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접은 이유를 밝혔습니다.
손 회장은 18일 입장문을 내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룹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이 선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이날 오전 손 회장은 차기 그룹 회장을 뽑기 위한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첫 회동을 앞두고 우리금융 이사회에 자신의 거취를 전했습니다.
임추위 개최가 불과 수시간 앞으로 임박한 시점에서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손 회장의 의사가 전달되면서 전격적인 용퇴를 둘러싼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설왕설래했습니다.
손 회장은 채 300자도 되지 않는 짤막한 입장문에서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을 가장 먼저 언급했습니다.
지난 연말 신한금융그룹에선 조용병 회장의 용퇴 선언을 시작으로 그룹 자회사 등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이뤄졌습니다.
비슷한 시기 NH농협금융지주 역시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던 손병환 회장을 뒤로 하고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지낸 이석준 서울장학재단 이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의 대선캠프 좌장으로 초반 정책 작업에 관여하고 당선인 특별고문을 지낸 이력 탓에 정부당국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치'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최고경영자(CEO) 연임이 아닌 교체라는 점에선 일맥상통합니다.
새해 들어서도 경기부진과 경제 불확실성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야 할 금융그룹 CEO로서 이웃한 금융권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을 마냥 외면하긴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손 회장은 2017년 12월말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됐고 2018년 11월 임시이사회를 통해 우리은행지주사(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하게 됩니다.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2020년 3월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조항이 사라지면서 회장직만 수행해 왔습니다.
손 회장은 2021년 말 우리금융지주의 완전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임기는 오는 3월25일 만료됩니다.
손 회장은 입장문에서 "그동안 우리금융그룹을 사랑해준 고객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향후 우리금융이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 위기극복에 일조하고 금융산업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