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제해영 기자ㅣ국립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양민호 교수(전주 출신)와 최민경 교수(서울 출신)가 부산 사투리의 매력을 소개하는 책 '쓰잘데기 있는 사전'을 최근 출간했다고 3일 밝혔습니다.
'쓰잘데기 있는 사전: 말끝마다 웃고 정드는 101가지 부산 사투리'는 TBN 부산교통방송 인기 코너 ‘배아봅시데이’에서 두 교수가 2년 넘게 고정 출연하며 다룬 사투리를 모아 펴낸 책입니다.
양 교수는 “부산에 정 붙이려면 말부터 배워야 한다. 처음엔 낯설었던 사투리가 연구를 넘어 어느새 일상의 언어가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마’, ‘쫌’, ‘단디’ 같은 말이 처음엔 생소했지만 사람들의 표정과 상황을 보다 보니 사투리 안에 정서가 녹아 있다는 걸 느꼈다. 외지인으로서 더 객관적이고 동시에 더 정겹게 바라볼 수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최 교수는 “부산 사투리는 단순한 억양이 아니라 삶의 리듬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성과 감성을 잇는 살아 있는 언어유산으로 소개하고 싶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를테면 아이를 재울 때 쓰는 ‘낸내’, 시장통 고소한 튀밥 냄새로 기억되는 ‘박상’ 같은 말들은 단어 그 자체에 온기가 깃들어 있다.”라며 사투리에 담긴 따뜻함을 설명했습니다.
이 책은 단어별 의미와 활용 예문뿐 아니라 어원과 상황별로 분류한 도입 글을 통해 읽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특히 ‘내나’, ‘고마’, ‘글마’처럼 표준어로는 미묘하게 전달하기 어려운 표현들도 지역 정서를 깊이 있게 담아 학술적으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입니다.
양 교수와 최 교수는 “부산에서의 삶이 이렇게 책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부산말을 배우며 이곳 사람들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라며 “이 책이 부산 사람들에게는 ‘우리 말’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외지인들에게는 부산을 따뜻하게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