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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6·17 대책...실수요자들이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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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ne 19, 2020, 14:06:00

규제지역 확대, 대출 제한 등 시장 불안 요소
전문가들 “공급 없는 수요 억제 시 부작용 발생”
LTV 후 입주 기한 촉박..전세 대출 한도 너무 낮아

 

인더뉴스 이재형 기자ㅣ‘투기꾼들 잡으려다 무주택자들을 잡는 게 아닐까?’

 

정부가 오늘(19일)부터 본격 적용하는 ‘6·17 부동산 대책’. 실거주를 기준으로 주택 구매 및 임차 수요를 구분하고, 법인과 무주택자, 1주택자의 거래를 상당부분 제한한 게 특징인데요.

 

지난 1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투기를 잡고 서민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정부가 예상보다 강력한 규제를 내놓자 시장에서도 ‘이번에는 다르다’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걱정도 큽니다. ‘투기 잡다 무주택자도 내 집 마련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건데요.

 

먼저 경기, 인천, 대전, 청주 지역이 규제지역에 추가되면서 조정대상지역은 69곳, 투기과열지구는 48곳으로 증가한 것을 두고 피로감을 드러낸 여론이 눈에 띕니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6월 17일 부동산대책, 무주택자를 위해 조정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하루 새 1400여명의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의 주택담보대출(LTV) 한도가 50% 이하로 제한돼 서민은 내 집 마련에서 더 멀어졌다는 주장입니다.

 

이외에도 6·17 대책을 비판하는 청원은 21개 더 있습니다. 청원에 동의한 인원은 총 5만8000여명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공급대책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규제지역을 늘리면 일시적으로는 시장이 안정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신규 주택 공급을 병행하지 않을 경우 시장 불안의 원인이 된다는 겁니다.

 

특히 서울은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4만1562세대에서 내년 2만4040세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 억제시 시장 불안이 가장 우려되는 지역으로 지목됐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대책을 통해 풍선효과가 발생했던 비규제지역의 국지적 과열현상이 일부 진정되고 거래시장의 단기적 소강상태가 전망된다”며 “다만 과도한 수요억제책에 따른 임대차시장의 가격불안 양상과 분양시장의 과열 등 새로운 풍선효과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시 전입 조건을 강화한 것도 화제입니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그로부터 6개월 안에 새 집으로 전입해야 한다는 내용인데요.

 

원래 이 기한은 1년까지 줬던 건데 이번에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특히 1주택자는 기존 집을 처분하고 전입까지 마쳐야하므로 앞으로 더 서둘러야 합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수요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하는 건 자기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주택자들은 대체로 대출금에 원래 보유한 주택을 팔아 마련한 자금을 더해야 새집을 구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전입 기한이 임박해서도 적정가격에 집이 안 팔리면 1주택자들은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 급매로 집을 싸게 팔아야할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전세자금을 대출받고나서 규제지역의 집을 사면 대출금을 즉시 반환해야 하는 조건도 부담입니다.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 위치하면서 매매가가 3억원을 초과 아파트를 구매할 경우 이 같은 의무가 적용되는데요. 이 의무는 원래 9억원이 넘는 주택에 적용됐던 터라 갑자기 허들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거나 여유자금이 없는 무주택자가 전세 대출을 낀 상태라면, 3억원 이하의 주택만 구입하도록 선택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송 대표는 “지역별 집값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서울 지역은 원룸 등 소형 주택을 제외하면 매매가가 3억원 이하인 주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주거이전의 폭이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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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기자 silentrock@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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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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