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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르노삼성 노조 “전환배치는 경영개입 아닌 노동권 관련 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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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30, 2019, 09:04:45

주재정 수석부위원장 인터뷰㊤ “전환배치 규정, 합의로 바꿔야 외주화 막는다”
희망퇴직으로 1600여명 줄었는데 업무량 유지..연봉은 현대차보다 4000만원↓

 

[부산=인더뉴스 박경보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부산공장이 29일부터 사흘간 가동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노동조합의 장기 파업으로 손실이 커지자 사측이 초강수를 둔 것이죠.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총 62차례(250시간) 부분파업을 벌였고, 손실액은 2800억원이 넘습니다.

 

이를 놓고 곳곳에서 노조에 대한 따가운 질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귀족노조’가 어려운 회사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입니다. 하지만 사실 르노삼성 노조는 설립 후 지금까지 7년간 제대로 된 ‘투쟁’ 한 번 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르노삼성 노조는 업계에서 ‘순둥이’로 통합니다. 그래서 기나긴 파업에도 공장 밖엔 그 흔한 빨간색 현수막도, 농성 천막도 없습니다. 쇠사슬이나 파이프가 줄곧 등장하는 ‘불법 파업’도 남의 일이고, 남들 같은 이념 싸움이나 정쟁(挺爭)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수요 감소로 ‘생산절벽’에 직면한 현시점에서 르노삼성 노조는 무엇을 얻기 위해 장기 투쟁에 나선 걸까요. 주재정 르노삼성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노동강도 완화와 전환배치 ‘합의’를 통해 노동3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 생산량 적어도 수익성 높은 건 높은 노동강도 때문...임금은 ‘최하’

 

부산공장의 전체 인력은 총 4220명 수준이고, 이 가운데 노조에 가입된 인원은 약 2300여 명입니다. 이 중에서도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조합원 수는 1600명 수준. 이들이 1시간에 만들어내는 차량 수(UPH)는 60대가 넘습니다. 4만 명 가까운 현대차 울산공장이 40~50대 수준인 것과 차이가 큽니다.

 

- 사측에 노동강도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 2012년 단행한 희망퇴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1600여 명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업무량은 줄지 않아 2000명도 안 되는 인력이 하루 490여 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

 

“높은 노동강도 탓에 작업편성 인력의 10%를 여유인력으로 충원하고 UPH도 55대로 낮추자고 요구했지만, 1600명을 다시 채우라는 것도 아닌데 사측은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현재 사측은 이 같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신 30명의 직업훈련생을 채용하겠다고 했지만, 노조 측은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노사는 최근 신규 채용 규모에 대한 접점을 찾아가고 있지만, 구체적인 합의까진 ‘아직’인 모양입니다.

 

- 조합원들의 근무현장 실태는 어떤가?

 

“컨베이어 벨트가 국내 다른 자동차 공장에 비해 빠르게 돌아가다 보니 화장실조차 제대로 가기 쉽지 않습니다. 조합원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어 허리, 발목, 손목 등 안 아픈 곳이 없어요.”

 

“대체인력이 없다 보니 20명 가량이 투입되는 공정 하나에서 산재를 신청하는 조합원이 11명 수준입니다.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해 하루 2시간씩 물리치료를 받겠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수용되지 않고 있어요. 이곳 저곳 통증을 참고 파스 한 장으로 버티는 실정입니다.”

 

- 노동조건을 보장하는 내용이 단체협약에 없나?

 

“단협에 관련 내용이 들어있지만 사측은 업무 때문에 발생한 일이 아니라며 발뺌하고 있죠. 얼마 전엔 조합원 한 명이 허리를 다쳐 응급차를 불렀는데도 사측은 제대로 조치도 안 하고 라인을 그대로 가동했어요. 노조의 요구로 작업이 중지되면 사측은 이를 문제 삼아 소송을 겁니다.”

 

 

- 노동강도가 높은데도 임금이 업계 최저 수준인 이유는?

 

“기본급이 다른 사업장에 비해 덜 오르고 수당도 별로 없어 최저임금을 못 받는 조합원이 많습니다. 사측은 다른 계산방법을 사용해 200명 수준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파악한 건 600여 명입니다. 특히 현대차와 비교하면 우리 조합원들의 연봉이 약 3000~4000만원 정도 떨어져요. 12년 근속했을 때 현대차가 8000만원 이상 받는다면 르노삼성은 5400만원입니다. 20년 넘어봐야 7000만원 수준이죠.”

 

노동강도 완화와 더불어 전환배치 ‘합의’ 여부도 이번 임단협의 핵심 쟁점입니다. 사측은 ‘협의’로 돼 있는 전환배치를 ‘합의’로 바꾸라는 요구는 사실상 경영권 개입이라는 주장입니다. 노조의 허락을 받아 전환배치하게 된다면 부산공장의 경쟁력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노조의 입장은 어떨까요?

 

- 전환배치 합의 요구는 경영권 개입이라는 사측 입장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사측은 전환배치 관련 요구를 경영권 개입으로 확대시키고 있지만, 이건 노동권의 문제입니다. 오랜 시간 몸에 익힌 작업 대신 새로운 일을 하라고 하는데 가만히 있을 노동자가 어디 있을까요. 자동차 조립 공정은 쉬워 보여도 최소 3개월 이상 배워야 합니다. ”

 

“지난 2012년까진 전환배치가 ‘합의’로 돼 있었는데 당시 노조 집행부가 사측에 근로조건을 상당부분 내주면서 현재까지 왔어요. 전환배치가 ‘노사 합의’로 돼 있지 않은 자동차 회사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밖에 없습니다.”

 

 

- 전환배치 ‘합의’가 사측에 유리한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노조 집행부만 해도 강제로 배치전환 당하는 사례를 많이 겪었습니다. 사측은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둘러 마음에 들지 않는 조합원들을 매우 어려운 공정에 투입시킵니다.”

 

“이를테면 퇴사시킬 인력을 선정해 힘든 공정에 보내면 대부분 못 버티고 3개월 안에 회사를 그만둡니다. 특히 외주 용역들이 전환배치된 자리를 채우기 때문에, 외주화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전환배치는 노사간 합의가 필요합니다.”

 

르노삼성 노조는 노동강도 완화와 전환배치 ‘합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임금 동결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사측은 생산성 저하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고, 신규 수출물량도 주지 않겠다며 압박에 들어갔습니다. 관련 내용은 ‘하(下)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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