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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을 잡아야 지갑을 연다…유통업계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식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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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06, 2025, 09:03:08

신세계 강남점 중심 ‘국내 최대 식품관’ 프로젝트 구체화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누적 방문 1억2000만명 돌파
'경험 집약적인' 식품 장르..오프라인 차별화 경쟁력 핵심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백화점과 대형마트 내 '식품관'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식품관이 과거 쇼핑하러 '온 김에' 허기를 달래주는 조연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백화점 전체 식품 매출을 책임지고 2030 세대의 대형마트 방문을 이끄는 주연으로 거듭났습니다. 특별한 미식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접점에서 차별화된 식품 특화 매장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식품관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이커머스 공세가 심화하는 현실에서 오프라인 업체들이 선택한 키워드는 '그로서리(식료품)'입니다. 일상적인 식품 장르에 '프리미엄'이나 '이색 경험'을 얹어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이유를 만들고 있습니다. 유통 기업 총수들이 강조하는 '본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을 중심으로 국내 최대 식품관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강남점은 지난해 2월 ‘세상에 없던 디저트 테마파크’를 표방하며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를 오픈했습니다. 5300㎡(약 1600평) 면적을 한국 전통 간식부터 프랑스 전통 구움과자 등 전 세계 베이커리와 디저트 브랜드로 가득 채웠습니다.

 

SNS(소셜 미디어)에서 '디저트 성지'로 떠오른 스위트파크는 1년간 누적 방문객 수가 12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스위트파크 인기에 강남점 디저트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108%) 증가했고 강남점 식품 전체 매출에서 디저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15%에서 지난해 30%로 확대됐습니다. 수도권 외 지역 디저트 맛집만 골라 소개하는 ‘로컬 팝업’존에서는 2030 고객 매출 비중이 50%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강남점과 W메리어트 호텔 서울 연결부에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조성하고 1층에 고급 푸드홀과 파인와인 전문 매장 '와인셀라'를 선보였습니다. 특급 호텔 수준의 공간과 서비스를 앞세운 푸드홀은 12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50% 늘었습니다. 결제 건당 평균 구매액도 3배(278%) 뛰었습니다.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등 새로운 스타일의 식품관은 고객을 매장에 불러모으며 신세계 강남점이 지난해 연간 거래액 3조원을 조기 달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친숙한 2030 외국인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강남점 외국인 매출은 1년 전보다 310%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강남점 내 식품관을 ‘신세계 마켓’으로 재개장했습니다. 식재료 손질, 나만의 육수팩 제조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오프라인 장보기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신세계는 올 하반기 델리·건강식품까지 새단장을 마칠 경우 축구장 3개 크기에 달하는 2만㎡(약 6000평)의 국내 최대 식품관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을 내세워 F&B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23년 12월 인천점에 오픈한 ‘푸드 에비뉴’는 오픈 이후 1년간 누적 방문객이 900만명을 돌파하며 인천지역 ‘미식 랜드마크’로 자리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인천점 푸드 에비뉴 매출은 전년 대비 1.7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이는 롯데백화점 전점 식품관 중 가장 높은 신장세입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강남점 최대 ‘미식 타운’을 노립니다. 국내 명품관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잠실 에비뉴엘은 6층은 ‘최상의 테이블링을 즐길 수 있는 미식 스트리트’로 꾸몄습니다. 지난해에는 2024년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프리미엄 한식 다이닝 ‘해남천일관’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달 중식 파인 다이닝 ‘JS가든 시그니처’가 들어섰습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로 입증한 공간에 대한 경쟁력을 식품관에 접목했습니다. 중동점은 지난해 4월 개점 이후 최대 규모 리뉴얼을 거쳐 F&B 전문관 ‘푸드 파크’를 선보였습니다. 이색적인 MD 구성과 매장 곳곳에 나무·식물들을 배치한 점이 인기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오픈 후 일주일간 매출과 고객 수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1%, 46% 증가했습니다.

 

앞서 2023년 7월에는 압구정본점 지하 1층 식품관을 리뉴얼해 다이닝홀 ‘가스트로 테이블’을 선보였습니다. 인기 한우 오마카세 '이속우화'의 철판요리 전문점 '우화함' 등이 입점했고 여유롭게 고급 레스토랑과 같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각광 받았습니다. 현대백화점 식품관은 최근 4년간 전년 대비 평균 매출이 16% 신장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도 신선식품을 위주로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식료품 특화 매장 푸드마켓 수성점을 열면서 직영 면적 86%를 그로서리 상품으로 채웠습니다. 가격은 할인점 대비 20~50% 저렴하게 운영하면서도 육류 기본 단위를 600g에서 400~500g으로 줄이는 등 상권 특성에 맞춰 판매 전략을 설정했습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도 올해 적극적인 출점을 예고했습니다. 지난달 문을 연 트레이더스 마곡에 이어 상반기에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오픈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인천 구월동에 트레이더스 매장을 새롭게 엽니다. 이마트는 최대 상권인 수도권에만 올해 3개의 매장 출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0년부터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점포 수는 2019년 125개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110개로 줄었습니다. 기존 점포 리뉴얼, 슈퍼와 사업부 통합 등 내실을 다져온 롯데마트는 올해 그로서리 전문 포맷 전환을 가속화해 외연 성장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1월 문을 연 롯데마트 천호점이 대표적입니다. 6년 만에 신규 출점인 가운데 27m 길이의 '롱 델리 로드'와 냉동식품 특화매장 '데일리 밀 설루션' 등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오픈 후 3주간 천호점 성적은 롯데마트의 2000평대 미만 점포의 평균 매출보다 70% 높고, 객수는 60%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당 매출은 전국 롯데마트에서 가장 높다는 설명입니다.

 

홈플러스는 2022년 2월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 ‘메가 푸드 마켓’을 선보인 이후 3년간 누적 방문 고객 수가 1억20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리뉴얼한 점포 매출은 3년간 전년 동기 대비 최대 84% 증가했습니다. 지난달은 의정부점을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로 리뉴얼하며 활어 수족관을 설치하고 대광어 해체쇼를 진행해 쇼핑에 생동감을 더했다는 평이 나옵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식품관을 확대하는 이유는 식품이 지닌 ‘엥커테넌트’로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화점 내 상품군 중 가격 장벽이 낮아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집객력이 가장 강한 품목이 식품입니다. 식품은 명품을 비롯한 다른 품목과 연관 구매율이 높은 장르기도 합니다.

 

실제 신세계에 따르면 강남점에서 식품을 구매한 고객 중 50%는 명품이나 패션 등 다른 상품군도 함께 구매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경쟁력을 가진 그로서리 전문관은 단순히 식품군 매출이 늘어나는 걸 넘어 매장 내 유동 인구를 늘리고 나아가 고객의 체류 시간을 확보해 연관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은 경험 집약적인 장르로 이커머스가 대체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럭셔리한 공간과 고품격 고객 서비스, 수준 높고 신선한 미식 등이 오프라인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식품관의 모객 효과는 실제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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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we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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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다음 날 에어컨 단다…쿠팡 배송 이어 설치도 ‘로켓’ 차별화

주문 다음 날 에어컨 단다…쿠팡 배송 이어 설치도 ‘로켓’ 차별화

2025.06.12 07:04:00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로켓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쿠팡이 '로켓설치' 서비스라는 차별화 포인트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19년 쿠팡이 도입한 로켓설치는 쿠팡을 통해 가전제품이나 가구와 같은 대형 상품을 주문하고 구매자가 원하는 설치 날짜를 정하면 쿠팡이 설치 기사를 배정해 빠르게 설치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오후 2시 이전 주문 시 빠르면 다음 날, 늦어도 이틀 안에 설치가 가능하며 배송 및 설치 비용은 기본적으로 무료입니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035420]가 자체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공개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업계 1위인 쿠팡의 아성을 위협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 사용자 확보 등의 문제로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기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출시 한 달 만에 사용자 443만명을 모으며 점유율 11.05%로 8위를 기록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사용자 점유율에서 쿠팡은 3291만명을 확보하며 8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해 큰 차이를 보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거래액을 기준으로 하면 격차는 보다 좁혀졌습니다. 지난해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총 242조원으로 이 중 쿠팡은 22.7%, 네이버는 20.7%로 각각 추산되며 근소하게 쿠팡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더해 네이버가 편의점 퀵커머스, 컬리와의 제휴 등으로 식품 배송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당장은 아니어도 장기적으로는 쿠팡과 나란히 경쟁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쿠팡의 로켓설치 서비스가 경쟁사와의 차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과 같이 에어컨의 수요가 높아져 설치가 어려운 시기에도 1~2일 만에 에어컨 설치가 바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메리트를 가진 서비스라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서울 시내 삼성전자스토어, LG베스트샵 등 주요 가전 판매점에 문의해 본 결과 가장 빨리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의 경우도 빠르면 일주일, 늦으면 3주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쿠팡이 이처럼 빠르게 가전 설치가 가능한 데에는 로켓배송을 통해 집약해 온 노하우 덕분으로 보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로켓배송을 위해 자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품을 직매입해 빠른 배송 시스템을 구비할 수 있었다"라며 "로켓설치도 마찬가지로 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을 직매입해 주문을 받기에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배송 준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로켓배송으로 쌓은 데이터가 여름과 같은 성수기에 들여올 매입량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입고시켜 물량 부족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설치 문의가 증가하는 여름에는 배송뿐 아니라 설치 인력 확보도 중요합니다. 쿠팡은 '로켓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자체 전문 설치기사를 배정해 설치를 진행합니다. 한 설치업 종사자는 "쿠팡은 성수기에 외부 전문기사들도 추가적으로 투입해 설치 일정에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준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량에 대한 선제적 입고를 진행하듯 외부에서의 설치 인력 확보도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로켓설치에 대한 이용 평가도 호평이 다수 입니다. 최근 로켓설치로 에어컨을 설치한 한 이용자는 "갑자기 더워져 에어컨 설치가 급한 상황이었는데 하루 만에 에어컨 구매부터 설치까지 끝나 편리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로켓설치에 입점해 있는 한 에어컨 대리점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의 설치가 일정에 어긋나지 않고 진행된다"며 "여름과 같은 성수기에 특히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쿠팡은 로켓설치를 통해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가구뿐 아니라 러닝머신, 실내자전거와 같은 대형 스포츠기구부터 타이어까지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로켓설치 서비스의 범용성을 넓혀나가 배송뿐 아니라 설치 영역에서도 쿠팡이 독자적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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