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지난달 KB금융가족의 일원이 된 KB손해보험이 대대적인 조직체질 개선에 나선다. 외부업체의 컨설팅을 통해 LIG그룹의 잔상을 지우고 KB금융가족의 일원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포석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대표이사 김병헌)은 이달 초부터 컨설팅 업체로부터 기존 조직체계에 대한 점검을 받고 있다. 이번 컨설팅은 일반적인 기업의 경영컨설팅이 아닌 조직과 인사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컨설팅을 위해 내달 초까지 내부 조직에 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후 한 달간 분석기간을 거쳐, 이르면 오는 9월 중으로 인사평가에 관한 최종 진단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KB손보 관계자는 "조직을 몇 개 부분으로 나눠 조사 중인데, 지금까지 조직문화 통합쪽 조사는 끝났고, 인사제도 분야의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B손보는 지난 6월 KB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돼면서 LIG그룹에서 KB금융지주 계열사로 바뀌었다. 그러나 조직 내 시스템이나 인사평가 제도 등은 여전히 LIG그룹의 방식이 남아 있어 이번 점검을 통해 KB문화로 변화를 꾀한다.
KB금융그룹은 지주와 은행을 중심으로 문화가 형성돼왔다. 보통 은행이 핵심인 금융그룹의 문화는 조직 내 위계질서가 뚜렷히 보수적인 편이다. 하지만, 올해 윤종규 회장이 지주와 은행의 수장이 된 이후 소통을 중시하는 문화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또한 이번 컨설팅에서는 최근 금융업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임금피크제' 도입도 함께 검토될 예정이다. 임금피크제도란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60세로 정년이 늘면서 금융업계를 비롯해 사회 전반적으로 일자리를 나누기 위한 워크 셰어링의 한 형태인 '임금피크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보험업권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오는 2016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
KB손보도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지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이다. 제도 도입에 앞서, 이번 진단을 통해 부분 또는 전체임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테스트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컨설팅이 조직 진단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인력효율화를 위한 결과도 함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B손보와 KB금융그룹은 편입 후 5년 동안 고용안정을 보장하겠다고 서로 계약한 바 있어 고용 문제로 인한 잡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재 KB손보 노조는 임금협상을 위한 김병헌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과 1차 미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2차 미팅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상 임금협상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늦으면 올해 말까지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