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일반(기업)보험 판매에 주력하겠다며 지난해 국내에 진출한 알리안츠 글로벌 코퍼레이트 앤 스페셜티(AGCS, 이하 알리안츠손보)의 지난해 주 수입원은 재보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안츠손보는 최근 국내 진출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향후 리콜보험 등 기업보험 판매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의 97%가 국내 재보험(수재) 수입보험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사실상 재보험 영업을 하러 들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알리안츠손보(한국지점 대표 노창태)가 회사 홈페이지에 공시한 ‘2017년 경영현황자료’에 따르면, 알리안츠손보의 지난해(6월~12월) 기업보험 원수보험료는 약 4억원이며 국내 수재 수입보험료는 약 125억원이다.
129억원의 지난해 보험료 수입 가운데 고작 4억원(약 3%)만 기업보험 판매 실적에 해당되는 셈이다. 알리안츠손보는 작년 하반기에 특종보험 12건(2억원)과 해상보험 5건(2억원)을 파는 데 그쳤다.
그동안 알리안츠손보 측은 한국이 세계 11번째, 아시아 4번째 경제 대국이라는 점을 들어 기업·특수 보험 분야에 상당한 성장 기회가 있다고 말해 왔다. 특히, 지난 16일에 열린 국내 진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는 리콜보험 설명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며 기업보험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알리안츠손보가 과연 기업보험 영업에 의지가 있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국내 진출 초기에는 재보험 영업을 통해 수익을 낼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기업보험 판매 비중이 생각 보다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알리안츠손보가 국내에서 재보험 영업을 하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다만, 대외적으로 리콜보험 등 일반보험 영업을 강조하면서 대부분의 매출을 재보험을 통해 올리는 모습은 외부에서 보기에 모양새가 좋지 못 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모 보험중개업체 관계자도 “알리안츠손보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 처음 들어오면서부터 재보험 영업에만 집중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리콜보험 등 기업보험에 대한 강조는 사실상 국내 진출에 대한 명분 쌓기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알리안츠손보 한국지점 측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한국지점은 언론 대응 권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안츠손보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언론 대응 부서는 싱가포르에 있어 한국지점은 따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관련 내용을 싱가포르 본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