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 “2000년 초 보험료 자유화가 완료됐지만, 그림자 가격 규제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9일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산업의 생산성 하락 원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당국의 가격 통제 정책을 비판했다.
전용식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보험산업의 경우 그림자 규제로 인해 가계의 노후소득과 건강위험, 그리고 기업의 경제활동 과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위험을 적절한 가격으로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명보험회사들은 고객의 건강 관련 위험을 평가해 보험료를 책정해야 하는데 ‘안전할증’ 범위규제를 받고 있으며, 자동차보험회사들의 경우 손해율 상승을 보험료에 적절히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
그는 “지난 2000년 초 보험료의 자유화가 완료됐지만, 그림자 가격 규제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또한 구두지시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보험료를 통제하는 그림자 규제가 아직까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보험료 규제가 보험료의 비과도성 원칙에 충실하려는 노력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보험회사가 떠안는 위험을 적절하게 반영한 ‘보험료’를 받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보장하는 담보의 발생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도 안전할증이 허용되지 않아 사업비차를 통해 부족한 위험보험료를 보전할 수밖에 없다”며 “손해율 상승을 반영하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림자 규제로 인상된 보험료가 인상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규제가 국내 보험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지난 2003년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대형 손해보험회사의 현지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은 0.06%에 불과한 실정. 반면 2003년 진출한 미국 보험사 Liberty Mutual의 시장점유율은 4.59%, 2009년 진출한 일본 미쓰이스미토 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 0.18%로 국내사보다 높다.
전용식 위원은 “보험사의 해외사업 부진 원인은 위험평가와 보험료 결정 등 핵심 역량 부재가 큰 원인일 것”이라며 “저성장·저금리 장기화 추세에서 해외사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규제 완화를 통한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