 어느새 동감하고 있는 내 모습을 봐서다. 

 

드라마 <트리거>가 시작하기 전에 대한민국 사람들의 전반적인 정서 상태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 발표가 있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정신건강증진 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정신건강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 정도가 ‘좋지 않음’이라 답했다고 한다.

 

울분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그러나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으로 울분을 느낀다는 것은 심리상담사로서 지극히 안타까웠다. 전쟁 같은 엄혹한 시기에 억울한 고통을 당한 이들이 평생을 가슴속에 지니는 감정을 '대명천지' 한국 사회의 구성원 절반이 가지고 있다니 말이다.  

 

사람들이 경험하는 울분은 몹시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가슴에 가득한 상태다. 그래서 보통 참고 참았던 울분을 터뜨린다라는 표현을 쓴다.

 

드라마 <트리거>에서는 억울하고 분한 사람들이 울분을 터뜨리는데 총을 사용한다. 산업재해로 아들을 잃은 오경숙(길해연 분), ‘태움’을 당하는 간호사 박소현(강채영 분), 무자비한 학교폭력의 피해자인 박규진(박윤호 분)과 서영동(손보승 분) 그리고 경찰이지만 전세사기로 딸을 잃은 조현식(김원해 분) 등은 울분을 터뜨리며 총을 든다.

 

드라마 <트리거>에 정신과 의사가 고시원생인 유정태(우지현 분)에게 트리거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은 모두 마음속에 트리거가 하나씩 다 있어요. 하지만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절대로 그 트리거를 당기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한대로 절대로 트리거를 당기지 않으려면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마음이 건강하려면 심리내적인 요인도 크지만, 심리외적인 요인 즉, 환경의 영향도 크다. 사회 구성원들의 다수가 울분이 쌓이지 않도록 사회적인 시스템이 작동을 잘해야 한다.

 

드라마 <트리거>에서 대한민국에 총기를 퍼뜨리는 문백(김영광 분)의 인생 이야기가 나온다. 문백은 사이코패스처럼 아무렇지 않게 총을 쏴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인생을 살았다. 문백이 사는 세상은 어린 문백을 버리고 물건처럼 사용하다 폐기하려고 했다.

 

문백은 대한민국에 총기가 마약처럼 흔해질 수 있다고 하면서 말한다.

 

“지금 한국은 정서적 전쟁 상태야.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대립이 만연하다고. 그냥 누군가 트리거만 당겨주면 돼”라고 말이다. 문백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심리적 혼란스러움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정신건강증진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사회에서 10명 중 7명이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할수록 울분 수준도 높다고 한다. 한국 사회의 경쟁과 성과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는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교육마저 그렇다.

 

한국에서는 아이들마저 초등학생 때부터 선행학습을 하면서 대학입시 경쟁을 한다. 그런데 입시 경쟁에서는 사교육비와 교육환경을 뒷받침할 수 있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 SES)가 큰 영향을 미친다. 교육에서의 불공정함마저 당연시하는 사회가 되어 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드라마 <트리거>에서 보이는 울분은 단순한 화나 짜증과는 다른 깊이를 가진다. <트리거>에서 총을 든 사람들의 울분은 오랜 기간 쌓여온 부당함, 좌절감, 상실감 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응축된 심리 상태다. 이러한 울분은 억울함과 분노가 오랜 기간 억제되거나 사회적으로 표현되지 못해서 정서적인 에너지가 안으로 쌓이고 굳어진 상태를 말한다. 그러다가 울분이 터지면 타인을 향한 폭력적인 형태로 드러나기도 한다. 마치 드라마 <트리거>에서 총을 든 사람들이 트리거를 당기듯이 말이다.

 

드라마 <트리거>에서 학교폭력 피해자인 서영동(손보승 분)이 학교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들 뿐만 아니라 어찌 보면 학교폭력을 방조한 아이들에게 총기난사를 한다. 주임 선생님이 영동을 말리는 데 영동은 울분을 토하며 말한다. “이제 와서요? 선생님 제가 여러 번 찾아갔잖아요. 나 진짜 힘들다고. 너무 힘들다고. 제발 좀 도와달라고”. 이처럼 울분이 쌓여 극단적으로 폭발하기 전에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도움이 필요하다.

 

드라마 <트리거>에서 볼 수 있듯이 울분은 사회 구조와 문화와 개인의 경험이 얽혀서 형성된 복합적인 정서다. 울분이 분노조절장애처럼 나타나기 전에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개인의 억울함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회문화적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울분이 증오와 폭력으로 폭발하기 전에 사회 변화와 연대의 에너지로 전환되도록 서로 돕는 사회적 지혜가 절실하다.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고 상대에 대한 분노가 트리거가 되는 사회는 그토록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한국인들이 바라는 미래는 분명히 아닐 것이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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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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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오픈AI, 메모리·AI DC 초대형 합작…K-AI 구축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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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1 20:20:20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SK그룹이 오픈AI와 메모리반도체 공급과 서남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 설립·운영 등에 관한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에 본격 참여합니다. 반도체 공급부터 데이터센터 설계·운영, AI 서비스 확산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협력을 통해 차세대 AI 인프라 혁신을 이끈다는 전략입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경영진들이 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만나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와 서남권 AI DC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협력에 대해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SK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며 “메모리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SK의 통합 AI 인프라 역량을 이번 파트너십에 집중해 글로벌 AI 인프라 혁신과 대한민국의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 월 90만장 웨이퍼 소요되는 오픈AI 반도체 수요 대응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 파트너로 참여합니다. 이번 메모리 공급 의향서 체결은 올해 상반기 기준 D램 글로벌 매출 1위인 SK하이닉스의 AI 전용 메모리반도체 기술력과 공급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SK는 설명했습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장 규모의 HBM 공급 요청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오픈AI의 HBM 공급 요청은 웨이퍼 기준으로 현재 전세계 HBM 생산 능력의 2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오픈AI의 AI 가속기(GPU) 확보 전략 실현을 적극 협력하고, 양사 간 협업 역시 지속 확장키로 했습니다. SKT, 서남권에 ‘한국형 스타게이트’…K-AI 구축 드라이브 SK텔레콤은 대규모 DC구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오픈AI와 양해각서(MOU)를 체결, 한국 서남권에 오픈AI 전용 AI DC를 공동 구축해 ‘한국형 스타게이트’를 실현한다는 계획입니다. 양사 협력은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B2C·B2B AI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나아가 차세대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솔루션의 시범 운용까지 포함합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전력인프라와 반도체 기술, 풍부한 AI 수요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혁신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합니다. SK 관계자는 “AI DC 협력은 SK그룹과 글로벌 1위 AI 기업인 오픈 AI가 대한민국 AI 대전환을 위한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서남권 AI DC는 아시아 지역 AI DC 허브로 자리매김해 지속가능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기반이 될 것이고 SK그룹이 추진 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과 함께 동서를 연결하는 AI 벨트를 구축해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전역의 AI 대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 AI 경제 동맹 발판 기대…“AI 3대 강국 디딤돌 될 것” SK그룹은 이번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는 한미 간 AI 경제동맹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조와 통신 영역에서 강점을 가진 대한민국과 AI 기술의 선두 주자인 미국 간의 협력모델이 상호 보완 및 글로벌 AI 리더십 동맹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과 샘 올트먼 CEO는 2023년부터 긴밀히 협력하며 AI 인프라의 미래를 함께 설계했습니다. 양측은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워크로드 폭증에 대비해 전용 반도체 개발과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하드웨어 병목 없는 차세대 AI 모델 개발을 위한 새로운 메모리-컴퓨팅 아키텍처 등 혁신적 AI 인프라 공동 개발을 논의해 왔습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은 칩 개발부터 데이터센터 구축·운영까지 전 주기에 걸친 기술 혁신 협력의 본격적 출발점으로, 글로벌 AI 생태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SK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SK그룹은 AI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 중이며, 올해 8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을 여는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AI 대전환 시기를 맞아 핵심 플레이어로서 시장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빅테크 협력과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K-AI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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