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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만들고 5년 동안 적자 걱정해 본 적 한 번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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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01, 2024, 06:03:00

[부산에서 만난 사람] 최작기획 최은지 대표

 

부산 = 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달랑 노트북 하나 들고 무자본 1인 창업을 했어요. 가진 게 없어서 겁도 없었나 봐요. 다행히 시작부터 일거리가 끊이지 않았고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그 후 2년간은 400% 이상 성장했던 것 같아요.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일복 하나는 타고 났거든요.”

 

도무지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외모의 소유자인 최은지 최작기획 대표는 6년차 사업가다. 그가 고향 부산에서 회사를 창업한 건 정확하게 5년 전인 2019년 3월 1일. 15년간 몸 담았던 방송사를 박차고 나와 영상을 기획·제작하는 회사를 창립한 사람이다.

 

최은지 대표를 해운대 센텀시티 내에 있는 영상산업센터에서 만났다. 이곳은 부산 영화 영상 산업의 중심지로 KNN, CBS 등의 방송사, 영화의 전당, 부산영상위원회, 부산아시아영화학교를 비롯한 다양한 관계 기관들이 밀집해 있는데, 최 대표가 청춘을 바친 곳이기도 하다.

 

“정말로 미친 듯이 일만 했어요. 처음에는 방송작가가 무슨 일을 하는 건지도 모르고 아카데미에서 공부했고, 방송사에 지원해서 합격을 했는데요. 방송을 기획하고, 섭외하고, 촬영하고, 대본쓰는 일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서울과 달리 지역방송에서는 작가가 거의 모든 일을 다 하거든요.”

 

15년 동안 방송일을 사랑했고, 일터였던 방송사를 사랑했다. 그랬던 그가 퇴사를 한 이유 이유는 간단했다. 그곳은 더 이상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회사를 왜 그만뒀는지 구구절절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방송 정상화를 위한 노조 파업이 있던 시기에 여러 일들이 있었는데, 작가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정도로 말할 게요.”

 

퇴사 후 몇 달을 꼬박 쉬었다. 집 밖을 거의 나가지 않았고, 거의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고, 남들이 만들어 놓은 영상(영화·드라마)만 주구장창 봤다고. 노는 게 지겨워질 때쯤 영상제작을 하는 회사인 지금의 ‘최작기획’을 설립하게 됐다.

 

 

“사실, 방송작가로 일하는 동안 주변에서 ‘니 회사를 만들어라.’하는 말을 많이 했어요. 어차피 글 쓰는 일 외에도 많은 역할을 맡았는데, 특히 협찬 관련 일도 해봤으니 안 될 것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만들었죠.”

 

1인 기업으로 출발했던 회사는 어느새 8명까지 채워졌다. 데스벨리 같은 건 남들 이야기였다.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흑자의 연속이었다.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최 대표는 창업 한 달 만에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스타프로젝트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3000만원 지원받았다. 덕분에 작가겸 연출자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었고 부산 MBC와 계약 후 방송 송출까지 하게 됐다고.

 

“자신감이 붙었어요. 이후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전파진흥원 등 각종 지원사업을 줄줄이 수주했고 자연스레 입소문이 났습니다. 한국케이블TV 방송대상 다큐멘터리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고요, 이후로는 다른 입찰 사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요즘에는 경상남도, 전주, 심지어 서울의 일도 하고 있어요.”

 

최 대표는 다큐멘터리든 예능이든 유튜브든 콘텐츠의 질을 결정짓는 건 결국 기획력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15년 방송 현장에서 잔뼈 굵은 기획력과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아이디어가 최작기획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고 있다.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다소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전 항상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지만 버킷리스트 1번은 책을 쓰는 겁니다. 글 쓰는 일이 직업이다보니 막상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책 제목만 5개쯤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 스릴러 소설이 될지 에세이가 될지 자기개발서가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 꼭 제 이름으로 책을 쓰고 싶어요.”

 

■ 다음은 최은지 대표와 일문일답.

 

- “회사 설립일이 3월 1일이던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 “물론이죠. 일부러 그 날로 잡았어요. 이미 눈치를 채신 것 같은데, 세상을 향해 독립을 선언한다는 뜻을 담은 거에요.” 

 

- “최작기획은 영상제작이 주업이죠?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그것 말고도 여러 분야가 있던데, 정확하게 무얼 하는 회사인가요?”

 

= “주로 방송 프로그램이나 기업홍보물, 광고나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SNS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사 외에도 대학교나 관공서, 박물관 등과 일하고 있고 최근에는 행사 기획과 실행도 하고 있습니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 홍보, 마케팅까지 언뜻 여러 가지 분야 같지만 결국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에요.”

 

- “작가를 하는 동안 혹은 사업을 하면서 재미있었던 일은 뭐에요?”

 

= 방송사를 그만뒀는데, 나도 모르게 몸값이 두 배 이상 뛰었어요. 그냥 오로지 쉬고만 있을 뿐이었는데, 제 빈 자리가 꽤 컸나봐요. 이곳 저곳에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이 오는데 어느새 제 몸값이 두 배를 넘어서더라고요. 제가 꽤 능력이 있나봐요? 후훗

 

그리고, 이 일이 늘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때론 위험한 촬영 현장을 뛰어다니고 밤새워 편집하고 마감에 쫓기면서도 항상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새로운 구상을 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이 일이 설레고 즐거워요. 어쩌면 힘들어도 계속 쏟아붓게 만드는 열정의 원천인 것 같아요. 뭐, 재밌으니까~”

 

- “좀 더 짜릿한 경험 같은 건 없었어요?”

 

= “제일 짜릿했던 순간은 아마도 스텝스크롤에 ‘구성작가’로 이름이 올라가던 첫 방송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힘들고 지칠 때마다 가끔 그 순간을 꺼내보곤 하는데요. 그래서 전 멋진 영화나 방송을 볼 때 가급적 마지막 스텝스크롤까지 꼭 지켜봐요. 제작자들에 대한 나름의 의리랄까, 존경이랄까.”

 

- “사업을 하는 동안에는요?”

 

= “물론 사업하면서는 짜릿한 순간이 더 많았는데, 저희 회사 단독으로 입찰 PT를 했던 때였어요. 한 차례 떨어지고 다음 해에 재입찰을 도전했는데 경쟁상대가 전부 쟁쟁한 서울업체들이더군요. 나름 열심히 발표를 했는데 어찌나 지적사항이 많던지 영락없이 떨어졌다 싶었습니다. 속상해서 동료들이랑 밤새 술을 마셨는데 웬걸 다음날 오전 1위로 수주했다는 연락이 온 거에요. 위로주가 축하주로 변하는 순간이었어요.”

 

-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 “많죠. 방송사 다닐 때도 있었고, 회사를 만들고 나서도 많았어요. 일일이 거론하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어요 마더 데레사도 누군가 분명 뒤에서 욕하는 사람이 있었을거라고. 정신 건강을 위해 가급적 신경 끄고 삽니다. 하하. 맞는 사람들과 일하면 되니까요. 아무튼, 사람들을 만나야 일이 생기잖아요? 그러면 만나야죠.”

 

- “사업하면서 후회할 때도 있었겠네요?”

 

= “당연히 있죠. 왜 이렇게 늦게 사업을 시작했을까. 체질에 맞아요. 더 빨리 시작했으면 더 좋았겠다 싶어요.”

 

- “자신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 “천상 방송쟁이.”

 

 

■ 최작기획의 대표 작품들

 

- 다큐멘터리 <인류가 만든 재난. 빌딩풍이 분다>

- (2021 한국케이블TV. 지역 채널 특집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 수상)

- 부산MBC 메디테인먼트 <수상한 진료실>

- SK 브로드밴드 <부산에 반하다>

- KCA 제작지원작 다큐멘터리 <뉴노멀시대, 바이오를 아시나요?>

-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작 다큐멘터리 <부산항8부두, 주피터 프로젝트>

- 제 29회, 제 30회 영도다리축제

- 기장임랑 썸머 페스티벌 어린이 동요대회

-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SNS홍보 및 영상제작

-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 SNS홍보

- 연암공과대학교, 부산디지털대학교, 국립해양박물관, 산청박물관 SNS 연간 운영 및 영상제작

- 과천국립과학관, 해양수산개발원, 기장군, 진구의회, 동구의회 유튜브 영상 제작

- 동구청, 기장군청, 강서구청, 해운대구청 캠페인 제작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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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태 기자 hopem1@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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