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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무빙’ 사랑을 불신하면 일만 하다 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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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0, 2023, 01:09:25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사랑이 서툴러도 된다. 그런데 용기와 책임감은 필요하다. 어느 순간 누군가 눈에 띄어 호감이 생기고 성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사랑은 시작에 불과하다. 사랑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랑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더 큰 용기와 책임감이 필요하다.

 

디즈니+ 드라마 <무빙>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가벼이 떠다니는 자기중심적인 사랑을 거부한다. 용기와 책임감으로 가족과 연인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주체성을 보여준다. 가정 폭력이나 데이트 폭력 등의 뉴스가 넘쳐나는 지금의 현실에서.      

 

<무빙>(연출:박인제,박윤서/각본:강풀/출연:류승룡,한효주,조인성,차태현,류승범,김상균,김희원,문성근,이정하,고윤정,김도훈 등)는 ‘순정만화’로 유명했던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슈퍼히어물이다. 드라마의 배경이나 분위기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처럼 1980년대와 2000년대의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을 보여준다. 드라마 초반에는 김봉석(이정한 분), 장희수(고윤정 분), 이강훈(김도훈 분)과 같은 아이들이 성장하고 아이들을 돌보면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이 펼쳐진다. 요즘 SNS에서 자랑하고 뽐낼 만한 삶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풍경이다.    

 

<무빙>의 초능력자들은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자랑하고 파워 인플루언서가 될 만한 능력들이 있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져도 금세 회복하고, 힘이 무진장 세고, 달리기가 매우 빠르고, 전기를 다룬다. 그러면서도 평범한 삶을 산다. 오히려 더욱 평범하게 살려고 자신들의 능력을 숨기고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슈퍼히어로의 다름이 나쁜 것도 아닌데 다름으로 인해서 공격을 당하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가치관도 그런 것 같다. <무빙>에서 보이는 용기와 책임감 있고 헌신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면 오래되고 진부하다고 한다.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사랑과 다름으로 오히려 조롱하면서 공격하기도 한다.

      

요즘 SNS나 영상을 보면 감각적이고 핫한 사랑을 하는 것이 유행이고 대세처럼 보인다.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자극적인 몸과 성적인 감각을 주로 이야기한다. 특히, 연인 간의 사랑이 신체적인 감각으로 초점화된 것 같다. 감각적인 사랑은 느껴졌다가 사라진다. 감각은 지속적일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사랑이 참 빠르게 변한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MZ세대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다. 오히려 트렌드에 맞지 않는 진지한 사랑이 공격과 비난을 당하고 웃음거리가 된다.

     

한국은 과거 유교 문화로 인해 성에 대해 엄격한 윤리를 강조했다. 그래서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으면 유교걸, 유교보이라고 놀리거나 혹은 자조하기도 한다. 문화와 가치관의 흐름은 정반합의 원리로 흘러간다. 한 시대의 문화와 가치관에 극단적으로 반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결국은 합으로 조율되어 간다. 그래서 현재는 유교적인 문화와 정반대의 문화가 나타나는 것 같다. 어찌 보면 문화와 가치관이 합의 원리로 가는 중으로 보인다.      

 

강풀의 '순정만화'의 순정이라는 단어는 참 진부하다. 그리 멀지 않은 2004년에 출간하고 히트한 작품인데도 말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은 사람들의 선호하는 분위기의 변화가 1년도 채 안 걸리는 시대다.

 

상품 트렌드의 변화는 자본주의 경제사회에서 돈을 벌기 위한 불가피한 변화라지만 사랑은 아니다. 가족의 사랑과 연인의 사랑은 트렌드가 아니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진부한 순정 같은 사랑으로만 채워야 메울 수 있는 우울과 불안의 구덩이들이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김봉석(이정하 분)은 하늘을 날 수 있다. 김봉석이 나는 것은 매우 서툴다. 용기를 내어 나는 것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 그러나 아빠 김두식(조인성 분)처럼 언젠가는 자유로이 잘 날 수 있을 것이다. 김봉석이 나는 것이 서툴러서 상처를 입지만 성장의 과정이다. 상처와 성장은 함께 이루어진다.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랑은 인간을 성장시킨다. 사랑은 용기가 필요하다. 김봉석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장희수(고윤정 분)를 만나면서부터이다.

 

김봉석은 장희수를 구할 수 있었는데 못 구했다면서 사랑의 책임성을 느낀다. 김봉석의 아빠 김두식(조인성 분)도 이미현(한효주 분)을 사랑했다. 김두식은 자신이 잡힐 줄 알면서도 책임감으로 사랑을 선택하고 행동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라는 말이 어울린다. 사랑이 그런 것 같다. 장희수의 아빠 장주원(류승룡 분)도 황지희(곽선영 분)를 만나 사랑에 빠져 무식하게 책임지는 사랑을 선택했으니 말이다. 장주원이 웬만해서는 죽지 않는 몸이어서 다행이지만.      

 

우리의 인생은 자신이 선택한 삶과 책임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사랑은 인생에 있어서 큰 부분이다. 가족 간 사랑이나 연인 간 사랑이나 더 나아가 확장된 대상에 대한 사랑까지 말이다. 자신의 삶은 자신이 만들어 간다. 그러므로 자신의 사랑도 자신이 만들어 간다. 그럴듯하면서도 참 싫은 말이다. 요즘 SNS 자랑할 만한 삶이나 사랑의 모습은 따로 있어서인지 말이다.     

 

<무빙>에서 보여주는 삶과 사랑에 후회와 상처와 아픔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삶이고 사랑이다. 사랑에 대해 순정만화적인 가치관과 태도로의 <무빙>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MZ세대도 결국 나이를 먹고 순리대로 죽음 앞에 선다. 다만 어떤 삶과 사랑을 선택하고 죽느냐는 다 다르다. 삶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사랑은 용기가 필요하고 책임감으로 지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극중 프랭크(류승범 분)처럼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사랑에 대한 불신으로 감정은 얼려버린 채 일만 하다가 죽을 수 있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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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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