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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인터뷰

캐나다 이민 간 엔지니어 “과정 힘들지만 걱정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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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ne 13, 2019, 06:06:40

“남과 비교하지 않는 문화·높은 시급과 낮은 물가로 생활 만족도 높아”
꿀팁 ‘세가지’1) ‘레퍼런스’ 2) 한국에서 준비하기 3) 세무사 상담 받기

인더뉴스 주동일 기자ㅣ 등을 덮을 정도로 긴 머리를 단정히 묶은 남자가 인터뷰 시간에 맞춰 나타났다. 가족과 함께 6년 전 캐나다 벤쿠버로 이민을 간 엔지니어 신동일 씨였다. 영주권을 받아 생활 중인 그는 내년쯤 시민권을 받을 예정이다.

 

신 씨는 PC방·생선 공장 아르바이트를 거쳐 지난 5월부터 과자 제조업체 이노푸드(Inno Food)에서 엔지니어 일을 시작했다. 이민 생활에 만족하냐고 묻자 “이민 과정은 힘들었지만, 대신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가 사라졌다”고 답했다.

 

◇ “노력해도 나아지는 건 없어 삶의 터전 바꿔보기로”

 

- 이민 준비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7년 전에 이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헬조선’이라는 이야기가 한창 나왔던 때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열심히 일했지만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회사가 많았고, 물가까지 올라 생활 수준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생활하다 문득, 업무량을 바꿀 수 없다면 일할 토양을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캐나다로 떠난 이유는요?

“유치원 교사로 일하던 아내가 국가 장학프로그램으로 캐나다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저보다 먼저 입국해 지금까지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어요. 저는 그때부터 영어를 공부하고 스폰서쉽을 제공할 캐나다 회사를 찾았습니다. 스폰서쉽은 특정 회사가 이민자의 취업과 비자를 보장해주는 걸 말합니다. 19개월에 걸쳐 준비를 끝내고 캐나다로 갔습니다.”

 

- 떠날 때 걱정은 없었나요?

“다른 사람들처럼 저 역시 한국에 남을 부모님과 친척들을 두고 떠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캐나다에 잘 정착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고요. 하지만 이민을 떠나는 분들은 자신이 무언가를 두고 떠나야만 하고, 앞으로 자신의 삶이 완전히 달라질 거라는 것을 빨리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국에 남겨둔 가족과 지위를 모두 내려놓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거죠.”

 

◇ 공채 없는 캐나다, 취업 팁으로 ‘알바’ 꼽는 까닭

 

- ‘내려놓아야 한다’는 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한국에서 ‘화이트칼라’로 지낸 기억 때문에 캐나다에서 현장직 취업을 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캐나다에서 처음부터 화이트칼라로 일하는 건 쉽지 않아서, 결국 이민에 실패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지위를 먼저 내려놓아야 합니다.”

 

- 비슷한 경험을 하셨나요?

“저도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경력을 캐나다에서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1년 반 동안 식당에서 접시를 닦고 2년간 PC방에서 일해야 했죠. 생선 공장에서 톱으로 참치를 자르면서 다친 적도 있습니다. 전자회사에 이력서를 내도 뽑아주겠다는 사람은 없었거든요.”

 

- 한국에서의 경력을 인정받기 어려운 이유가 있나요?

“캐나다는 공채라는 개념이 거의 없습니다. 필요한 인력이 있을 때 인사 담당자가 직원이나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뽑는 식입니다. 대신 추천받은 사람은 ‘레퍼런스’를 내야 해요. ‘레퍼런스’는 일반적으로 최근 5년간 6개월 이상 일한 직장의 동료나 상사들이 써준 추천서입니다. 처음 이민을 오면 레퍼런스를 낼 수 없어 연봉이 높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죠.”

 

- 최근 엔지니어 일을 다시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난달부터 과자 제조업체 ‘이노푸드’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이노푸드는 코스트코 등에 과자를 납품하는 회사입니다. 이곳에서 생산라인을 수리하고 필요한 기계를 만들 예정입니다. 이민 6년 만에 무언가를 만드는 엔지니어로 다시 일하게 돼 기대가 커요.”

 

◇ 높은 시급·연금 제도·낮은 물가로 “저축 잘 안 해”

 

- 캐나다 임금이나 기업 문화는 어떤가요?

“급여를 매달 두 번에 걸쳐 주기 때문에 집값 등 고정비를 내는 부담이 덜한 게 큰 차이입니다. 최저시급은 13.85달러(약 1만2000원) 정도로 한국보다 높고 연금 제도도 잘 만들어져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저축을 잘 안 하는 편입니다. 은행 잔고를 2000달러(약 178만원) 이상 가진 이들이 드물 정도예요.”

 

- 물가는 어때요?

“외식비는 높은 대신 식재료비가 저렴해요. 4인 가족이 짜장면에 탕수육을 먹고 술을 한 잔씩 마시면 13만원 정도 나옵니다. 대신 여느 캐나다 사람들처럼 식재료를 사서 집에서 요리를 해먹으면 식비가 상당히 적게 들어요. 고기나 채소 가격이 한국의 절반 정도입니다. 삼겹살 100g에 1달러(약 891원) 정도니까요.”

 

- 거주비·교통비·의료보험비도 궁금합니다.

“보통 대출을 받아 집을 얻는데, 4인 가족 기준으로 은행에 매달 150만~220만원 정도 냅니다. 교통비는 버스·스카이트레인을 한 번 탈 때 성인요금으로 2800원 정도 듭니다. 미성년자는 1700원 정도 들고요. 의료보험비는 4인 가족 기준으로 매달 75달러(약 6만 7000원)를 내고 무료로 진료·치료를 받습니다. 대신 약값이 이보다 비싼 편입니다.”

 

- 캐나다 이민을 꿈꾸는 이들에게 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한국에서 스폰서십 회사를 미리 정한 뒤에 캐나다에 가서 영주권을 받는 걸 추천합니다. 막연히 캐나다로 간 뒤에 절차를 밟기엔 부담이 큽니다. 또 한국에 집 등이 있는 분들은 이민 전에 꼭 세무사와 상담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한국의 재산을 정리할 때 캐나다에 사는 동안 오른 집값의 양도소득세를 모두 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고민이 있다면 계단 수리 정도”

 

- 이민 과정에서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다면?

“캐나다 영주권을 받는 게 확정되면 외국으로 나간 뒤에 귀국하면서 입국심사관에게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영주권을 받습니다. 이걸 ‘랜딩’이라고 불러요. 그전까진 캐나다 입국심사관에게 말을 잘못할 경우 추방을 당할 수도 있어서 긴장해야 했죠. 랜딩할 때 입국심사관이 ‘이제 너희는 캐나다인이야’라고 말하더라고요. 가장 눈치를 봐야 했던 이들과 처음으로 농담을 주고받은 그 순간은 잊을 수 없습니다.”

 

- 고민은 없으신가요?

“얼마 전에 계단이 망가져서 고쳐야겠더라고요. 사실 그 외엔 고민이 없어요. 캐나다에 온 뒤로 ‘이걸 안 하면 실패하지 않을까’라는 식의 생각을 안 해요. 일 열심히 하면서 가끔 가족들과 영화도 보고, 집안에서 키우는 채소들 수확해서 바비큐랑 먹고, 주말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식사하면서 지냅니다.”

 

- 실제로 주변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일이 드문가요?

“한국과 달리 옆집에서 좋은 차를 사면 ‘우와 차 좋다’고 칭찬해줘요. 그게 끝입니다. ‘옆집에선 뭘 샀는데 우린 왜 못사냐’ 같은 식의 비교는 안 하는 분위기에요. 제가 1달러짜리 티셔츠에 페인트를 묻히고 다녀도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 왔나보다’라고만 생각합니다.”

 

- 목표가 있다면?

“지금 생활을 계속 유지하는 게 목표인데, 금전적으로는 큰 걱정이 없습니다. 별 탈 없이 가족들에게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민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 대신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가 사라졌습니다. 한국에서 일상을 지키려고 일했다면, 캐나다에선 일상을 즐기면서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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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일 기자 jdi@inthenews.co.kr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2024.05.02 16:14:17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 원칙과 세부 작성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밸류업 당사자로 새로운 형태의 공시라는 숙제를 받아든 상장기업에 길라잡이를 제시해 이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적극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기업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배구조'를 한국증시 주요 저평가 요인중 하나로 지목하고 개선방안 공시를 권고하면서 일선 기업들의 수용성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위원회는 2일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흐름도를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기업개요'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이 그 자체로 기업에 대한 완결성 있는 보고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업종, 주요 제품·서비스, 연혁, 재무상태 등 기본적인 정보를 기재합니다. '현황진단'은 기업의 사업현황에 대해 시장환경·경쟁우위요소·리스크 등을 입체적으로 진단하고 다양한 재무·비재무 지표 중 중장기적인 가치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지표를 선정·분석하는 단계입니다. 주요 재무지표는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이익비율) 등 시장평가 ▲ROE(자기자본이익률), ROIC(투하자본이익률), COE(주주자본비용), WACC(가중평균자본비용) 등 자본효율성 ▲배당(금액·성향·수익률), 자사주(보유분·신규취득·소각내역), TSR(총주주수익률) 등 주주환원 ▲매출액·영업이익·자산 증가율 등 성장성 ▲자산 포트폴리오(영업·비영업자산), FCF(잉여현금흐름), 부채비율 등 기타로 분류해 다각적인 지표를 예로 제시했습니다. 비재무지표는 지배구조 관련 일반주주 권익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을 위한 여러 요소를 기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항목 및 기관투자자 등 시장참여자가 주목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합니다. 가령 상장기업이 성장성 높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분할자회사를 상장하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이슈가 있다면 기업은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보호·증진하는 계획을 설명하거나 물적분할 후 분할자회사를 비상장 완전자회사로 유지하는 계획을 밝히는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쪼개기 상장'은 핵심사업부를 자회사로 쪼개 신규상장하면서 모회사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또 다른 예로 상장기업 지배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이슈가 있는 경우 상장기업과 비상장 개인회사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확한 사실관계와 향후 계획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통한 감사 독립성 강화도 좋은 예시로 기업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밝힐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목표설정'에서는 일시적·임시방편적 개선이 아닌 중장기 목표를 제시합니다. 중장기적 사업전략없이 단기적인 주가부양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계량화된 수치로 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정성적인 서술 또는 구간제시 등 다양한 방법의 목표설정도 가능합니다. '계획수립'에서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며 사업부문별 투자, R&D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배당 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처분 등 다양한 사업전략적·재무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은 연 1회 공시 사이에 어떤 노력을 이행했는지 잘된 점과 보완 필요사항을 기재(이행평가)하고 주주·시장참여자 의견이 경영에 반영될 수 있는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쌍방향 '소통'을 확대합니다. 상장사 이사회는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적절히 수립·이행하는지 감독하고 필요하다면 이사회 보고, 심의 또는 의결을 거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금융위는 강조합니다. 공시는 연 1회 등 주기적 공시와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공시 병행이 권장되며 예고공시도 가능합니다. 이번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중으로 확정·발표될 예정입니다. 이후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공시를 시작합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기업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며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유관기관은 밸류업 세제 지원방안 마련·발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우수기업 표창 등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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