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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②“고객 마음 이해하려면 1만 시간으론 부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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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anuary 03, 2019, 06:01:00

[돼지띠 인터뷰] 여현청 남양유업 고객상담실 과장
“고객상담 위해선 전문성과 태도·진심어린 공감 필요”

 

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 "1만 시간 법칙요? 고객의 마음 온전히 이해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여현청 남양유업 고객상담실 과장은 올해로 입사 9년차, 고객상담 일을 시작한지는 10년차를 맞은 소비자 상담 베테랑이다. 2019년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1983년생 돼지띠인 여 과장을 남양유업 본사서 만났다.

 

여 과장이 근무중인 고객상담실은 사내 단일팀으로는 최대 규모인 13명으로 이뤄져 있다. 전원 정규직이며, 입사 조건이 조금 독특하다. 기혼자면서 출산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 영·유아식을 만드는 회사로서,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라고 여 과장은 설명했다.

 

단순 제품문의서부터 고객들의 항의·요청 등 상담 업무를 진행하고, 서울·수도권·강원도 철원 지역서 발생하는 상담에 대해서는 본사 고객상담팀이 직접 고객을 방문하고 있다.

 

◇ 고객 목소리 1만 9000 시간 경청한 베테랑 상담사

 

여 과장은 지난 9년간 하루 평균 8시간씩, 약 1만 9000 시간 고객들의 목소리를 들은 셈이다. 그에게 '1만 시간의 법칙(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이론)'을 실감하냐고 묻자 "어디선가 봤는데 17년은 일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며 "저는 아직 멀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 동안 그를 거쳐간 수 많은 상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여 과장은 "몇 해 전 겨울, 강원도 철원의 한 아기엄마가 기억난다"고 답했다.

 

당시 차량이 통제될 정도로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고객은 주문한 분유를 배송받지 못했다. 게다가 해당지역은 군부대가 있는 특수지역으로 마트에서도 분유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아기엄마가 남양유업 고객상담실에 연락했다는 것이다.

 

분유는 떨어져가는데 당장 살 곳은 없고, 군인인 남편마저 훈련중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안타까운 사연에 여 과장은 직접 2시간가량 거리를 운전해 분유를 배달했다. 그 때 분유를 전달받은 아기엄마의 안도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그는 "신생아의 경우 2시간 간격으로 수유하지 않으면 탈수의 위험이 있다"며 "저도 아이를 가진 아빠인지라, 아기 걱정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고객의 마음이 이해됐다"고 했다.

 

◇ 고객 문의 유형 천차만별이나, 공통점은 '엄마의 마음'

 

출산율은 점차 낮아지고, 출산 연령대는 높아졌다. 사회가 변한 만큼 고객 문화도 바뀌지 않았냐는 질문에 여 과장은 "분위기가 달라진 게 분명 있긴 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SNS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자연히 더욱 전문성 있는 상담과 응대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좀 더 본질적인 부분에서 바라보면, '엄마의 마음'이 핵심인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고 했다.

 

여 과장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분유·우유 등 신생아부터 먹는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민감도가 굉장히 높다. 소비자들이 내 가족, 내 아이에게 좀 더 좋은 제품을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남양의 제품을 선택해줬다는 것.

 

그는 "때문에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당연히 놀라고 실망스런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며 "이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 고객상담..전문성과 진심이 함께 필요한 일

 

여 과장은 유독 '공감'이라는 말을 여러번 강조했다. 상담업무에서 고객의 불만사항에 대한 이해와 공감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그는 고객상담을 위해 필요한 자질로 지식·기술·태도를 꼽았다.

 

그는 "지금의 소비자는 스스로 주권을 실현하는 능동적 주체"라며 "이에 발맞춰 소비자 상담사도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장 경험과 함께 자격증 등 전문성 확보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여 과장 역시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소비자상담 실습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에서 인턴십을 거쳤다.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의 CCM(소비자중심경영)팀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소비자전문상담사 1급·소비자업무전문가·유통관리사 2급 등 다수의 자격증도 취득했다.

 

또한 그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식과 기술은 후천적으로 학습 가능하지만 태도는 바뀌기 쉽지 않다는 것. 고객들의 항의와 민원에 표정관리가 안되거나 감정 조절이 안된다면, 좋은 태도·진심어린 공감이 이어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여 과장은 "전문성·태도를 바탕으로 진심어린 공감을 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저 역시 더욱 전문성을 갖추고, 고객분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남양인이 되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여현청 과장과 나눈 일문일답.

 

▲ 돼지띠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는지?

 

- "음력 1월 1일에 태어나 83년 돼지띠의 첫 스타트를 끊은 것 외엔 특별한 이슈가 없습니다. 황금돼지해를 맞아 기쁜 에피소드가 생기길 바랍니다."

 

▲ 기해년 새해를 맞아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 "2018년에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좋은 아빠, 좋은 남양인이 되기 위해  일과 가정에 더욱 충실하려고 합니다."

 

▲ 인생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 "고객상담 업무를 하면서 준비없이 이 일을 시작했다가 마음의 상처만 입고 그만 두는 분들을 종종 봤습니다. 업무에 대해 충분한 정보없이 시작하면 그렇게 되기 쉽습니다. 도전하고자 하는 일에 경험을 쌓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전문성을 높이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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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기자 today@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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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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