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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 갖춘 신형 쏘렌토에 부족했던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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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rch 17, 2020, 16:03:22

온라인 출시 토크쇼 진행방식에 소비자 반응 싸늘..‘소통’ 부재 탓
하이브리드 사태 사과도 실종..온라인 장점 못 살린 형식적 행사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기아자동차의 신형 쏘렌토가 정식 출시됐습니다. 신형 쏘렌토는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온라인 출시행사를 통해 데뷔했는데요. 2만 6000여 대에 달하는 사전계약량과는 달리 이날 중계방송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렇게 강조하던 ‘소통’이 실종된 탓입니다.

 

기아차는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네이버 자동차(PC·모바일)와 유튜브 및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온라인 출시 토크쇼 ‘쏘렌토 톡톡’을 40분 동안 중계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미디어 대상 오프라인 행사 대신 온라인을 통해 신차를 공개한 겁니다.

 

 

이날 토크쇼에는 개그맨 김재우와 스포츠 아나운서 공서영, 카레이서 강병휘,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권용주 교수가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정해진 순서에 맞춰 신형 쏘렌토의 디자인과 성능, 마케팅 전략 등을 설명했죠.

 

문제는 이 토크쇼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대부분 부정적이라는 겁니다. “사전계약을 취소하러 가겠다”는 내용부터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댓글까지 심심치 않게 보였습니다. 기록적인 사전계약량을 달성한 주력 신차치고 소비자들의 평가는 상당히 인색했습니다.

 

40분간 이 토크쇼를 보면서 느꼈던 건 ‘소통의 부재’였습니다. 소비자들과 양방향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이지만, 정작 중계방송은 사전녹화돼 잘 편집된 ‘동영상’이었습니다. 차량의 특징을 고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데 그쳤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날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댓글에는 ‘하이브리드 모델’과 ‘실내 3열공간’, ‘적재공간’에 대한 질문이 줄을 이었습니다. 특히 신형 쏘렌토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전락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해서는 출연진 가운데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신형 쏘렌토의 사전계약량 가운데 1만 3000여 대만 디젤 모델인데도 40분 내내 하이브리드에 대한 설명은 실종상태였습니다.

 

 

앞서 기아차는 지난달 21일, 신형 쏘렌토의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사전계약을 하루 만에 중단했습니다. 정부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친환경차 세제 혜택 대상에서 빠졌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는 게 기아차의 해명이었습니다.

 

현행법상 1000~1600CC 미만의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로 인정받으려면 15.8km/ℓ 이상의 복합연비를 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5.3㎞/ℓ에 그치면서 유례없는 촌극이 빚어진 겁니다.

 

기아차는 지난 6일 하이브리드 사전계약 고객에 대한 보상안을 내놨는데, 친환경차의 세제혜택(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을 스스로 부담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별다른 사과도 없이 소비자들의 의구심과 불만만 키우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날 나온 보도자료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과 계약재개 시점은 전혀 언급이 없었죠.

 

그렇다면 이날 ‘토크쇼’에서는 권혁호 기아차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직접 나와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했어야 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준 고객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납득할 수 있는 보상안과 향후 판매 계획 등을 명확히 전달했어야 했습니다.

 

이날 토크쇼 자체가 ‘수박 겉핥기’ 식이다 보니 기존에 알려졌던 내용 외에 추가적인 정보는 거의 없었습니다. 준대형급으로 차체가 커져 3열 거주성이 강화됐다고 홍보하더니 정작 3열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죠.

 

무엇보다 기아차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 방송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6인승 모델에 정원을 채워 탑승했을 때 좁진 않은지, 트렁크에 화물이 얼마나 실리는지, 2열과 3열을 모두 눕히면 캠핑 짐이 얼마나 실릴지 궁금했지만 결국 알 수 없었습니다.

 

 

강병휘 카레이서가 시내 도로가 아닌 실제 서킷에서 신형 쏘렌토를 몰아붙여 봤다면 어땠을까요. 그를 토크쇼에 내세운 명분도 생기고, 시청자들도 좀 더 직관적으로 신형 쏘렌토의 주행성능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겁니다. 물론 보여지는 그림도 더욱 재밌었겠죠.

 

또, 사전계약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받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에 대해 답변했다면 어땠을까요. 아프리카TV나 유튜브처럼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시간이 5분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아쉬움이 들진 않았을 듯 합니다.

 

‘차알못’의 방송인이 아닌 신형 쏘렌토를 개발한 연구원들이 출연했다면 내용이 훨씬 풍성했을지 모릅니다. 개발 당시 겪었던 어려움, 차량의 매력 포인트 등 개발진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죠.

 

물론 기아차에서 쏘렌토를 맡은 디자인팀장과 상품운영팀장 등이 출연하긴 했지만, 소비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진 못했습니다. 출연진 모두가 준비된 대본을 프롬프터를 보고 읽는 수준이라 토크쇼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구형과 신형을 나란히 놓고 개선된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면 어땠을까요. 출연진들이 좌석에 직접 앉아보기도 하고 줄자로 실내공간을 재어보기도 했다면 지금처럼 무미건조한 방송이 되진 않았을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아차의 방송 분위기는 같은 시간 자동차 유튜브 채널과 대조를 이뤘습니다. 자동차 유튜브 채널의 시청자 수는 기아차 채널보다 적었지만, 댓글과 반응은 훨씬 긍정적이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소통’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왔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소통을 솔선수범하기 위해 지난해 세 차례나 타운홀 미팅을 갖고 직원들과 즉석 문답을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임직원과의 내부 소통도 매우 중요하지만, 제조업 회사는 무엇보다 ‘고객과의 소통’이 먼저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고객들의 불만과 요구사항을 귀담아듣지 않는다면 경영진이 입이 닳도록 강조하는 소통과 변화, 혁신은 구호에 불과할 겁니다.

 

사실 이번 신형 쏘렌토는 누가 봐도 잘 생겼습니다. 국산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디자인 완성도가 높고, 넓은 실내공간과 뛰어난 연비, 첨단 편의·안전 사양 등 상품성에선 딱히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대로라면 중형 SUV 시장 1위는 떼어 놓은 당상일 겁니다.

 

하지만 이번 하이브리드 사태로 신형 쏘렌토의 계약을 철회하겠다는 글은 온라인 동호회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집토끼를 모두 잃는 ‘만시지탄’의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자화자찬보다 진정성 있는 소통을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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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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