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유은실 기자ㅣ인터넷은행 출범 4년 만에 무섭게 성장한 카카오뱅크. 최근 은행권 ‘메기’에서 한번 더 도약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카뱅의 올해 3분기 실적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로운 발판을 딛고 은행권 ‘공룡’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7500억 유상증자 ‘깜짝 발표’...“IPO는 내년 하반기 예정”
카카오뱅크는 최근 유상증자와 IPO 계획을 발표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7500억원 규모의 보통주 유상증자 추진을 결의했습니다. 주당 발행가격은 2만 3500원, 추가 발행하는 신주는 3191만 6595주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 TPG캐피탈이 2500억원, 기존주주들이 5000억원을 지원합니다. TPG캐피탈이 새로운 주주로 참여하면서 평가한 카뱅의 투자가치는 8조 5800억원인데, 이는 시가총액 6조원대인 우리금융지주를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증자에 기존 주주도 참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기존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카카오뱅크 밸류 레벨업이 정당화되고, 충분한 자금 확보로 주택담보대출 등 신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거라는 예측입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관련해 “12월 말에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시중은행 수준의 자금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뱅은 지난 9월 감사인 지정 신청을 완료하면서 IPO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연내에 증시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만들어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공모 후 시가총액은 최대 15조원입니다.
◆ 이자에서 수수료 수익으로..‘종합 금융플랫폼’
금융권은 카카오뱅크의 적극적인 유상증자, IPO 추진을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가기 위한 실탄 장전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실제 카뱅은 올해 들어 증권·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활발히 신규 사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기존 은행과 유사한 예대마진 중심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지만 향후 플랫폼 영향력을 바탕으로 수수료 수익 중심 비즈니스로 전환해 변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한국투자증권과 주식계좌 제공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콜라보 대상을 NH투자·KB증권으로 늘렸습니다. 또 KB국민·신한·삼성·씨티카드와 신용카드 발급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2분기엔 견조한 수수료 수익으로 실적을 상당부분 끌어올렸다는 평가입니다. 작년엔 이자수익 성장률이 수수료수익 보다 높았지만 올해엔 상반기 수수료 수익 성장률이 이자 수익 성장률을 넘어섰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수수료 수익 평균 성장률은 11.65%, 이자수익 평균 성장률은 1.32%입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비즈니스가 수수료 수익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며 “실제 카뱅의 2019년, 2020년 상반기 수수료수익 증가율은 이자수익 증가율을 상회하며 격차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10대도 카뱅”..잠재고객 Lock-in 전략
카뱅의 마지막 카드는 지난달 새롭게 출범한 '미니(mini)'입니다. 강력한 잠재고객인 10대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Lock-in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뱅 미니는 출시 54시간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서비스 개시 2주 만에 네이버 지식인 미니 관련 문의는 100페이지를 넘었고 앱 리뷰에도 미니 관련 내용이 다수입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출범 전부터 10대를 위한 금융 서비스를 기획해 왔다”며 “기존 은행에서도 10대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지만, 금융교육 효과와 비대면 가입 등을 내세운 적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10대 고객들이 mini서비스를 이용하고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카카오뱅크 서비스도 사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