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내년 상반기 사망보험의 일부를 살아 있을 때 미리 연금형식으로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이 출시된다. 금융당국이 연금상품을 다양화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내놓은 방안이지만 시장에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사망했을 때 남겨진 유족에게 일시금으로 지급됐던 종신보험을 생존했을 때 연금으로 앞당겨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내년 4월 중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상품안은 금융당국이 사적연금활성화 방안의 후속조치로 이런 내용의 연금상품 다양화 계획을 마련, 시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1~2월 중으로 출시 예정이었지만, 보험료 산출 등이 늦어지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조금 미뤄질 전망이다.
당국은 이번 종신보험 상품에 대해 소비자의 혜택이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이 형태를 다양화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당국은 기존 종신보험 상품에도 미리 연금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연금팀 관계자는 "사망 나이가 점점 늦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살아있을 때 필요한 돈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상품은 보험을 중도에 해지하거나 대출을 받지 않고, 연금으로 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보험상품의 구조에 대해선 당국과의 의견교류를 통해 어느 정도 맞춘 상태지만 현재 보험료 산출에서 막힌 상태다. 기존의 상품과 내용이 달라 위험률을 어디까지 가늠해야 하고, 보험료를 정해야 할 지 어렵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번 상품은 보험료를 낸 적립금액이 아닌 사망보험금에서 일부 연금으로 쓰는 경우기 때문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나이나 연금전환 액수 등의 기준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형태의 종신보험이 추후 종신보험 가입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지도 미지수다.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라고 해도 판매의 몫은 보험사인데, 아직 보험사가 이번 상품에 대해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복수의 보험사 관계자는 "종신보험 시장이 워낙 포화상태인 데다 실제 시장에서도 설계사들이 판매하기 가장 어려워하는 상품이 종신보험이다"며 "상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기존 종신 또는 연금보험보다 큰 이점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망보험금이 주계약인 종신보험에 대한 가입률이 과거에 비해 저조하다. 생명보험사 빅3의 종신보험 판매건수도 줄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2년 사망보장 계약건수가 삼성생명이 1만5836건을 기록, 한화생명이 9228건, 교보생명이 8454건을 판매했다.
그러나 2013년에는 삼성생명이 1만2070건, 한화생명이 7221건, 교보생명이 6549건을 기록해 판매건수가 2000~3000건 정도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