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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라임라잇] 빅스비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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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February 17, 2020, 09:02:00

최근 빅스비 존재감 줄어들지만..폭넓은 가전 생태계로 반전 노려

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빅스비(Bixby)가 사라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전자 신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 2020’에서는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20’과 위아래로 접히는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이 이목을 모았지만, 빅스비의 이름을 듣기는 어려웠습니다. 시연 영상에서 1초 정도 언급한 게 다였습니다.

 

삼성전자 인공지능(AI) 비서 플랫폼인 빅스비가 큰 행사에서 모습을 감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갤럭시 노트 10’을 공개하는 자리에 연사로 오른 누구도 빅스비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선 김현석 삼성전자 생활가전(CE)부문장은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를 강조하며 반려로봇이자 사물인터넷(IoT) 허브인 ‘볼리(Ballie)’를 소개했지만, 이 자리에 빅스비는 없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S8’을 시작으로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에 빅스비를 탑재해 왔습니다. 딥러닝 기반 소프트웨어(SW)로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교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소개됐습니다.

 

하지만 아마존 ‘알렉사(Alexa)’와 구글 ‘어시스턴트(Assistant)’, 애플 ‘시리(Siri)’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내놓는 플랫폼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스마트폰 AI 음성 비서 시장에서 빅스비 점유율은 10%로 구글, 애플, 바이두 등에 이어 4위에 머물렀습니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전략 제품군에 빅스비 버튼을 다른 용도로 대체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으며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에는 빅스비 버튼을 아예 삭제해버렸습니다. 삼성전자가 진행하는 외부 행사에서 빅스비의 존재감이 줄어들 때마다 빅스비가 ‘타이젠(Tizen)’이나 에스 보이스(S Voice)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최근 존재감이 미미해졌다고 해서 ‘삼성전자가 빅스비를 포기했다’고 결론짓는 건 지나친 비관론으로 보입니다. 빅스비가 알렉사나 시리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가 스마트폰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까지 눈을 돌린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하드웨어 생태계를 보유한 기업으로써 AI 플랫폼 분야에서 선두로 도약할 여지가 많은 회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까지 출시되는 모든 가전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스마트홈 초창기에만 해도 어떤 가전제품이 집안의 허브가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이제는 낡은 질문이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멀티 IoT 전략’을 추진하며 TV와 냉장고 등 각 가전이 스마트 스피커처럼 허브 역할을 맡는 체계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용자의 음성명령에 대해 가장 가까이 있는 가전제품이 응답하는 ‘멀티 디바이스 웨이크업’도 준비 중입니다.

 

빅스비가 전면에 나서는 대신 생태계를 확대하는 모습을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라는 말 말고 표현할 방법이 있을까요? 물론 낮은 음성 인식률과 생태계 등 극복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지만, 구글이나 아마존과 달리 전통 하드웨어 성향이 강한 삼성전자가 추구할 AI 플랫폼 전략을 앞으로 몇 년은 더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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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기자 jinsol@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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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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