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다."
KB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지난 8일 윤종규 현 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회장 최종후보로 낙점된 후 첫 출근길에서였습니다.
양 내정자는 11일 '취임후 내부통제 강화방안'에 대한 취재진 질의가 나오자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먼저 하겠다"며이른바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폴더' 사과를 했습니다.
앞서 지난 8월말 KB국민은행은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100억원대 부당이익 취득 혐의로 금융감독당국의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 증권대행부서 소속 직원들이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61개 상장사 무상증자 업무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사전 취득해 본인·가족 명의로 주식을 매수한 사실을 적발,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긴급조치(패스트트랙)를 거쳐 검찰에 통보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잠정 집계한 이들의 총매매 이득은 127억원가량입니다.
양 내정자는 "금융기관은 신뢰를 먹고 사는 곳인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다른 생각하지 않고 시스템 내에서 (내부통제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할지 스스로 규율화·윤리화하고 디지털을 통해 자동화하는 방식을 위해 디지털 부문에서 적극 투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양 내정자는 취임후 최우선 과제로 "신용 리스크(위험)와 전환기에 나타날지 모르는 조직이완 현상 등을 살펴보겠다"며 거듭 경계감을 드러냈습니다.
차기 회장 후보 인선 과정에서 은행장 경력이 없어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선 수용하면서도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양 내정자는 "이사회에서도 그런 질문이 있었다"며 "그룹 지배구조나 승계절차를 검토할때 은행장은 한사람밖에 할 수 없으므로 (이런 한계를) 예측해 사업부문제라든가 부회장을 둔 것이고 이를 통해 후보들이 골고루 경험할 수 있는 절차와 시스템이 만들어졌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은행 한 20년 했었다"며 "사업부문제나 부회장직 통해 후보들이 은행뿐 아니라 그룹 전반적인 공부하고 학습했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자신했습니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양 내정자 발탁 배경으로 "국민은행 영업점 및 재무 관련부서 등에서 20여년간 근무했고 2008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주요 부서장을 맡았다"며 "2021년 부회장에 선임된 후에는 3년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 SME 등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비즈니스 영역까지 총괄지휘해 그룹 성과를 높이는 역량을 보여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향후 인사·조직개편을 두고는 "내정자 신분이므로 구체적인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면서도 경쟁력, 리더십 등 대략적인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양 내정자는 "저 같은 행원 출신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kb 인사의 자긍심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꿈을 가진 직원들이 맘껏 일하고 발탁될수 있는 인사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계열사 사장 등은 절차상 협의하게 돼있지만 현재로썬 계열사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지,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