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손해보험사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관리를 놓고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중·소형사는 보험료 인상으로 일단 급한 불을 끄겠다는 입장인 반면 대형사는 우량고객 모시기에 나서면서 손해율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보험사들은 대형손보사를 중심으로 자동차보험의 일부 담보에 대한 요율을 조정했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KB손보는 이달부터 기본보험료의 요율을 변경해 갱신계약에 적용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오는 9월부터 새로운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악사손해보험이 개인용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올린데 이어 오는 9월을 기점으로 중·소형사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MG손보 등이 자보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흥국화재의 경우 최근 보험개발원에 인상 전 요율검증을 요청한 상태. 검증이 끝나면 적정 수준의 보험료를 책정해 오는 10월 보험료를 올릴 예정이다. 보험료 인상폭은 한 자릿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중·소형사의 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이유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은 자보 손해율이 지목된다. 손해율이란 보험사에서 받은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을 따져 계산한 비율로 업계는 적정 손해율 기준을 75%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중·소형사의 손해율은 모두 90%를 웃돌았다. 메리츠화재가 91%, 한화손보 90.2%, 롯데손보 90.7%를 기록했다. 흥국화재는 6월말 기준으로 87.5%를 기록해 90%에 육박했다.
반면, 대형사들은 우선 손해율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삼성화재 자보 손해율은 80.3%를 기록해 손보사 중에서 가장 낮았다. 현대해상은 86.7%의 손해율을 기록, 동부화재와 KB손보는 각각 87.5%와 87.1%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를 제외하고 다소 높은 손해율을 보였지만, 보험료 인상을 대신해 각 사의 언더라이팅을 강화해 우량고객을 유입하는 데 신경쓰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대형사들은 사고횟수가 적고, 주행거리가 짧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최근 동부화재가 주행거리 마일리지 특약할인을 확대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현대해상도 내달 중으로 주행거리가 짧은 고객에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을 확대할 계획이다.
KB손보도 중장기적으로 우량고객에게 보험료를 좀 더 낮출 수 있는 '보험료 차등화' 방안에 대해 연구 중이다. 가령, 장기간 축적된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갱신시점을 기준으로 각 개인의 사고율을 예측해 보험료를 차등화 하는 방식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특약은 과감히 없앴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지난 5월과 6월 블랙박스 할인특약 서비스를 폐지했다. 당초 자동차에 블랙박스를 장착하면 사고예방과 보험료 할인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손보사의 상위 4개사의 자보 시장 점유율이 75%가 넘기 때문에 중·소형사의 자보 인상은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 워낙 큰 대형사에서 보험료를 올리면 국민들의 체감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직까지는 보험료 인상에 대신 손해율 관리에 신경쓰는 것으로 안다”며 “중소형사의 경우는 워낙 손해율이 높아 관리에도 한계가 있어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