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 지난해 미국의 사이버보험 시장이 23억달러(한화 2조5748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1년 새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28일 보험연구원 이소양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국 사이버보험 시장의 최신 동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가 소개한 글로벌 보험중개기업인 마쉬(Marsh)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미국 사이버보험 시장은 사이버 리스크 증대로 인한 미국 기업의 사이버보험 가입이 증가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홈디포(Home Depot), 제이피 모건(JP Morgan), 체이스뱅크(Chase), 소니(Sony) 등 미국 대기업들에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고객정보 대규모 유출 사고가 발생, 기업의 경제적 손실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이버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미국 손보사의 일반배상책임보험은 사이버 공격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지 않기 때문에 사이버보험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
지난해 미국 기업의 사이버보험 가입 증가율이 32%를 기록, 사이버보험 가입률은 2013년 13%에서 16%로 상승했다. 사이버보험 시장 규모는 2013년 10억달러에서 130% 증가한 23억달러로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미국 의료기관의 경우 취약한 사이버 보안 수준으로 사이버보험 가입률이 높았다. 호텔과 도박 기업도 경제적 손실 우려로 사이버보험의 가입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의료기관의 사이버보험 가입률은 50%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교육기관(32%), 호텔·도박 기업(26%), 서비스 기업(22%), 금융기관(21%), 공공서비스 기업(21%), 유통 기업(18%), 통신·미디어·IT 기업(12%), 제조 기업(8%)의 순이었다.
보험연구원은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경우 호텔과 도박 기입은 영업활동 중단, 회사 이미지 훼손, 고객 감소 등의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며 “이 같은 리스크를 흡수하기 위해서 사이버보험에 많이 가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이버 리스크가 커지면서 미국 기업이 가입한 사이버보험의 평균 보상한도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미국 기업들이 가입한 사이버보험의 평균 보상한도는 1280만 달러로, 2013년 1110만 달러보다 170만달러 증가했다. 이중 금융기관이 가입한 사이버보험의 평균 보상한도는 2350만 달러로 2013년 1970만달러보다 380만달러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이 10억달러를 초과한 기업들의 경우 사이버보험의 평균 보상한도가 2013년 2780만 달러에서 2014년 3410만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이중 금융기관의 사이버보험 평균 보상한도가 2013년 5350만 달러에서 2014년 5700만 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사이버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들의 사이버 리스크 관리 역량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사이버보험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독일 보험금융회사인 알리안츠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사이버 리스크의 중요도 순위가 3위(2014년 5위)로 상승했다. 하지만, 사이버 리스크 손실에 대한 과소 평가로 미국 기업들의 사이버 리스크 관리 역량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험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은 경제적 손실을 흡수하기 위해서 사이버보험 가입을 통해 사후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사이버보험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이버보험 전문 분석 기업인 Advisen는 미국 사이버보험 시장의 잠재 가치가 최대 5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