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소비스 사각지대 해소’의 일환으로 보험사에 유병자를 위한 상품 출시를 독려해 왔다. 최근, 보험사에서 관련 보험상품들이 출시되자 금감원이 소비자들을 상대로 알리기에 나섰다.
현재 생명보험사 2곳과 손해보험사 2곳에서 유병자와 고령자를 위한 간편보험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금감원은 지난 5월 각 보험사에 과거 병력이 있는 유병자와 나이가 많아도 가입 가능한 상품을 개발하도록 지침을 내린바 있다.
권순찬 금융감독원 보험담당 부원장보는 17일 유병자 보험상품에 대한 금감원 브리핑에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은 극히 제한적이다”며 “유병자들이 보험에 보다 쉽게 가입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주요 만성질환자 수는 1만182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인구(5132만8000명)의 약 23%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들은 보통 제한된 조건으로 보험에 가입되거나 가입조차 거절돼 정작 필요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새롭게 선을 보이고 있는 유병자 보험은 기존 상품보다 보장범위를 확대했다. 보험사에서 팔고 있던 기존 상품은 암 또는 사망만을 주로 담보했지만, 새 상품은 모든 질병에 대해 사망·입원·수술을 보장하도록 범위를 넓혔다.
가입가능 조건도 대폭 완화했다. 특히 10대 질병으로 불리우는 암·백혈병·고혈압·심근경색·간경화증 등의 병력이 있어도 3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암을 제외하고 2년이내에 수술 또는 입원한 사실이 없다면 75세 이상인 고연령자도 보험에 가입 가능해진다.
암의 경우 완치판정을 받기까지 보통 5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암 진단 경험이 있는 유병자인 경우 가입조건이 다른 질병과 달리 5년 이내로 제한했다. 또 통원이나 투약 등에 대한 부분은 (보험)계약전 알릴의무에서 제외돼 가입조건이 완화됐다.
다만, 보험료는 일반보장성 보험보다는 1.5배~2배가량 높다. 현재 생보사의 경우 AIA생명과 메트라이프에서 판매 중이며, 손보사는 현대해상과 KB손보에서 유병자 간편보험을 출시해 팔고 있다. 대형 생보사를 비롯해 아직 출시 전인 보험사에서는 상품 개발 단계에 있다.
금감원은 이들 보험사가 유병자관련 상품을 적극 개발할 수 있도록 유병자 질병통계 (수술률·입원률 등)를 직접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규모가 작아 (보험사)자체 위험률을 이용하지 못하는 중·소형사에서 이 통계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보험개발원에서는 지난 3월부터 업계의 과거 13년간의 질병통계를 집적해 분석하고 있다. 9월 중으로 (유병자)상품 출시 전인 보험사에 통계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오는 11월 중이면 시장에 유병자 관련 상품출시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순찬 부원장보는 “그동안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유병자가 10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이 분들이 보험에 보다 손쉽게 가입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