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연구·개발에 속도를 낸다. 차세대 주력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삼성전자가 1일(현지 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밀라 연구소(Mila·Montreal Institute for Learning Algorithms)로 ‘종합기술원 몬트리올 AI 랩(이하 몬트리올 AI 랩)’을 확장 이전했다고 2일 밝혔다. AI 분야 연구·개발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밀라 연구소는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교수와 더불어 딥러닝 방법론 창시자로 불리는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몬트리올대학교 교수가 창립한 딥러닝 연구 기관이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ICT 기업들과도 협력한다.

이번에 삼성전자는 한국 기업 최초로 밀라 연구소에 입주했다. 몬트리올 AI 랩장은 밀라 연구소 소속 사이몬 라코스테 줄리앙(Simon Lacoste-Julien) 몬트리올대 교수가 맡는다.
몬트리올 AI 랩에서는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 ▲생성적 적대신경망(GANs·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등을 연구한다. 비지도 학습이란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과 다른 개념으로, 정답을 모르는 상태에서 데이터 구성을 찾아내는 알고리즘이다.
생성적 적대신경망은 학습 주체를 서로 대립하는 생성자(generator)와 구분자(discriminator) 관계로 설정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이다. 두 주체가 서로 경쟁하며 데이터를 생성하고 학습하는 방법론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새로운 딥러닝 알고리즘과 온디바이스 AI 등 혁신기술 연구에 집중한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연결이 필요 없이 기기에서 자체 구동되는 AI를 말한다. 클라우드에 탑재되는 AI와 다른 개념이다.
AI를 구동하는 반도체가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논리와 연산을 주로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가 스마트폰·자율주행차에 내장되는 온디바이스 AI를 구동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큰 틀에서 관련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몬트리올 AI랩은 자사 연구원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 인력을 현지에 파견해 몬트리올 AI 랩을 인공지능 연구 전문가 양성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요슈아 벤지오 교수는 “삼성전자와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만들어 왔다”며 “밀라 연구소에 개소한 몬트리올 AI 랩은 인공지능 분야의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는데 서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성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원장은 “종합기술원은 시스템 반도체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며 “몬트리올 AI 랩을 통해 인공지능 이론, 차세대 딥러닝 알고리즘 등 향후 10년을 책임질 근원적 혁신 연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2014년부터 요슈아 벤지오 교수와 함께 인공지능 핵심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음성인식 관련 공동논문도 매년 발표한다. 이밖에 얀 르쿤(Yann LeCun) 뉴욕대학교 교수, 리차드 제멜(Richard Zemel) 토론토대학교 교수도 함께하고 있다.
요슈아 벤지오 교수와 얀 르쿤 교수는 딥러닝 분야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올해 3월 컴퓨터 과학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 어워드(Turing Award)’ 수상자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