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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얼큰한 아구찜에 소주 한 잔 '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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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ly 29, 2014, 09:07:10

[아내와 외식하기] ③ 정릉 수선화아구찜

블로그와 각종 뉴스에는 맛집 정보가 넘쳐 납니다. 보고 찾아가면 좋은 맛집도 있지만,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담백한 식당평은 없는 걸까요. 꼭 맛집은 아니더라도 마음 편하게 식사할만한 동네 식당이 있지 않을까요. 인더뉴스 라이프&스타일팀이 새로운 코너 <아내와 외식하기>를 선보입니다. 제값 주고 사먹은 음식에 대한 진짜 정보들입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라이프&스타일팀] 아구찜의 표준어 표기는 아귀찜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표기에 따르면 아귓과의 바닷물고기. 몸의 길이는 60cm 정도이고 넓적하며, 등은 회갈색, 배는 흰색이다. 머리 폭이 넓고 입이 크다. 비늘이 없이 피질 돌기로 덮였고 등의 앞쪽에 촉수 모양의 가시가 있어 작은 물고기를 꾀어 잡아먹는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필리핀, 멕시코 등지의 태평양 연해에 분포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아귀찜보다는 아구찜이라 불러야 맛이 있어 보인다. 경상도 사투리의 승리인가.


아구찜으로 유명한 수선화는 안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 우측으로 쭉 내려가다 골목으로 들어가야 찾을 수 있다. 평소 아내가 좋아하던 불타는 돼지옆이니 그럭저럭 잘 찾아갔지만, 초행자는 찾기가 꽤 어렵다. 스마트폰 지도 앱에 위치를 입력하고 걸어가는 것이 편하다.



 지난 번, 장인어른 장모님과 우이동에 낙지를 먹으러 갔다가, 맛있게 먹고는 그날 저녁부터 3일간 배앓이를 했다. 아내는 걱정을 했고, 이후 나는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혔다. 이날 수선화에서도 아내는 당연한 듯 주인에게 안 맵게 만들어 주세요라고 말했다. 남편 체면이 말이 아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맛있게 먹었다. 약간은 옛날의 맛이다. 과한 감칠맛보다는, 재료의 맛을 살리는 요리법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옛 맛을 이어가는 자부심이 있어 보였다. 남은 소스에는 볶음밥을 해 먹었다. 아내는 싫다고 했지만, 정작 볶음밥이 나오자 숟가락을 들고 같이 먹는다. 나는 이런 아내의 모습이 좋다. ‘큰 딸같다고 놀리기는 하지만.



사실, 이런 메뉴에는 한 잔 소주가 필요하다. 아내에게 호기롭게 한 잔 달라고 해보지만, “안 돼. 건강 챙겨야지라는 한 마디에 깨갱입을 다물게 된다. 수선화에서는 아구 외에 홍어찜도 팔지만, 홍어를 먹지 않는 이유로 아쉽게 맛을 보지는 못했다.


밥을 먹고 계산을 하러 나왔다. 아차, 신용카드 승인이 되지 않는다. 아내가 과소비를 줄여야 한다며 한도를 줄여놓은 결과였다. 하지만 주머니 속에 체크카드 한 장이 있어 긁었는데 결제가 됐다. ‘나이스’. 단돈 3만원이 결제가 되지 않는다니 한편으로는 서글프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당신 때문에 무전취식할 뻔했다고 핀잔을 주기는 했지만, 아내는 내 팔짱을 꼭 꼈다. 알뜰한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 돼야 할 텐데.


데이트 이어가기

 

수선화에서 나오는 길에 오른편으로 좀 내려가다 큰 길을 건너면 숭덕초등학교가 있다. 이 지역 랜드마크격인 학교다. 수십 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체육대회도 크게 한다. 학교 바로 옆에 보그너(BOGNER) 카페가 있다. 자주 가는 곳이다. 아늑한 분위기에 꽤 시원하다. 커피도 맛있다. 결혼 전 데이트를 할 때에는 잘 생긴 남자분이 서빙을 봤는데, 요즘은 여성분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아내가 보그너 가자는 소리를 안 하나.’

숭덕초 옆길을 따라 올라가면 대일외고가 있다. 자녀를 특목고에 보내고 싶은 부모라면 그 길을 함께 올라 학교 구경을 하면서, 자녀의 공부 의지를 확고히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흔히들 서울대 투어를 많이 가는데, 초중학생에게 서울대보다는 자신이 가고 싶은 고교부터 가보는 것이 현실감이 있을 수 있다. 보그너 커피 앞에서 1164번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다.


다른 맛집

 

서울 서부 지역에 살고 있다면 신월동 강월초교입구 사거리 쪽에 위치한 아구랑·꽃게랑도 맛있다. 어머니의 단골집이라 몇 번 가봤는데, 이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신흥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다. 낙지와 꽃게, 아구로 만드는 모든 것이 메뉴다. 아구찜 대()를 시키면 낙지를 큰 놈으로 한 마리 얹어 준다. 그 맛이 또 꽤 특별하다. 아구랑·꽃게랑은 감자전을 함께 주는 것이 특징이다. 입이 얼얼할 때 감자전 하나 입에 넣으면 진정이 되는 묘미가 있다.

 

*수선화

주소: 서울 성북구 정릉동 139-43

전화: 02-914-9965

 

*보그너커피 서경대점

주소: 서울 성북구 정릉117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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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팀 기자 hopem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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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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