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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서 만나는 한국 기업 ‘K푸드’ 내수와 다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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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November 21, 2024, 07:11:00

해외서 활로 찾는 식품기업..수출·현지 생산 확대
날씨·식문화 따라 제품 크기·재료·레시피 달라져
내수용·해외용 차이 논란도..차별이냐, 차별화냐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국내 식품 시장이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자 기업들이 K푸드 열풍에 맞춰 수출로 활로를 뚫고 있습니다. 해외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에게 해당 국가에 스며드는 ‘현지화’는 필수조건입니다. 현지인 입맛에 맞추다보니 한국에는 없는 새로운 맛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이유입니다. 

 

동일한 제품이라고 해도 현지 날씨나 식문화 등 여러 조건으로 국내와 해외 제품 간 재료 구성 및 레시피 등에서 차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내수 차별인지, 해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별화 전략인지 소비자와 업계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기업들의 현지 맞춤형 전략은 계속 될 전망입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004370]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는데 해외 법인들의 활약이 토대가 됐습니다. 특히 북미시장(미국·캐나다)은 지난해 신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19% 증가하며 농심 신라면 해외 매출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습니다. 미국법인은 농심 전체 해외법인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큽니다.

 

농심은 미국시장에서 라면 프리미엄화 전략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라면을 식사 사이에 먹는 스낵이 아닌 '건더기가 많고 양도 많아 충분한 한끼 식사'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입니다. 미국시장 내 K라면 대중화를 위해 소비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로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같은 라면이라도 한국과 미국 제품의 레시피가 다른 이유입니다. 신라면 봉지면의 경우 내수용은 550ml로 물의 양을 맞춰 조리하지만 미국 판매용 제품은 500ml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주로 판매하는 생수 하나의 용량이 500ml이라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또 전자레인지 조리가 보편화된 미국의 식문화를 반영해 애초에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국내용 짜파게티는 면을 끓인 후 물을 일부 버리도록 하지만 미국에서는 처음부터 물을 적게 넣고 끓여 물을 버릴 필요가 없게 만들었습니다.

 

농심은 미국에서 4가지 타입, 7가지 종류의 신라면을 팔고 있습니다. 이 중 눈에 띄는 타입은 '신라면 사발면'입니다. 한국은 봉지면·컵·큰사발면 총 3종류의 신라면을 팔고 있는데 미국 현지에서는 국내 '육개장사발면'과 '김치사발면'과 같은 사발면 모양의 신라면 사발면이 추가됐습니다. 이 제품은 2005년 미국 1공장 준공 이후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농심은 두 사발면을 먼저 미국으로 수출해 팔고 있던 상황에서 통일성 있는 모양과 용량으로 신라면을 선보이기 위해 사발면 모양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육개장사발면과 김치사발면이 88 서울올림픽을 통해 외국인에게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서 익숙한 모양의 사발면 형태로 출시하게 됐다는 후문입니다.

 

중국에서 파는 신라면도 국내 제품과 다릅니다. 중국 판매용 신라면컵 등에는 국내 신라면에는 없는 포크가 동봉돼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포크를 사용한 라면 소비가 보편화돼 있다는 점에서 현지 문화를 고려해 제품 내부에 포크를 함께 넣었습니다. 실제로 현지의 타 라면 브랜드들 대부분이 포크를 넣어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리온[271560]의 마이구미는 1992년 출시된 국내 최장수 젤리 브랜드입니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전년 대비 56% 증가한 1300억원을 기록해 1000억원을 돌파한 오리온의 9번째 글로벌 메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해 3월 글로벌 젤리 브랜드 하리보를 제쳤고 올해 현지 젤리 시장 1위에 올랐습니다.

 

젤리 카테고리는 베트남의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제품 변성이 일어나기 쉬워 진입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글로벌 1위 브랜드인 하리보조차 진열 환경이 좋은 대형마트 등에서만 판매되는 배경입니다. 오리온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개발하며 경쟁사들과 차별화했습니다.

 

특히 고온에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 제품보다 1~2%가량 낮게 수분을 조절하고 원료와 배합비도 달리했습니다. 현지 아이 부모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현지 유통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소매 채널까지 입점을 확대했습니다. 오리온은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려해 현지화 마이구미 제품을 론칭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1억5560만달러, 올해 상반기 8284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53%에서 올 상반기에는 56%까지 늘었습니다. 종가는 미국, 유럽, 홍콩 등 전 세계 60개국에 진출하는 등 한국 김치 수출을 이끌고 있습니다.

 

대상 종가의 김치 해외매출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곳이 미국입니다. 현지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종가 제품은 맛김치입니다. 대상은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연간 김치 생산능력이 2000톤인 생산 공장을 완공하며 증가하는 미국 김치 수요에 대응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김치와 해외 판매용 김치의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대상 측 설명입니다.

 

 

대상 관계자는 "예로 맛김치를 한국에서 만들 때와 현지에서 원물을 수급해서 만들 때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원물 차이에 맞게 레시피를 조정한다고 보면 된다"며 "같은 제품의 경우 큰 틀에서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레시피를 조정해서 최종 제품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오도록 제조한다"고 말했습니다.

 

식품업계 큰형이자 국내 김치시장 2위인 CJ제일제당[097950]도 적극적인 김치 현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시장 1위인 비비고 김치는 한식 김치의 본질은 지키면서 베트남 소비자 선호도에 맞게 맵기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익숙한 향신채소인 고수를 넣은 '고수김치'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고수는 만두에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부추보다 고수에 익숙한 미국 소비자 입맛에 맞춰 '비비고 치킨&고수 만두'를 출시했습니다. 김은 웰빙 간식에 대한 수요가 높은 유럽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의 도시락김이 아닌 먹기 편한 크기와 식감의 '김스낵'으로 만들어 출시하는 등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식품기업들의 현지화 전략을 둘러싸고 국내용과 수출용 제품 간 차별 논란이 없지는 않습니다. 올해 초 한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용 신라면과 일본 판매용 신라면을 비교하는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일본 판매용 신라면 컵라면이 내수용보다 건더기가 더 많고 심지어 가격도 더 싸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이에 농심 측은 "국가별로 식문화가 다르다. 일본용 신라면은 일본 컵라면들과 경쟁하는 제품이기에 내수용 제품과 단순히 가격으로만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농심은 일본 수출용 제품이 건더기가 많은 건 현지 경쟁력 확보 차원이며 공식 소매 가격은 여전히 일본 제품이 더 비싸다고 덧붙였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K푸드에 대한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식품업계의 현지화 전략도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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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we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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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앱 키우는 식품업계…수수료 줄이고 데이터 잡는다

자사앱 키우는 식품업계…수수료 줄이고 데이터 잡는다

2025.05.01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식품업계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사앱 육성이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습니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충성 고객 확보와 고객 데이터 축적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달앱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으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배달에 이어 이달 14일부터는 포장 주문에도 중개 수수료 6.8%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요기요도 포장 주문 시 7.7%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측은 서비스 품질 향상 및 운영비 증가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반응을 냉랭합니다. 포장 주문까지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면서 대안을 찾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식품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자사앱 혜택을 강화하며 소비자 유입을 적극 유도하고 있습니다. 배달앱의 강점이 편리성인 만큼 자사앱도 사용자 편의성 강화를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메뉴 주문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개편하고 멤버십 별 할인 혜택을 세분화했습니다. 소비자가 할인율을 체감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 빈도도 높였습니다. 새단장 효과는 즉각 나타났습니다. bhc가 지난 2월 새롭게 선보인 뉴 bhc 앱은 출시 한 달 만에 회원 수가 4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3단계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하고 퀵오더 기능, 간편 선물하기 등 기능을 추가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리뉴얼 후 한 달간 자사앱을 통한 주문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시기 출시한 신메뉴 콰삭킹 인기도 앱 활성화에 한몫했습니다. 실제 콰삭킹 출시 이후 앱 주문량은 2배 이상 늘었습니다. bhc는 최근 선릉역 인근에 직영 매장 오픈과 함께 매장 내 QR 방식의 테이블오더 시스템, 자사앱 사전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며 앱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bhc 관계자는 "치킨 업종 특성상 배달 주문 비중이 매우 높은데 배달앱 수수료로 인해 가맹점주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개 수수료가 없는 자사앱을 강화해 가맹점주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달앱 수수료 증가에 저렴한 수수료를 앞세운 공공배달앱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신한은행 등과 출시한 공공배달 서비스 '땡겨요'는 소비자에게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수수료는 2% 이하입니다. 기존 3대 배달앱 수수료(최대 9.7~9.8%)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입니다. 땡겨요는 최초 가입자와 가입 후 주문 이력이 없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두 번째 주문까지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할인 쿠폰을 증정합니다. 서울시와 가맹 계약을 체결한 BBQ는 이달 30일까지 3000원 할인 쿠폰을 추가 제공해 총 할인금액을 8000원까지 높였습니다. BBQ 앱에서 이달 30일까지 신메뉴 마라핫 주문 시 '누누씨 부적카드'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 중입니다. 신메뉴 효과에 방문객도 증가세입니다. 지난 2월 BBQ가 앱과 웹사이트에서 진행한 랜덤 치즈볼 증정 프로모션 3일 동안 자사앱 매출은 전주 동기보다 3배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신규 가입자는 3만명 늘었습니다. 교촌치킨 역시 자사앱 활용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4월 한 달간 월 2회 이상 주문해 KING 등급을 달성한 회원 중 추첨해 신메뉴 교촌후라이드 모바일 교환권을 제공합니다. 교촌치킨은 총 3단계로 멤버십을 운영하며 구매 포인트 2% 적립, 배달·포장 할인, 치즈볼 교환권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치킨 프렌차이즈업계는 자사앱이 가맹점 수익을 높이는 동시에 배달앱 의존도를 낮춰 독과점 구조를 견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카페 프렌차이즈도 자체 앱 활용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디야커피는 올해 1분기 자사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전년 동기보다 약 9% 증가했습니다. 앱 편의성을 개선하고 고객 참여형 프로모션을 확대한 게 주효했습니다. 4월 한 달 동안 픽업 주문을 한 고객 중 선착순 600명에게 아메리카노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디야커피는 자사앱을 통한 주문이 외부 플랫폼 대비 가맹점주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도 선보입니다. 오는 5월 1일부터 베타 테스트 형태로 론칭해 고객 맞춤형 혜택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식품기업과 가맹점주가 배달앱에 지출하는 수수료는 주문 당 10~20% 수준입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 배달앱에 입점하면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대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부담도 함꼐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자사앱 강화는 이러한 배달앱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자사앱을 활용하면 이용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효과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할 수 있다"며 "자사앱이 활성화되면 기업이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가능하고 이를 신메뉴 개발에 활용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화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사앱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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