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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인터뷰

방송작가에서 스토리 디자이너로..오십, 이야기 잔치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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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01, 2018, 11:10:34

국내 1호 스토리 디자이너 유희경 작가..방송작가 25년 환경·문화 등 교양 다큐 직접 기획
“스토리를 세련되게 구성하는 게 내 일”..‘만학도 출신 최우수장학생 졸업’ 인생 스토리텔링도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유투브 크리에이터, 심리 기획자, 스토리 디자이너···.


이름하여 ‘신종 직업’들이다. 이전엔 영상 콘텐츠 제작자, 심리 상담가, 작가로 불렸던 직업들이 새로운 시대에 맞춰 진화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1인 미디어가 각광받으면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킬링 콘텐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이런 콘텐츠의 핵심은 스토리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 기존 이야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일, 즉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중의 시각에서 최적화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공감을 끌어내는 일을 업으로 삼은 '스토리 디자이너' 유희경 작가를 만났다.  

 

유희경 스토리 디자이너는 본인을 이야기꾼으로 소개했다. 잡지사 기자를 거쳐 25년 방송작가 경력을 통해 창의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토리 디자이너로 발전했다. 기존에 있는 이야기에 아이디어를 가미해 글, 영상, 전시 작품으로 보여주는 직업이다. 


“미디어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대중의 흐름을 재빠르게 읽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요. 기존 콘텐츠를 좀 더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엮어서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내는 작업이요. 모두가 봤을 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것,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 바로 스토리를 디자인하는 일이죠.”


그는 대학 졸업 후 신문기자를 꿈꿨다. 여러 신문사 시험에서 낙방한 끝에 당시 유명했던 종합 여성지 '여원(女苑)'의 기자로 취직했다. 하지만, 3개월 수습 기간 중 우연히 KBS로 취재간 것을 계기 삼아 '방송작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고, 당시 생소했던 '프리랜서 방송작가'를 하겠다고 나서니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 일이 좋았던 그는 방송국에서 휴일도 없이 일에만 전념했다. 1990년 KBS2에서 방영한 '언제나 젊음'이라는 60분물 종합구성 프로그램이 첫 작품이었다. 


“함께 일했던 PD가 1호 여성 PD여서 서로 24시간 붙어서 일했는데, 정말 재미있었고 보람 됐어요. 그 땐 작가 한 명이 모든 일을 했죠. 덕분에 스튜디오, 주제토크, 야외 등 여러 포맷의 방송 시스템을 배울 수 있었고, 프로그램 끝날 때 내 이름이 스크롤에 올라가면 너무 뿌듯했어요.”


어느덧 작가로 15년 차에 접어드니 기획일에 안목이 생겼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줄곧 맡아온 유 작가는 MBC 다큐스페셜 '종자전쟁! 그 희망의 열쇠'라는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다. 이 프로그램은 애착이 가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기획하는 내내 무척 속상했던 경험이 있다. 

 

“생물 자원을 취재하면서 식물 종자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논문 등을 찾아보니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겪은 우리나라는 토종 식물 종자를 다른 나라에 많이 빼앗겼더라고요. 대표적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는 구상나무가 우리 식물인데, 지금은 로열티를 내고 있잖아요.”


유 작가는 취재를 하면 할수록 너무 분하고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생물과 곤충 등은 가치가 어마어마한데 제대로 못챙기고 오히려 돈을 지불하고 있으니, 화가 났다는 것이다. 환경 다큐 프로그램은 '방송위지원금선정작'으로 상까지 받았다. 


“이런 분야는 기획부터 방송까지 어렵지만 시청률은 기대이하였어요. 하지만, 꼭 다뤄줘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했고, 이후 국내 부품산업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당시 정말 생소했던 트렌스젠더의 이야기도 다뤘습니다. 이러니 제가 예능 쪽이랑은 안 맞죠. 하하.“

 

MBC로 옮기면서도 아침 교양 프로그램을 맡았다. 육아를 병행하면서 케이블 방송 위주로 일했고, 비슷한 시기 기업의 광고·홍보 문구를 쓰는 일을 제안받았다. 경기도 화성에 '향남제약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의 프로젝트였다. 업계에 소문이 났는지 일이 끊이지 않았다. 

 

일복이 많았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특히 첫째와 둘째 아이를 낳으면서도 경력 단절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썼고, 워킹맘으로 마음 고생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일만 바라보고 앞으로 달렸다. 스스로도 일밖에 모르는 워커홀릭이라고 평했다. 

 

만학도의 길도 걸었다. 마흔 넘어 진학한 대학원(성균관대 문화콘텐츠학)에서는 3학기 내내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졸업 때에는 최우수학생으로 총장 표창의 영예도 얻었다. 이 시기 대규모 행사의 기획안 스토리 구성을 맡는 일과 기업의 사사를 만드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기존의 이야기에 창의적인 내용을 더해 스토리를 디자인했다. 백제 문화제 미디어 파사드 '백제의 혼' 스토리텔링 작가로 참여했다. 충북지식산업진흥원 돌미로공원 미디어 파사드 작업도 맡았다. 

 

 

“백제문화콘텐츠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구성해 미디어 파사드(건물 외벽 LED 조명 등 활용한 영상표현기술)를 연출했어요. 백제 선화공주 이야기를 재미있게 각색했는데, 금강을 타고 가면서 연꽃에서 빛이 나오는 등 백제식건물에 표현했습니다.“

 

웰크론그룹의 25주년 사사(社史)도 유 작가의 작품이다. 기업의 역사를 스토리텔링 구조로 제작, 소설책 읽듯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도록 구성했다. 웰크론그룹 사사는 '2017년 대한민국커뮤니케이션 대상 사사부분 우수사사대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올 11월에 개최되는 2018 제주국제감귤 박람회 역사관 콘텐츠의 스토리디자이너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쉼없이 달려온 그는 아직도 일에 대한 열정이 넘쳤고, 아이디어도 샘솟는다고. 

 

“최근엔 설명하기 힘든 직업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스토리텔러는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거라면 스토리 디자이너는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재창조하고, 세련되게 포장하는 일을 하죠. 지금도 여러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인터뷰 말미에 유 작가에 '국내 1호 스토리 디자이너'로 소개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손사래를 쳤다. 거창하게 소개되는 일은 쑥스럽다며, 조용히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제 사주에 보면 70살까지 일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일은 정말 많아요. 스토리 디자이너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능력있는 작가 후배들과도 같이 일하고 있어요. 요즘엔 일이 넘치다보니, 같이 일할 수 있는 후배 양성에도 관심이 가네요. 전 정말 일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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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영 기자 eileenkwon@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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