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 서울 옥수동에 사는 A씨는 자동차보험 갱신 시점이 다가오자 고민에 빠졌다. 최근 보험사에서 어린 자녀를 둔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기 때문에 어느 보험사를 선택해야할 지 망설이고 있는 것. 아내가 둘째 아이를 임신하면서, 보험료를 최대 10%까지 할인받을 수 있어 이 참에 다른 보험사로 갈아타는 게 이득인지 비교에 나섰다.
자동차보험에서 자녀특약 할인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임신 중 태아에도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이 출시되는 등 할인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자녀 특약할인은 '6세 미만 할인', '태아부터 1세 미만 자녀 할인'으로 나뉘어 주로 연령대별로 적용되는 할인율이 제각각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중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에서 자녀할인 특약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모두 자사의 고객을 분석한 결과, 어린 자녀가 있는 운전자일수록 교통사고 확률이 낮다는 점을 검증하게 됐고, 상품 출시로 이어졌다.
자동차보험에서 자녀할인 특약을 가장 먼저 출시한 현대해상은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고객은 보험료를 7% 할인해주고 있다. 지난 5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해 출시 한 달 만에 2만7000건이 팔렸으며, 지금까지 5만건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KB손보의 경우도 지난달부터 '희망플러스자녀할인특약'을 신설해 적용하고 있다. 만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고객이 해당 특약에 가입할 경우 7%가량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 주고 있어 현대해상과 할인 조건이 똑같다. 다만, 회사별 자동차보험 요율이 상이하기 때문에 보험료 수준도 다를 수 있다.
현대해상 기준으로 가입자 나이 35세, 신형 소나타 기준으로 부부한정 특약(1세 자녀둔 경우)으로 가입하면 보험료는 70만원대로 나온다. 이 경우 자녀할인 특약으로 보험료가 7% 할인되면, 5만원가량 저렴해진다. 1세부터 가입했다면 만 6세까지 할인받을 수 있어 최대 35만원의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자녀할인 특약에서 할인율이 가장 높은 곳은 동부화재다. 동부화재는 16일 가입자 혹은 배우자가 임신했거나 1세 미만의 신생아를 둔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Baby in Car'특약을 선뵀다. 태아에 대한 보험료 할인은 10%로 자녀특약 중 할인폭이 가장 크다. 자녀가 1세 이후면 보험료를 4% 할인해 준다.
전문가들은 동부화재가 기존 자녀할인 특약 상품과 중복되는 점을 피하기 위해 어린 자녀에 할인율을 높이는 데 집중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동부화재는 지난 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태아를 포함해 2명 이상 자녀를 둔 가입자에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하는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상반기 중 경쟁 손보사에서 유사 상품을 내놓으면서 ‘다자녀우대’ 특약 대신 태아와 신생아에 초점을 맞춰 할인해주는 상품으로 변경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다자녀할인)준비하다보니, 할인요율 등이 계획대로 안맞아서 바꾸게 됐는데, 대신 할인율은 더 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 태아에 대한 보험료가 10% 낮아지기 때문에 본인 혹은 배우자가 임신했다면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신, 1세 이후 자녀를 둔 경우 세 보험사에서 모두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별 할인된 보험료를 따져본 후 가입할 것을 추천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손보사에서 어린자녀를 둔 운전자의 사고율이 낮다는 분석결과에 따라 자녀할인 특약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면서 “자녀특약에 해당되는 경우라도 차보험료는 개인과 회사별로 보험료가 다르기 때문에 할인율을 적용한 보험료를 비교한 후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자녀가 있는 고객은 자동차보험 가입 때 자녀를 증명하는 서류(임신확인서, 주민등록등본 등)를 제출하면 가입 가능하다. 만약 자녀할인 특약을 제공하는 보험사의 고객의 경우 자녀정보가 확인되면,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할인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