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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북스 플러스] <22세기 민주주의> 고양이가 후보로 나와도 찍어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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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10, 2024, 11:04:09

나리타 유스케 저/서유진·이상현 옮김/224쪽/틔움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정치인을 볼 때 사람들은 그릇이 큰 사람이라는 느낌, 만화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닮아 한바탕 웃음을 짓게 한다는 느낌, 미남이나 귀여운 사람 혹은 잘생긴 목소리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을 중시한다."

 

<22세기 민주주의>의 저자인 나리타 유스케의 경력은 화려합니다. 일본의 명문으로 꼽히는 도쿄대학교에서 최우등졸업논문상을 수상하고 학사모를 썼습니다. 이후 미국 MIT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데이터 알고리듬(algorithm)을 사용해 비즈니스와 공공정책을 구상하고 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자이자 데이터 사이언스인 저자는 한마디로 일본 사회의 엘리트 중 엘리트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저자의 경력을 고려하면 <22세기 민주주의>의 서술 방식은 다소 치기 어리고 정교하지 못해 의아함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AI와 로봇이 일상화될 다음 세기에 민주주의가 어떻게 변화할지 전망하는 과정이 딱히 학술적인 치열함이 느껴지지 않아 그렇습니다.

 

저자 스스로 정치를 전공한 학자가 아니고 아마추어 관점에서 다음 세기의 민주주의를 상상하며 글을 썼다고 서두에 밝힙니다. 어설프고 과격한 주장이란 비판과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저자가 22세기의 민주주의를 상상하게 된 계기는 이렇습니다.

 

"민주주의는 최악의 정치형태다. 단, 지금까지 시도되어 온 민주주의 이외의 모든 정치를 제외하고- 원스턴 처칠의 이 명언은 지금도 좋을까? 지금 세계의 민주국가는 어떤 병을 앓고 있을까?"

 

저자가 지금 이 시대의 민주주의에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그중에서도 유권자들이 후보 본연의 정치적 신념이나 공동체에 대한 헌신, 정책 등으로 후보를 선택하기보다 '정치인이 주는 느낌'에 더 가중치를 주고 있다는 점도 포함됩니다. 이는 미디어가 발달하고 인터넷이 일상화 된 요즘 더욱 가속화 되는 경향이기도 합니다.

 

결국 저자는 "예를 들어 고양이에게 피선거권을 준다면, 캐릭터라는 측면에서 이를 이길 수 있는 인간 정치인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아이돌 역할을 하는 정치인이라면 고양이로 대체해도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궁극적으로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으로 선출, 정책을 결정하는 지금의 민주주의 투표 시스템을 'AI등 정보기술을 활용해 민의를 먼저 파악하고 그에 따라 기계가 의사결정을 하는 알고리듬을 설계해 정치를 맡기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는 도발적인 주장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일본에서 20만부 이상 팔린 <22세기 민주주의>의 배경에는 일본의 정치가 투표로 바뀌기 어렵다는 체념이 묻어있기도 합니다. 투표를 통한 정권심판이나 정권교체 같은 극적 변화가 극히 없던 일본의 근현대사를 떠올려보면 저자의 상상력은 스스로 인정했듯이 냉소를 기반에 둔 '현실도피'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사적인 감정이나 인지적 오류에서 벗어나 보편타당한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것이 민주주의 정치가 추구하는 본질 중 하나라고 할 때, 저자의 문제 제기와 주장은 그저 허무맹랑하게만 볼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서유진·이상현 두 역자는 "쉽게 정치를 비판하면서도, 우리는 정작 정치의 토대가 되는 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돌아보는 일에는 무심했다"며 "우리가 변화를 꿈꾸고 기술을 선용해 민주주의를 구하려고 애쓰는 한, 민주주의와 정치에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바람을 책 마지막 부분에 얹어 놓았습니다.

 

한자 뜻 그대로 평범한 사람이 국가의 주인인 '민주주의 공화국'에서 직접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어느덧 별다른 '이벤트'로 여겨지지 않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숱한 이들이 기꺼이 자신의 목숨까지 희생하며 쟁취한 것이 민주주의라는 걸 상기해보면, 민주주의와 정치의 퇴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라는 질문을 다른 시각으로 제시한 저자의 진단과 해결책이 마냥 가벼워 보이진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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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 lucky@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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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앱 키우는 식품업계…수수료 줄이고 데이터 잡는다

자사앱 키우는 식품업계…수수료 줄이고 데이터 잡는다

2025.05.01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식품업계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사앱 육성이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습니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충성 고객 확보와 고객 데이터 축적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달앱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으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배달에 이어 이달 14일부터는 포장 주문에도 중개 수수료 6.8%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요기요도 포장 주문 시 7.7%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측은 서비스 품질 향상 및 운영비 증가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반응을 냉랭합니다. 포장 주문까지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면서 대안을 찾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식품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자사앱 혜택을 강화하며 소비자 유입을 적극 유도하고 있습니다. 배달앱의 강점이 편리성인 만큼 자사앱도 사용자 편의성 강화를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메뉴 주문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개편하고 멤버십 별 할인 혜택을 세분화했습니다. 소비자가 할인율을 체감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 빈도도 높였습니다. 새단장 효과는 즉각 나타났습니다. bhc가 지난 2월 새롭게 선보인 뉴 bhc 앱은 출시 한 달 만에 회원 수가 4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3단계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하고 퀵오더 기능, 간편 선물하기 등 기능을 추가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리뉴얼 후 한 달간 자사앱을 통한 주문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시기 출시한 신메뉴 콰삭킹 인기도 앱 활성화에 한몫했습니다. 실제 콰삭킹 출시 이후 앱 주문량은 2배 이상 늘었습니다. bhc는 최근 선릉역 인근에 직영 매장 오픈과 함께 매장 내 QR 방식의 테이블오더 시스템, 자사앱 사전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며 앱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bhc 관계자는 "치킨 업종 특성상 배달 주문 비중이 매우 높은데 배달앱 수수료로 인해 가맹점주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개 수수료가 없는 자사앱을 강화해 가맹점주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달앱 수수료 증가에 저렴한 수수료를 앞세운 공공배달앱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신한은행 등과 출시한 공공배달 서비스 '땡겨요'는 소비자에게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수수료는 2% 이하입니다. 기존 3대 배달앱 수수료(최대 9.7~9.8%)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입니다. 땡겨요는 최초 가입자와 가입 후 주문 이력이 없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두 번째 주문까지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할인 쿠폰을 증정합니다. 서울시와 가맹 계약을 체결한 BBQ는 이달 30일까지 3000원 할인 쿠폰을 추가 제공해 총 할인금액을 8000원까지 높였습니다. BBQ 앱에서 이달 30일까지 신메뉴 마라핫 주문 시 '누누씨 부적카드'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 중입니다. 신메뉴 효과에 방문객도 증가세입니다. 지난 2월 BBQ가 앱과 웹사이트에서 진행한 랜덤 치즈볼 증정 프로모션 3일 동안 자사앱 매출은 전주 동기보다 3배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신규 가입자는 3만명 늘었습니다. 교촌치킨 역시 자사앱 활용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4월 한 달간 월 2회 이상 주문해 KING 등급을 달성한 회원 중 추첨해 신메뉴 교촌후라이드 모바일 교환권을 제공합니다. 교촌치킨은 총 3단계로 멤버십을 운영하며 구매 포인트 2% 적립, 배달·포장 할인, 치즈볼 교환권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치킨 프렌차이즈업계는 자사앱이 가맹점 수익을 높이는 동시에 배달앱 의존도를 낮춰 독과점 구조를 견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카페 프렌차이즈도 자체 앱 활용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디야커피는 올해 1분기 자사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전년 동기보다 약 9% 증가했습니다. 앱 편의성을 개선하고 고객 참여형 프로모션을 확대한 게 주효했습니다. 4월 한 달 동안 픽업 주문을 한 고객 중 선착순 600명에게 아메리카노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디야커피는 자사앱을 통한 주문이 외부 플랫폼 대비 가맹점주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도 선보입니다. 오는 5월 1일부터 베타 테스트 형태로 론칭해 고객 맞춤형 혜택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식품기업과 가맹점주가 배달앱에 지출하는 수수료는 주문 당 10~20% 수준입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 배달앱에 입점하면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대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부담도 함꼐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자사앱 강화는 이러한 배달앱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자사앱을 활용하면 이용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효과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할 수 있다"며 "자사앱이 활성화되면 기업이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가능하고 이를 신메뉴 개발에 활용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화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사앱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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