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앞으로 자동차보험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특약 담보가 줄지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해보험사들이 새로운 특약을 신설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손해율 관리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KB손해보험이 업계 최초로 대물배상 확장특약을 신설해 이달 중순부터 자동차보험에 적용한다. 대물배상 의무가입 한도인 1000만원 이상부터는 특약형태로 추가 가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보험료도 소폭 인상될 예정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를 포함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는 자동차보험 특약 신설로 손해율 관리에 나설 전망이다.
자동차보험의 기본 보험료를 올리는 대신 특약을 새롭게 만들어 치솟고 있는 손해율을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9월 말 기준으로 삼성화재를 제외하고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웃돌았다.
KB손보의 대물배상 확장특약은 1000만원 대물배상 의무가입 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별도의 특약으로 가입하는 형식이다. 종전에는 1000만·3000만·5000만·1억·2억·3억원중에서 선택해 가입하는 방식이었다.
차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 보험료는 1.2%~2.5%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물배상 1000만원의 보험료는 15만~16만원 수준, 1억원이면 18만 8000원 가량되며, 2억원이면 보험료가 19만2000원 수준이다. 다만, 내년 4월 1일부터 대물배상 의무가입 한도가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조정돼 약간의 보험료 조정이 있을 예정이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도 비슷한 특약을 검토하는 중이다. 현대해상의 경우는 기본 보험료 인상과 함께 우량고객 유지를 위한 외산차 특약 확대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손보가 우회적인 방법으로 보험료를 인상한 만큼 이들 보험사도 조만간 보험료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KB손보의 이번 특약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물 보험료에 적용시킨 첫 사례다. 빅데이터 활용에 물꼬를 튼 만큼 앞으로 자동차보험 특약이 좀 더 세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흥국화재와 메리츠화재는 KT와 함께 운전습관 연계보험을 개발 중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별 혹은 지역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해 책정할 수 있다. 예컨대, 개인별 주행거리·방식 등을 분석해 기본보험료에 주행거리 만큼의 보험료를 우선 책정한다. 이 후 갱신 때 1년 전에 설정했던 거리보다 실제 주행거리가 짧았을 경우 보험료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지역별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게 책정하는 방식도 가능해진다. 사고가 많은 지역(손해율이 높은 지역)의 사고와 운전자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별 특약을 신설해 보험료를 다르게 계산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전체 보험료를 인상하는 대신 특약을 새롭게 추가해 손해율에 따른 보험료를 적용하는 형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 보험사에서 갖고 있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료를 분석해 자보 손해율 관리를 하는 것이 시장의 흐름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형사의 경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다. 메리츠화재를 포함해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은 이달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2.9%, 5.2%, 5.9% 올리기로 했다. 이들 보험사는 손해율이 95%에 육박해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