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남편하고 함께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아이 키우고 급급하게만 살았지, 은퇴 후의 시간이 참 중요한데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것 같아요. 좀 더 일찍 생각했더라면 막상 닥쳤을 때 마냥 버거워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삼성생명 은퇴자 아내)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25일 ‘은퇴에 관한 부부의 7가지 실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울을 포함해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25~74세의 비은퇴 가구 대표자 178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번 보고서는 은퇴준비와 관련해서 부분들이 하기 쉬운 실수들을 분석해 올바른 은퇴준비의 가이드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국민들의 평균 수명은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 삶의 기간이 길어진 만큼, 은퇴준비가 단순한 재테크가 아니라 전반적인 생애설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분석한 은퇴 부부들이 하기 쉬운 실수로 우선 은퇴 후 필요한 돈에 대해 계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은퇴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비은퇴자 10명 중 7명은 은퇴 후 필요한 소득에 대해 계산해본 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유고 시 홀로 남았을 때 노후계획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는 응답자도 20%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부부 5쌍중 2쌍(응답자 35%)은 돈 문제를 서로 상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를 나누지 않는 이유로는 65.8%의 부부가 한 사람이 알아서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절반이 넘는 부부(55%)가 장기간병비 마련을 준비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간병비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또 은퇴연구소 조사결과, 중장년층 부부 중 자녀지원과 노후준비를 맞바꾼 경우가 많았다. 비은퇴자 가구의 67%가 노후준비가 어렵더라도 자녀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50대 가구의 경우 최근 10년간 지출한 자녀 교육비가 1억원이 넘는다는 결과도 있다.
이에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은퇴 준비가 시급한 50대가 자녀 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고 있어 노후준비와 균형있게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퇴 후 재무적인 측면외에 건강, 대인관계 등 비재무적인 측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40~50대 부분의 32%만 은퇴 후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고 답해 은퇴 후 삶의 만족도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상당수의 중장년층이 삶에 대한 마무리를 위한 준비도 부족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5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40대 이상의 성인 중 증여와 상속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본 경우는 12.3%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부의 은퇴설계 안에는 반드시 상속설계와 생애 마지막 순간에 대한 의료적 의사결정이 함께 포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본인 또는 배우자 유고 때 남은 가족들의 혼란과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은퇴준비는 막연한 계획보다 각자의 사정을 고려한 실질적인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배우자와의 대화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