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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의 나·혼·다] 내가 이러려고 일본라멘을 먹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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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09, 2018, 13:03:41

(나 혼자 다한다) 세븐일레븐 히노아지 돈코츠라멘, 훌륭한 국물·애매한 면발..별점 ★★★☆
히노아지 돈코츠카라미소라멘, 적절한 매운맛·조화로운 면과 국물..별점 ★★★★

[조성원 칼럼니스트] 사실 혼먹이나 혼술이나 말이 쉽지, 집 밖에서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매번 편의점이나 김밥들이 산다는 천국만 이용하다 보면 ‘내가 이러려고 혼밥족이 됐나’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나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들죠.(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착각입니다)

 

그래도 뭔가 그럴듯한 걸 먹고 싶을 때 떠오르는 곳들 중 하나가 바로 일본라멘 전문점입니다. 비단 라멘집뿐 아니라 일본 음식 전문점들은 내부 인테리어가 혼자 앉아 먹기 절대 어색하지 않게 꾸며져 있습니다. 여차하면 조리실 바로 앞의 바 테이블을 이용해도 되죠.

 

거기다 인기를 얻고 보편화 된지 상대적으로 오래되지 않은 탓에 트렌디한 감도 있어, 일본라멘집들은 혼밥족들의 ‘먹방’ 코스로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저 역시 동네 인근부터 유명세를 떨치는 맛집까지 자주 이용하는 편이고요.

 

며칠 전 세븐일레븐에 들렀다 일본라멘 컵용기 제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찾아보니 ‘일본식 생라면 전문점인 히노아지와 브랜드 제휴를 맺고 일본 정통 라멘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 신제품이라는군요. 3000원에 두 종류가 출시됐습니다.

 

별의별 것들이 다 나오는 요즘 편의점이라지만 일본라멘이라니. 놀라움과 반가움에 의혹과 우려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와중에 일단 집어 들었습니다.

 

먼저 ‘히노아지 돈코츠라멘’입니다. 잠깐 용기 옆면의 설명을 볼까요. ‘수타식 제면기로 진공에서 반죽한 후 숙성과정을 거쳐 쫄깃한 면발’과 ‘국산 돼지사골에 마늘농축액을 사용해 느끼하지 않은 진한 돈코츠 맛’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내용물은 면, 건더기스프, 액상스프, 마늘 풍미유로 이뤄졌습니다. 먼저 면과 두 스프를 투하한 후 뜨거운 물을 붓고 전자렌지에 2분에서 2분 30초간 돌립니다. 주의할 점, 웬만하면 2분 30초까진 돌리지 마세요. 오랜만에 전자렌지 바닥을 청소해 보고 싶다면 그리하셔도 되고요.

 

렌지에서 막 꺼내 마늘 풍미유를 넣으니 기분 좋은 마늘향이 입맛을 돋우는군요. 국물맛이 상당히 훌륭합니다. 일반적인 돈코츠라멘의 풍미를 꽤나 잘 구현해 내는군요. 단, 물은 용기의 기준선보다 좀 더 많이 넣으시길 바랍니다. 좀 짭니다.

 

수타식 제면기를 강조한 면의 식감은 용기면이란 걸 감안해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대만큼 쫄깃하지 않고 국물과의 조화도 딱 떨어지진 않습니다. 건더기스프는 딱히 뭐가 없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곰탕맛 라면의 건더기스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돈코츠라멘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차슈’일텐데, 3000원짜리 용기면에 이것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죠. 차슈가 아쉽다면 옆에 놓인 수육제품을 사서 같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합니다.

 

다음, ‘히노아지 돈코츠카라미소라멘’입니다. 이름이 길죠? 쉽게 ‘매운 일본된장’맛 라멘으로 보면 됩니다. 역시나 용기의 설명을 보니 ‘돈사골과 매운고추로 진하고 칼칼한 맛을 살린 국물’의 ‘히노아지 최고 인기 라멘’이라는군요.

 

면, 건더기스프, 액상스프에 고추씨 기름이 첨가된 마늘 풍미유로 구성됐습니다. 조리 방법은 앞 녀석과 동일. 주의할 점, 일상에서 얻은 교훈은 반드시 기억해 둡시다. 연속해서 전자렌지 바닥 닦기 싫으면 말입니다.

 

마늘풍미유를 넣고 잘 섞어 국물을 한 입 떠 봅니다. 고추기름의 풍미가 먼저 입 안을 장악하고 곧바로 일본된장의 은근한 맛이 감도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면 자체의 맛과 식감은 두 제품이 똑같습니다만 국물과의 조화는 카라미소라멘 쪽이 좀 더 좋은 느낌입니다.

 

매운맛도 적절해서, 매운 것 잘 못 드시는 분들이나 좋아하시는 분들 모두 싫다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취향에 따라선 매운 걸로 해장하시는 분들도 만족하겠습니다.

 

건더기스프를 짚고 가야겠습니다. 용기에 찍힌 사진(조리예라고 하죠)에도 나와 있듯이, 보통 일본 라멘집에서 파는 매운맛 라멘에도 고명으로 다진 볶음고기가 올라갑니다.

 

앞의 ‘돈코츠라멘’이야 차슈가 없는 것이 이해가 됐지만, 다진 고기 정도의 건더기는 일반 라면에도 자주 들어가는 건데 구현이 어려웠을까요. 면 외엔 딱히 씹히는 것이 없어서 더 아쉬운 느낌입니다.

 

총평입니다. 먼저 ‘돈코츠라멘’은 좀 짠 감이 있지만 돈코츠만의 육수 맛을 훌륭히 재현한 게 인상적입니다. 면과 국물이 썩 조화롭지 못한 점, 차슈의 부재가 좀 아쉽군요. 별점은 ★★★☆. 별 반개는 일본라멘 중 정통 돈코츠라멘을 가장 좋아하는 제 취향을 반영했습니다.

 

‘돈코츠카라미소라멘’은 기름진 맛 때문에 은근히 호불호를 타는 ‘돈코츠라멘’보다 한국인 입맛에 더 잘 맞을 듯합니다. 역시 건더기가 허전하지만 면과 국물의 조화도 좋은 편이고, 매운 맛도 적절해서 만족스럽습니다. 별점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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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칼럼니스트 기자 mirip@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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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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