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이진솔 기자ㅣSK하이닉스가 올 3분기 13분기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24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3% 감소했고, 매출 역시 40%나 줄었다. 다만, 4분기에도 D램 가격의 두 자릿수 하락이 예상되지만, 업체들의 재고가 빠른 속도로 소진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올해 연말 재고 상황이 정상화되고, 공급 축소 전략에 따라 내년 수급상황이 타이트해지면 실적이 상승되는 시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 4분기, D램 재고 소진·낸드플래시, 수요 회복 속도 빨라
SK하이닉스는 4분기 디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D램 시장의 경우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의 재고가 상반기보다 줄어들며 일부 고객들이 구매 물량을 늘리기 시작했고 이 추세가 이번 분기(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석 SK하이닉스 상무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D램 재고는 2분기 말 7주 수준에서 3분기말 5주 수준으로 내려가 이미 정상화 수준이다”면서 “4분기까지 유지되다가 내년 1분기 소폭 변동이 예상된 이후 내년 말까지 지속적으로 조금씩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낮아진 가격에 따라 수요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추진에도 불구하고, 흑자전환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김정태 SK하이닉스 상무는 “공급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빠르게 줄어들며 수급이 균형을 찾고 있다”며 “시장 전반에 걸쳐 고용량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이어져 당분간 낸드 판매 환경이 우호적이지만 단기간 내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5G 스마트폰이 내년 본격적인 성장에 진입하며 메모리 수요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5G 스마트폰 수요 전망 관련)올해보다 내년에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고객들 목표 숫자를 취합하면 내년엔 2억대 이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늘어나는 고객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생산과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D램은 이천 M10 공장의 D램 생산 캐파(CAPA) 일부를 CIS(CMOS 이미지 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2D 낸드 캐파를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D램과 낸드플래시 캐파는 모두 올해보다 감소하고,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보다 상당 수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올해 배당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4년부터 현금 배당을 시작했다. 회사 측은 “올해 캐시플로우 상황이 약화돼 기존 배당 정책을 고수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올해 전망과 캐시플로우, 시장 수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주환원정책을 만들어 커뮤니케이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차세대 기술 개발·고부가가치 제품 기반 성장 추진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시장이 개선될 때 더 큰 성장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10% 초반으로 높이고, 최근 개발한 10나노급 3세대(1Z) 공정을 적용한 제품의 양산도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고객들의 채용 본격화가 예상되는 LPDDR5와 HBM2E 시장에도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낸드플래시는 96단 4D 낸드 제품의 생산 비중을 연말 10% 중반 이상으로 확대하고, 128단 4D 낸드 양산과 판매 준비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또한,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매출 중 SSD가 차지하는 비중은 4분기에 3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다운턴(Downturn)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