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은행권이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자제해온 은행채 발행을 재개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 직후 자금시장 경색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은행채 발행 최소화 요청으로부터 두달 만입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19일 각각 2500억원, 2800억원 규모로 은행채 공모 발행에 착수했습니다. 모두 20일 만기 도래하는 은행채 물량을 차환하기 위한 것입니다.
5대 시중은행은 채권시장 안정화 동참을 요구하는 금융당국에 발맞춰 지난 10월21일 이후 2개월 동안 은행채를 발행하지 않았습니다.
채권·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는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두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은행채가 다시 시장에 서서히 풀릴 것으로 관측됩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은 이날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 주재로 '제3차 금융권 자금흐름 점검·소통 회의'를 열어 연말연초 은행권 자금 조달·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은행채 발행재개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회사채·기업어음(CP)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외환시장 변동성은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10월21일 연 5.73%까지 올랐다가 이달 16일 5.23%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만 향후 주요국 물가, 경기둔화 흐름, 통화긴축 속도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긴장감을 가지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금융당국은 전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은행권은 만기도래 차환 목적의 은행채 발행만큼은 점진적으로 재개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존 은행채 만기도래액과 예수금 이탈·기업대출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은행채 발행 수요가 있고 연말 자금 조달·운용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청입니다.
이에 회의 참석자들은 현재 채권시장 투자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은행채 차환물량이 시장에서 무리없이 소화될 것으로 보이며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은행권은 우선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은행채 차환 발행을 추진합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9일 이후 연말까지 시중은행 은행채 만기도래액은 2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은행권은 다만 내년 1월 이후 만기도래하는 은행채 상환과 관련해선 시장상황을 보면서 발행시기와 규모를 분산·조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연말 그리고 내년초까지 은행채 발행에 따른 채권시장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은행채가 탄력적으로 발행될 수 있도록 은행권과 소통하며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