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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공업체 딜레마…‘분유사업을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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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13, 2023, 12:08:00

신생아 10년 사이 50% 감소..생산·판매 등 위축
외국산에 1위 내줘..원윳값 인상도 고민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저출산에 직면한 분유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신생아 수와 함께 분유 시장은 쪼그라들고 있고 프리미엄화, 해외수출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올가을에는 원윳값도 오를 예정입니다. 분유 가격 인상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태어난 신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48만5000명)에 비해 50% 가까이 줄었습니다.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2021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습니다. 올해는 그 수치가 더 떨어질 것이 확실시됩니다.

 

분유를 먹어야 할 아기들이 줄면서 관련 시장도 뒷걸음질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2016년 4559억원에서 2022년 3126억원으로 6년 사이 31.4% 감소했습니다. 

 

분유 생산 규모 감소세도 완연합니다. 식품산업통계정보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조사'에 의하면 영유아식(분유·이유식 포함) 생산량은 2016년 6만5814톤에서 2020년 2만8934톤으로 56% 감소했고 같은기간 생산액은 3013억원에서 2607억원으로 13.5% 줄었습니다.
 

영유아식 제품은 크게 분유와 이유식으로 구성됩니다. 분유는 다시 영유아용·성장기용 조제유와 조제식으로 나뉩니다. 유업체들은 분유 매출만 따로 산정하는 경우는 드물고 주로 분유와 이유식·유제품 등을 합쳐 분유류나 유가공품 등으로 매출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주력제품 판매 부진은 유가공업체들의 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임페리얼XO, 아이엠마더 등을 보유한 남양유업의 분유류 매출은 2017년 2596억원에서 2021년 1772억원으로 31.7%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1926억원으로 약 9% 늘었지만 이는 해외수출 확대에 힘입은 결과입니다.

 

 

산양분유, 트루맘 분유 등을 판매하는 일동후디스의 지난해 매출은 2897억원으로 이중 건강기능식품 부문이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분유, 이유식, 유제품 등의 매출 비중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건기식 성장세와 달리 분유 매출은 큰 변화가 없는 답보상태입니다.

 

분유업계에서는 수입 브랜드의 성장세가 눈에 띕니다. 2021년까지 시장 선두는 매일유업(23%)이었지만 지난해 독일 분유 압타밀에게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2017년 국내 공식 수입된 압타밀은 적극적인 SNS 홍보 등을 통해 아기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존재감이 커졌습니다.

 

매일유업의 유가공품 매출은 지난해 1조3832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지만 대부분 우유와 커피음료, 발효유, 셀렉스 등에서 나온 수익입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5~6%대에서 3%대로 떨어졌습니다. 올 1분기 영업이익 또한 25.6% 감소했습니다.

 

실적부진은 경영 악화와 함께 구조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매일유업은 최근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만 50세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유제품 매출은 줄고 원부자재, 인건비 등 부담은 커지는 상황에서 선제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이긴 하지만 업계 동료들끼리 네트워크도 형성돼 있고 다같이 잘돼야 힘도 나는데 마음이 좋지 않고 분위기가 침체되는 건 사실"이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부에서는 '우리도 돈 쓰지 말고 아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는 단종되는 분유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은 지난 1월 임페리얼XO 유기농(1~4단계)을 단종했습니다. 롯데웰푸드도 지난해 7월 합병 이후 품목 합리화 과정에서 파스퇴르 위드맘 케어솔루션 골드 제품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영유아식품 사업 중단을 알렸습니다.

 

 

오는 2026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해외 유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미국과 유럽의 값싼 우유, 분유 등 수입제품과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국내 원유가격마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오는 10월부터 신선 유제품에 사용되는 음용유용 원유를 1L당 88원, 가공유용 원유는 87원 인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유업계와 소비자 사이에서는 흰 우유를 시작으로 치즈, 아이스크림, 커피 등 가공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의 파장 범위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올해 7월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16.55로 1년전보다 9.3% 올랐고 같은달 아이스크림 지수도 10.7% 상승했습니다. 올해만 4월 남양유업이 두유가격을 평균 4.7% 올렸고 매일유업도 6월 치즈 등 19종 가격을 19% 인상했습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스크류바 등 편의점 공급가를 25% 올렸습니다.

 

7월 분유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8.1% 올랐습니다. 흰우유 3000원 시대가 임박하고 원유 가공식품들이 가격인상 시기를 조율하는 상황이어서 분유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롯데웰푸드는 "결정된 게 없다"거나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는 있습니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일동후디스는 올해 전 품목에 대해 가격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 분유도 인상될 여지는 없을 것"이라며 "다들 가격을 올린다고 같이 인상했다가 판매가 떨어질 수 있기에 마진이 조금 남더라도 최대한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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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weightman@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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