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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진단] FSN ③‘자금 돌려막기’로 무자본 M&A…하이퍼코퍼레이션의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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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y 09, 2024, 09:05:20

‘티사이언티픽-하이퍼코퍼레이션-FSN’ 자금순환 구조 설계
알짜 사업 내주고 부실 법인 떠안은 피인수사
M&A 과정서 수상한 콜옵션..1000만여주 출회 대기

 

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2년 전 대주주 변경 후 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 FSN이 사실상 무자본 M&A(인수합병)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피인수 업체인 하이퍼코퍼레이션(메디프론에서 사명 변경)의 대규모 현금이 M&A를 위해 인수 업체(FSN) 측으로 흘러들어간 것. 아울러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알짜 사업권을 전 최대주주 측에 넘긴 반면, 실적이 부진한 새 주인의 계열사 지분을 비싸게 떠안는 등 M&A 과정에서 이상 징후가 잇달아 포착되고 있다.

 

웃돈 씌워 피인수사에 비상장사 지분 매각

 

8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FSN은 지난달 29일로 예고했던 하이퍼코퍼레이션 유상증자 납입을 오는 6월 말로 두달 가량 미뤘다. 당초 하이퍼코퍼레이션 신주 4140만여주를 420억원에 사들인다고 밝혔지만 절반 규모인 210억원 납입에 그친 것.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자 납입을 미룬 것이다.

 

FSN은 향후 하이퍼코퍼레이션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하이퍼코퍼레이션으로부터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지난달 초 FSN 계열·관계사 3곳(핑거랩스, 이모션글로벌, 메이크어스)의 지분을 약 304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대금 납입일은 오는 30일로, 매각이 완료되면 FSN과 자회사 애드쿠아인터렉티브는 각각 154억원과 149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인수사가 피인수사를 대상으로 과도하게 비싼 값에 비상장사 지분을 처분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FSN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FSN이 보유한 핑거랩스 지분 56.6%의 장부금액은 84억원이다. 하지만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이번 거래에서 핑거랩스 지분 30.1%를 166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핑거랩스의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47억원, 53억원이다.

 

 

메이크어스와 이모션글로벌 거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FSN이 보유한 메이크어스 주식 4900여주의 장부금액은 55억원이다. 하지만 하이퍼코퍼레이션은 해당 지분을 79억원에 사들인다. 메이크어스의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7억원, 50억원으로 지난 2015년부터 9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모션글로벌 주식 9만1000여주의 장부금액도 65억원이지만 절반도 안되는 약 4만4000주를 59억원에 매입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 업체가 인수 대금을 확보하기 위해 피인수 업체를 대상으로 부실 계열사를 비싼 값에 매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한계기업 간 발 빠른 자금 회전

 

뿐만 아니라 이번 M&A 과정에서는 수 차례의 자금 돌려막기가 이어지고 있다. 매수자인 FSN과 매도자인 티사이언티픽, 피인수 대상인 하이퍼코퍼레이션 간 삼각 구도 속에 현금이 순환하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지난 2월 보유 중이던 부동산 수익증권을 전 최대주주 측(아이즈비전)에 110억원에 양도했다. 같은 시기 HMR(가정간편식) 사업 일체도 이엔크리에이브라는 신생 업체에 57억원에 팔았다. HMR 부문은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지난해 20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동안 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알짜 사업이다. 이 사업을 사들인 곳은 올해 2월 아이즈비전이 6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즉, 아이즈비전의 대규모 자금이 하이퍼코퍼레이션으로 들어갔다.

 

 

전 최대주주 측이 사용한 자금은 FSN를 통해 보전받았다. FSN은 지난 3월 말 하이퍼코퍼레이션 구주 468만여주를 147억원에 인수했다. 다만 매매 단가가 계약 공시 직전의 주가보다 3배 가량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논란거리다. 회사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장했지만, 하이퍼코퍼레이션은 2012년부터 12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고 공언했던 치료제 개발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자금 보전 규모를 맞추기 위해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티사이언티픽은 이번 M&A 과정에서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신주를 추가로 상장시켜 매각했다. 지난 2022년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유증을 통해 발행한 전환우선주에 대해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한 것. 보통주로 전환된 380만여주를 뱅가드투자조합과 오픈에이아이투자조합이라는 정체가 불분명한 투자조합이 사들였다. 해당 물량은 주당 약 1000원에 거래돼 단기간에 대규모 차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이다.

 

100억원 넘는 돈이 티사이언티픽과 하이퍼코퍼레이션을 거쳐 FSN으로 돌아오는 동안 주가 변동성은 확대됐다. 올 초 저점인 965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M&A 이슈와 함께 한때 150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변경된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고점을 찍고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FI의 인수가가 시장 가격을 밑돌고 있어 1000만주 넘는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

 

한편, FSN은 2년여 전 최대주주 변경 이후 경영 부실이 급격히 심화하고 있다. 과거 흑자 기업이었던 FSN은 대주주 변경 이듬해(2022년)부터 적자가 지속되면서 외부 자금 조달로 연명하고 있지만, 조달한 자금은 계속해서 외부로 빠져나가는 양상이다. 피인수 업체인 하이퍼코퍼레이션도 12년째 적자를 이어가며 전형적 한계기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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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희 기자 br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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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인수한다…금융지주 전환 본격화

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인수한다…금융지주 전환 본격화

2025.04.28 16:30:12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교보생명이 저축은행업에 진출합니다. 교보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어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SBI저축은행 최대주주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며 인수금액은 9000억원입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며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사업으로 영역확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I저축은행은 2024년말 기준 총자산 14조289억원, 자본총계 1조8995억원, 거래고객 172만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입니다. 2021년 3495억원, 2022년 328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3·2024년에는 경기침체 속에서 각각 891억원, 8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SBI저축은행 최대주주는 일본 종합투자금융그룹 SBI홀딩스로 현재 자사주 14.77%를 제외한 85.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교보생명은 저축은행 운영경험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은 다음 하반기중 30%(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감안한 실제 의결권 지분 35.2%)의 지분을 취득할 예정입니다. 이후 금융지주사 전환에 맞춰 2026년 10월말까지 50%+1주(의결권 58.7%)를 인수합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상당기간 공동경영을 할 계획"이라며 "1등 저축은행으로 키운 현 경영진을 교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사업과 저축은행간 시너지 극대화를 노립니다. 특히 보험계약자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게는 보험상품을 연계하는 맞춤형 금융솔루션을 확대함으로써 고객층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디지털 금융시장에서도 고객접점이 크게 확대될 전망입니다. 현재 교보생명앱(230만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앱(140만명)을 합하면 총 370만명의 금융고객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보험에 익숙하지 않은 MZ세대 등 젊은 고객층의 적극적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교보생명은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목표입니다.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계좌로 활용해 금융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고, 보험사에서 대출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입해 가계여신 규모를 1조6000억원 이상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SBI저축은행 예금을 교보생명 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활용하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합니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2007년부터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금융분야에서 협업하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금융 인수 추진, 제3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디지털 금융협력 등 주요사업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토큰증권 발행 등 디지털 금융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SBI홀딩스는 사모펀드 어피니티가 갖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9.05%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을 추가인수해 보유지분율을 20%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양사는 이번 거래를 통해 단순한 금융투자 관계를 넘어 미래 금융시장 변화에 공동대응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입니다. SBI그룹 관계자는 "교보생명과 오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금융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디지털금융 시대에서 고객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SBI저축은행과 협력해 저축은행과 보험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에 더욱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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