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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의 디지로그DigiLog] 모바일Mobile의 시대, 종이책이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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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ly 17, 2020, 14:07:58

도서관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인더뉴스 김영욱 기자 | 영국의 각본가이자 소설가 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의 SF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을 보면 지구가 멸망할때 목욕타월을 흔들면 우주를 지나가는 외계 비행선에 무임승차(히치하이킹)를 할 수 있다는 설정이 나옵니다.

 

이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상상력은 애덤스의 영국식 블랙 유머와 염세주의적인 풍자에 기인하죠. 이 소설은 본래 BBC라디오의 6부작 드라마였다가 컬트적인 인기를 끌며 결국 소설로 나오게 됐습니다. 일반적인 미디어 프렌차이즈(Media franchise)*와는 조금 다른 방식 — 일반적으로 소설이 드라마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는 반대 — 의 예가 될 듯 합니다.

 

미디어 프렌차이즈Media franchise* 지적 재산권이 있는 원작 매체를 영화, TV, 소설, 비디오 게임 등의 다른 매체로 전개하는 상업 전략. 

 

종이책을 원작으로한 미디어 프렌차이즈는 사실 대중문화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미국 출신 SF 작가인 필립 K. 딕(Philip Kindred Dick)이 없었다면 과거에 상영한 SF영화와 현재 방영중인 넷플릭스, 앞으로 제작될 영상물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세익스피어의 소설은 수도 없이 반복되고 변주돼 영상화 되고 있죠. 

 

종이책이란 존재는 기본적으로 지식과 역사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지만, 한편으로는 20세기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앞의 예처럼 미디어 프렌차이즈의 주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자책은 종이책을 모두 사라지게 할 것 같았습니다. 2007년 아마존 킨들(Amazon Kindle)과 2010년 애플 아이패드(Apple iPad)의 등장은 곧 종이책의 종말을 가져올 듯 했습니다. 실제 전세계 도서 판매량에서 종이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들었고, 전자책의 비중은 늘어나기 시작했죠.

 

 

활자중독자이자 낡은 종이책에 대한 향수를 가진 사람으로서 그건 꽤나 두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종이책만이 갖는 종이의 사각거림, 독특한 스타일의 활자에서 오는 멋스러움, 적당한 무게감과 책 특유의 냄새는 서재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도서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로망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미국출판협회(AAP. Association of American Publishers)의 2019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미국에서 발행된 모든 형식의 책은 약 26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인쇄본은 226억달러, 전자책은 20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 수치에는 소설 뿐 아니라 무역 및 교육 도서도 포함돼 있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포함한 세계 출판시장 규모는 2010년 1170억달러에서 2019년 1260억달러로 매년 1~2% 증가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세계 전자책의 시장점유율은 북미시장을 기준으로 20% 내외로 최근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출판시장은 조금씩 성장하는데 그 성장의 요인이 전자책이 아닌 종이책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매우 흥미로운 결과였습니다. 종이책이 생각보다 빨리 멸종(?)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도 들었습니다.

 

이쯤에서 호기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출퇴근시간 버스와 지하철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은 모두 휴대폰을 보는 사람들로 바뀌었고, 도서관은 그저 수험공부와 시험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실로 바뀌었고, 오프라인 서점도 규모가 줄어들고 동네서점은 사라져가는 시대에 도대체 누가 종이책을 읽는걸까하는 의문이었죠.

 

안타깝게도 한국의 출판시장은 해외시장과 비교해 암담합니다. 책 자체를 읽는 인구도 줄어들었고, 종이책을 소비하는 인구도 줄어들었으며, 출판시장 자체의 규모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학습지와 교육관련 책 소비에 치중한 결과가 지금의 현실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왜 종이책이 여전히 그 생명력을 이어가는 걸까요? 아마도 그건 책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다르기 때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청소년 필독도서, 권장도서, 반드시 읽어야 하는 명작과 같은 류의 독서를 강요받습니다. 즐겁고, 재미있게 읽는다는 ‘유희로서의 독서’가 힘들죠.

 

재미있는 책이 존재하기에 재미있는 미디어 프렌차이즈가 가능하고, 그로 인한 문화도 가능하다는 것은 무척이나 부러운 부분입니다. 독서가 재미없고 따분하며, 공부와 학습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것은 책에서 점점 우리를 멀어지게 하는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근대 종이책의 원형은 유럽에서 시작됐고, 세계도서박람회나 해외 국립도서관을 가보면 소장욕구가 샘솟는 다양한 유형의 책들이 즐비합니다. 어떻게 이런 책이 존재할까 싶은 다양한 크기와 두께, 독특한 종이와 활자, 색다른 색상과 조판의 종이책들은 하나의 문화이자 콘텐츠로 자리매김돼 있는 모양새입니다.

 

책이란 무엇일까요? 누군가에게는 지식을 전달받는 학습서이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혜안을 일깨워주는 나침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시간을 때우기위한 오락거리이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적허세를 드러내는 사치품이기도 합니다. 전자책이건 종이책이건 여전히 책이 가진 용도는 건재하다는 의미로 보여집니다.

 

정보를 습득하는데는 사실 인터넷이 더 빠르고 효율적입니다. 아날로그의 종이책과 디지털의 전자책 중에 무엇이 더 우월한가의 논쟁은 사실 무의미합니다. 존재하는 목적이 다르고, 용도도 다르다는 걸 우린 이미 알고 있습니다.

 

텍스트를 읽는 행위와 이미지를 즐기는 행위, 텍스트와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보관하고 즐기며 활용하는 방법은 더 다양해졌고 다만 그것을 보다 잘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외출이 힘든 요즘이지만 도서관이나 동네 서점에 잠시 들려 보는건 어떨까요? 물론 전자책도 상관 없습니다.

 

***

 

글쓰는데 도움이 된 글과 기사

 

Physical books still outsell e-books — and here’s why

 

from. CNBC https://www.cnbc.com/2019/09/19/physical-books-still-outsell-e-books-and-heres-why.html" target="_blank">https://www.cnbc.com/2019/09/19/physical-books-still-outsell-e-books-and-heres-why.html

 

한국의 분야별 출판시장 현황

 

from. KPIPA http://kbook-eng.or.kr/article/780" target="_blank" rel="noreferrer noopener">http://kbook-eng.or.kr/article/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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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기자 leo_kim@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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