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정재혁 기자] 한화생명이 우리은행 지분 매입을 통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지점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또 보험업계와 은행업에서 핀테크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간 사업 노하우를 서로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51% 중 29.7%를 과점주주 금융회사 7곳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한화생명은 보험사 중에서 동양생명과 함께 우리은행 과점주주 형성 방식을 통해 지분 4%를 매입하면서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우선 한화생명이 이번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가장 큰 목적은 '투자'라는 분석이다. 한화생명이 우리은행의 배당수익률로 최소 2~3%대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는 국고채 투자 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시간이 지날 수록 배당수익률이 높아져 2017년에는 4~5%대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대해 여러 분석들이 나오는데, 회사 입장에선 투자를 위해 참여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며 “기대할 수 있는 예상수익률이 최대 5%까지 거론되면서, 자산운용 차원에서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한 투자 개념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전략적인 차원에서 한화생명은 국내와 해외에 포진돼 있는 우리은행 지점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은행이 진출해 있는 해외 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과 합병해 우리소다라은행을 출범시키고, 캄보디아 소액 대출업체 말리스를 인수하는 등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올해에는 필리핀저축은행을 인수했으며,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 법인을 출범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218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동남아시아 진출 거점인 베트남법인이 진출 7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 15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재 우리은행이 해외지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며 “한화생명도 해외 진출에 관심이 많은데, 특히 인도네시아에 우리은행이 지점을 갖고 있어 이미 진출해 있는 한화생명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한화생명은 국내 우리은행 지점을 통해 방카슈랑스 제휴 추진과 함께 현재 한화생명이 진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인 핀테크 관련 사업도 협력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은행권의 핀테크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우리은행 내 '핀테크사업부'를 신설해 금융권 최초로 핀테크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이 결과, 지난 5월 국내 최초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를 개발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위비마켓과 우리멤버스제도를 통합한 종합 플랫폼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금리대출을 선뵈는 등 핀테크 사업에 관심이 높다. 이번 중금리대출은 전통적인 신용평가모형과 빅데이터 신용평가모형을 결합해 신용등급을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재는 서로 보유하고 있는 핀테크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궁극적으로 사업을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한화생명이)다른 보험사보다 한발 더 앞선 상황에서 은행에서 핀테크를 많이 활용하다보니, 관련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