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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그룹 괄도네넴띤’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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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February 27, 2019, 16:02:14

자취방에서 멤버들과 먹던 ‘특식’ 팔도비빔면으로 지은 이름
“술집서 골뱅이·술 나르며 산 장비로 음악 하는 지금이 행복”

인더뉴스 주동일 기자ㅣ  팔도가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한정판 ‘괄도네넴띤’을 지난 25일 출시했다. 기존 제품보다 5배 맵다는 맛과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지은 이름, ‘힙하다’고 극찬받은 레트로 디자인에 힘입어 공개와 동시에 포털 검색어를 휩쓸고 있다.

 

구하기 힘들다고 소문난 괄도네넴띤을 찾다가 리뷰라도 보기 위해 페이스북에 해당 제품을 검색하면 의도치 않게 동명의 보컬 그룹 페이지를 마주치게 된다. 첫 게시물인 '팔도비빔면' 사진을 올린 날짜(2017년 6월)를 감안하면 괄도네넴띤이 출시하기 전에 만든 페이지인 것으로 보인다.

 

‘괄도네넴띤’의 멤버 김유찬(23) 씨에게 이같은 이름을 지은 이유를 물으니 “빠듯한 자취생활 중 멤버들과 특식으로 먹던 팔도비빔면을 따서 지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해당 페이지를 만났던 것처럼, 뜻밖에 주위의 반대 속에서 음악의 길을 걷는 이야기를 들었다.

 

◇ “치킨 사 먹으면 일주일 동안 힘들어서 팔도비빔면을…”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서 작곡 파트를 전공하는 김유찬입니다. 괄도네넴띤에서는 피아노를 치고 있어요. 당시에 다녔던 백석예술대학교 작곡과 친구들과 모여서 동기들의 곡을 커버해 영상으로 조금이나마 알리기 위해 만든 그룹입니다.”

 

- 괄도네넴띤이라는 이름을 지은 배경이 궁금한데요.

“멤버 셋이서 자취방에 모여 소주와 함께 먹던 음식이 팔도비빔면이어서 붙인 이름입니다. 그때부터 팔도비빔면을 괄도네넴띤이라고 쓰는 게 유행해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고요. 사실 한 번쯤 비빔면 한 박스를 협찬받아서 ‘배 터지게’ 먹어보고 싶다는 마음도 조금 들어갔고요.”

 

- 평소에 팔도비빔면으로 끼니를 때웠던 거죠?

“팔도비빔면으로 끼니를 때울 만큼 넉넉하진 못했어요. 특식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먹던 거죠. 치킨을 먹으면 다음 날부터 지갑 사정이 팍팍할 것 같았고, 일반 라면을 먹으려니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집 앞 할인 마트에서 묶음으로 파는 팔도비빔면을 사먹었어요. 다른 멤버의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스팸이나 삼겹살이랑 구워먹으면 소주랑 정말 잘 어울리거든요.”

 

◇ 장비 비용만 최소 400만원...알바로 생활비·장비값 모아

 

- 실용음악과에 다니면서 장비나 연습실 비용 등은 어떻게 부담했는지.

“사실 집안 사정이 어려운 건 아니에요. 다만 제가 음악을 하는 것에 부모님 반대가 심하다 보니 왠지 오기랑 죄송한 마음이 섞여서 손을 안 벌리려고 했습니다. 학교 앞 술집에서 소주와 골뱅이를 나르면서 장비를 사고 남은 돈을 생활비로 썼어요. 장비를 사기 전엔 친구들의 작업실이나 장비를 많이 빌렸죠.”

 

- 실용음악과를 다닐 때 장비 비용으로만 얼마가 들어요?

“‘큐베이스’와 ‘로직’이라는 작곡 프로그램을 많이 쓰는데 정품은 70만~80만원이고 학생용은 47만원 정도에요. 여기에 오디오 인터페이스, 마스터 키보드, 컴퓨터, 녹음용 마이크, 모니터 스피커 등을 합치면 돈이 꽤 나가죠. 제가 장비를 굉장히 저렴하게 산 편인데 합쳐서 400만원은 넘어요. 아무래도 작업을 하려면 일반 제품보다 사양이 좋은 모델을 사야 하기도 하고요.”

 

- 음악을 하면서 힘들 때는 없는지.

“아직 학생이라 그런지 음악을 안 했던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이 분명히 있는데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험난했거든요. 사실 어른들한테 많이 맞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만 이런 게 아니라 같은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겪더라고요.”

 

◇ 고등학교에 세워진 김광석 동상 보고 시작한 음악

 

- 실례가 안 된다면 요즘은 부모님과 관계가 좋아졌는지 궁금하네요.

“괄도네넴띤 멤버들을 만났던 백석예술대학교를 다니다가 올해 동아방송예술대학교로 입학했어요. 흔히 실용음악과 중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 중 하나로 꼽혀요. 시간이 지나고 제가 조금씩 길을 다져가면서 부모님과 관계도 좋아졌어요. 이번에 입학할 땐 대단하다며 좋아하시기도 했고요.”

 

- 음악을 시작한 계기는요?

“제가 나온 고등학교에 동문이신 김광석 선배님 동상이 있었어요. 동상에 적혀있는 ‘일어나’라는 곡의 가사를 보면서 ‘이 분은 세상을 떠났는데 음악이 계속 남아있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으로 많은 이들에게 힘을 주면서 그들의 기억에 남는 모습을 보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음악을 조금 늦게 시작한 편인 것 같은데

“네, 그 전엔 피아노를 쳐본 적도 없었고 중학교 3학년 때 기타를 조금 만져본 게 전부였어요. 작곡은 고등학생 때 밴드부를 직접 만들면서 시작했어요. 당시에 학교 밴드부가 없어서 직접 공문을 올려 예산을 받고 연습실을 찾아다녔어요. 선생님들도 처음엔 관심이 없으셨는데 자작곡으로 몇 번 상을 받고 방송에 나온 뒤로 관심을 가지셨어요. 그때 정말 짜릿했죠.”

 

◇ “괄도네넴띤은 쉬고 있지만 끝난 건 아닙니다.”

 

- 괄도네넴띤 활동은 계속 할 건가요?

“여건이 안돼서 쉬고 있어요. 한 명은 군대에 갔고, 다른 한 명은 개인사로 휴학했어요. 전역 등으로 다시 음악을 이어갈 환경이 만들어지면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대중의 관심은 별로 못 끌었지만, 모여서 또 좋은 작품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개인적인 계획도 궁금해요.

“사실 저는 군대에 가야 하는데, 예전부터 그룹 퀸을 좋아해서 그런지 입대 전에 제 이름을 건 뮤지컬을 만들고 싶어요. 대본도 많이 써놨고 공연 장소도 계속 알아보는 중입니다. 대본이 나오는대로 합주를 하고 배우들을 구해서 초연이라도 해보고 싶어요. 학교에 다니면서 계속 관련 공부를 할 거고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보통 인터뷰가 끝나면 포부같은 걸 많이 말하던데...나중에 낯간지러워하거나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10년 뒤에 음악판을 바꿔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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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일 기자 jdi@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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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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