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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의 몇배야?” 무차별 사채 발행 나서는 한계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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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23, 2024, 11:10:00

CB·BW 한도, 시총의 수배 규모로 늘린 한계기업 줄이어
'실적 부진→대주주 변경→사채 증가' 유사 패턴
주주권 훼손 우려에도 제어 장치 부재

 

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중소형 상장사들이 메자닌(CB·BW 등 주식연계채권) 발행 한도를 시가총액보다 월등히 큰 규모로 늘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많게는 시총 대비 60배까지 늘린 곳도 있다.

 

대규모 메자닌은 대량의 신주 발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가 높지만 이와 관련한 제도는 미비한 상황이다. 당국이 발행주식 총수의 20% 내외로 한도를 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잠재 메자닌과 주식수를 대폭 늘리는 한계기업(재무 부실 등 경영 여건이 열악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한계기업 접수한 새주인 "메자닌 한도부터 활짝 열자"

 

특히 재무상태가 부실한 상장사가 인수합병(M&A) 과정을 거치며 이같은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 보니 본업 살리기보다 메자닌을 통한 머니게임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이엠코리아의 경우,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15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는 현 시총(1055억원·22일 기준) 대비 4배 수준이다.

 

이엠코리아는 지난 2016년부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1022억원, 22억원이고,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524억원, 11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엠코리아는 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지난 7월 기존 대주주 강삼수 씨가 보유 중인 구주 783만여주를 키웨스트글로벌자산운용에 약 341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키웨스트 측은 22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초 유증 납입일은 지난 7일이었지만 오는 30일로 지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엠코리아 관계자는 "발행 한도 변경은 새로운 최대주주 측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고, 키웨스트글로벌자산운용 관계자는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며 즉답을 피했다.

 

 

메자닌 발행 한도가 시총 대비 60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대주주 변경이 무산된 코스닥 상장사 CNH는 지난달 임시주총을 열고 CB·BW 발행 한도를 2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늘렸다. CNH의 시총은 98억원(22일 기준)에 불과하다.

 

CNH 주가는 지난 8월 4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락했고, 현재는 지난 6월 기록한 고점 대비 90% 가량 폭락한 상태다. 재작년부터 실적 악화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1944억원, 194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순손실은 1211억원, 147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최근 위허브 등으로 대주주가 변경된 포커스에이치엔에스도 지난 8월 임시주총을 열고 CB·BW 발행 한도를 4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렸다.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253억원, 18억원을 기록했다.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신사업 등을 앞세워 외부 자금을 조달하기 전에 미리 한도를 뚫어 놓는 경우들이 있다"며 "CB나 BW의 구체적 발행 계획을 세워놓고 주총에서 한도를 늘리는 안건을 통과시키는 게 일반적인데, 최근에는 무차별적으로 한도를 높이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억' 소리 나는 발행 예정 주식수

 

메자닌 한도와 함께 발행 예정 주식 총수를 늘리는 경우도 잇따른다. CNH는 임시 주총에서 메자닌 발행 한도 변경과 함께 발행 예정 주식 총수를 2억주에서 10억주로 5배가량 늘리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코스닥 상장사 라이프시맨틱스도 지난달 임시주총을 열고 발행 예정 주식 총수를 5000만주에서 5억주로 변경했다. CB·BW 발행 한도도 1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최근 시총(711억원·22일 기준) 대비 6배 수준으로 대폭 늘렸다.

 

최근 스피어코리아라는 업체로 주인이 바뀐 라이프시맨틱스의 재무 상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부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16억원을 기록한 반면, 순손실은 108억원에 달해 매출액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10억원, 43억원을 기록했다.

 

 

M&A 파고에 휩싸인 코스피 상장사 코아스도 발행 예정 주식수를 5000만주에서 2억주로 늘리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CB와 BW 발행 한도도 기존 6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아울러 10대 1 비율의 무상감자를 진행하며 CB와 BW 전환·행사가를 사실상 액면가보다 아래로 낮출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코아스는 2020년부터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737억원, 67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389억원, 10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자본잠식 상태에 접어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나 경영 부실을 겪는 기업들은 전통적인 금융권 대출이 힘겨워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수월한 메자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3자 배정 방식의 대규모 메자닌 발행은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 가이드라인 비웃는 한계기업들

 

하지만 상장사들의 메자닌 발행 한도와 관련된 규제는 현재 없는 상태다. 대량의 신주 발행을 통해 지분 가치 희석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제어 장치가 없는 것. 즉 심각한 수준의 한계기업일지라도 회사가 원하는 대로 발행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금양은 CB와 BW 발행 한도를 20조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등에서 정해져야 하는 부분으로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는 아니다"고 말했다. 과거 상법 470조에 '사채의 총액은 최종의 대차대조표에 의해 회사에 현존하는 순자산액의 4배를 초과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었지만, 지난 2011년 상법 개정을 통해 해당 부분은 삭제됐다.

 

상장회사협의회는 표준정관을 통해 "한도를 지나치게 높은 비율이나 큰 금액을 기재하는 경우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한도를 규정하는 경우 사채의 액면 총액은 발행주식 총수의 20% 내외로 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적인 문제들이 있어 새로운 제도로 발행 한도를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표준정관 등을 활용하는 자율 규제 방안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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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희 기자 br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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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다음 날 에어컨 단다…쿠팡 배송 이어 설치도 ‘로켓’ 차별화

주문 다음 날 에어컨 단다…쿠팡 배송 이어 설치도 ‘로켓’ 차별화

2025.06.12 07:04:00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로켓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쿠팡이 '로켓설치' 서비스라는 차별화 포인트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19년 쿠팡이 도입한 로켓설치는 쿠팡을 통해 가전제품이나 가구와 같은 대형 상품을 주문하고 구매자가 원하는 설치 날짜를 정하면 쿠팡이 설치 기사를 배정해 빠르게 설치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오후 2시 이전 주문 시 빠르면 다음 날, 늦어도 이틀 안에 설치가 가능하며 배송 및 설치 비용은 기본적으로 무료입니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035420]가 자체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공개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업계 1위인 쿠팡의 아성을 위협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 사용자 확보 등의 문제로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기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출시 한 달 만에 사용자 443만명을 모으며 점유율 11.05%로 8위를 기록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사용자 점유율에서 쿠팡은 3291만명을 확보하며 8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해 큰 차이를 보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거래액을 기준으로 하면 격차는 보다 좁혀졌습니다. 지난해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총 242조원으로 이 중 쿠팡은 22.7%, 네이버는 20.7%로 각각 추산되며 근소하게 쿠팡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더해 네이버가 편의점 퀵커머스, 컬리와의 제휴 등으로 식품 배송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당장은 아니어도 장기적으로는 쿠팡과 나란히 경쟁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쿠팡의 로켓설치 서비스가 경쟁사와의 차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과 같이 에어컨의 수요가 높아져 설치가 어려운 시기에도 1~2일 만에 에어컨 설치가 바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메리트를 가진 서비스라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서울 시내 삼성전자스토어, LG베스트샵 등 주요 가전 판매점에 문의해 본 결과 가장 빨리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의 경우도 빠르면 일주일, 늦으면 3주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쿠팡이 이처럼 빠르게 가전 설치가 가능한 데에는 로켓배송을 통해 집약해 온 노하우 덕분으로 보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로켓배송을 위해 자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품을 직매입해 빠른 배송 시스템을 구비할 수 있었다"라며 "로켓설치도 마찬가지로 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을 직매입해 주문을 받기에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배송 준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로켓배송으로 쌓은 데이터가 여름과 같은 성수기에 들여올 매입량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입고시켜 물량 부족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설치 문의가 증가하는 여름에는 배송뿐 아니라 설치 인력 확보도 중요합니다. 쿠팡은 '로켓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자체 전문 설치기사를 배정해 설치를 진행합니다. 한 설치업 종사자는 "쿠팡은 성수기에 외부 전문기사들도 추가적으로 투입해 설치 일정에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준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량에 대한 선제적 입고를 진행하듯 외부에서의 설치 인력 확보도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로켓설치에 대한 이용 평가도 호평이 다수 입니다. 최근 로켓설치로 에어컨을 설치한 한 이용자는 "갑자기 더워져 에어컨 설치가 급한 상황이었는데 하루 만에 에어컨 구매부터 설치까지 끝나 편리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로켓설치에 입점해 있는 한 에어컨 대리점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의 설치가 일정에 어긋나지 않고 진행된다"며 "여름과 같은 성수기에 특히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쿠팡은 로켓설치를 통해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가구뿐 아니라 러닝머신, 실내자전거와 같은 대형 스포츠기구부터 타이어까지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로켓설치 서비스의 범용성을 넓혀나가 배송뿐 아니라 설치 영역에서도 쿠팡이 독자적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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