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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보험사의 자살보험금 ‘일부 지급’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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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anuary 15, 2017, 18:01:06

[보험으로 세상보기] 신뢰는 보험사의 자산..고객의 신뢰를 잃는 행동이 곧 ‘배임’ 아닌가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해결이 어려워 보이던 생명보험사 자살보험금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돼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던 빅3 보험사가 일부지급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한 겁니다.

 

언뜻 보기엔,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는 보험사들이 금융감독원의 성화에 못 이겨 입장을 선회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 보험사는 대법원 판결에 근거해 지급 의무는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을 ‘야박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빅3 보험사의 전체 미지급금 규모는 약 3600억원으로 큰 액수이긴 하지만, 한 해에 수 천억원 내지 수 조원의 이익을 내고 있는 세 보험사들이 감당 못 할 금액은 아니라는 것이죠. 실제로 삼성생명의 지난해 1~9월 당기순이익은 무려 2조 1350억원에 달합니다.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에 적극 나서지 못 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배임죄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배임죄란 타인을 위하여 그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는 죄’로, 형법 제355조 2항에 명시돼 있습니다.


대법원이 지난해 10월에 보험금 청구 소멸시효 2년이 지난 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선 대법 판결에 반대되는 행위를 하게 되면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라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빅3 보험사들이 내놓은 대안이 바로 미지급금 일부 지급입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보험업법 상 기초서류(약관) 준수 위반규정이 법제화된 2011124일 이후 청구된 보험금만 지급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교보생명은 배임을 우려해 위로금이라는 명칭을 쓰겠다고 했고요.

 

삼성생명은 두 보험사와는 조금 다른 대안을 내놨지만 일부 지급이라는 큰 틀에서는 다른 회사들과 같습니다. 먼저, 보험금 지급 기준 날짜를 2011124일과 201295일로 잡았습니다. 후자는 금감원이 자살보험금에 대해 보험사들에 지급결정을 내린 날입니다.

 

2011124일부터 201295일 사이의 미지급 건에 해당하는 보험금은 자살예방 사업에 쓰고, 201296일 이후 미지급 건에 대해서는 고객들에 보험금을 주기로 한 것입니다배임죄 성립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느껴집니다.


만약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약 600억원,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약 180~200억원 정도를 내놓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미지급금 규모의 약 28%정도입니다.

 

이것으로 문제가 과연 해결이 될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먼저,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누구는 보험금을 받고 누구는 보험금을 못 받게 되는 상황은 유가족 입장에서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겁니다.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이죠. 단 며칠, 몇 주 차이로 지급 여부가 엇갈릴 경우, 추후 분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특히, 배임을 우려해 보험금을 한 푼도 지급할 수 없다고 했던 것이 세 보험사의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28%정도의 금액은 지급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 이정도 돈은 지급해도 배임이 성립되지 않는 것일까. 얼마까지는 배임이고, 얼마까지는 배임이 아닌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쨌든, 빅3 보험사는 말 바꾸기를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선 배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금감원의 제재를 최대한 면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은 사람들이 느끼기에 꽤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이번 자살보험금 사태는 사전에 관리감독을 철저히 못한 금감원의 책임도 분명 있습니다. 그래서 보험사들이 다소 억울해하는 것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닙니다. ‘안 줘도 된다’라는 대법원 판결도 나온 마당에, 무조건 주라고 하는 금감원의 태도가 일종의 갑질로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 게 현재 보험사가 처한 상황이라면, 빅3 보험사들이 배임의 범위를 넓게 적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보험사에게 있어 신뢰라는 가치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일 텐데요.  그래서 고객의 신뢰를 잃는 행위가 장기적으로는 더 큰 배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현재 보험사들이 배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고객들에게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함으로써 신뢰를 유지하는 게 더 큰 손해를 막는 방법일 수 있다고 주주들을 설득하면 안 될까요? 초짜 기자의 순진한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발상의 전환이 없다면 자살보험금과 관련현 논란과 파장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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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혁 기자 jjh27@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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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 업체 獨 플랙트 2.4조원에 인수…8년만의 조단위 M&A

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 업체 獨 플랙트 2.4조원에 인수…8년만의 조단위 M&A

2025.05.14 09:45:52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FläktGroup, 이하 플랙트)을 인수하고 글로벌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합니다. 삼성전자[005930]는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유로(한화 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인수 절차는 연내에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의 조단위 인수합병(M&A) 성사는 2017년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이후 8년 만입니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냉난방공조(HVAC) 업체로 고객별 니즈에 맞춘 제품과 설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형 데이터센터 ▲박물관·도서관 ▲공항·터미널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 왔습니다. 특히,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뛰어난 제품 성능과 안정성, 신뢰도 있는 서비스 지원 등으로 높은 고객 만족도를 확보하며 빠른 성장세를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플랙트의 데이터센터 설루션은 에너지 절감을 통해 저탄소·친환경 목표 달성이 중요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용량, 냉각효율의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플랙트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 Award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데이터센터 외에도 글로벌 톱 제약사,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60개 이상의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공조사업은 가정과 다양한 상업, 산업 시설에 최적의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온습도를 제어하는 산업으로 지구온난화, 친환경 에너지 규제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공조사업 중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은 2024년 610억달러에서 2030년 990억달러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중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로 공조 시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글로벌 공급 경험, 설계와 설루션 제시 역량을 갖춰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입니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로봇·자율주행·XR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 플랙트를 전격 인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빌딩 통합 제어 설루션(b.IoT, 스마트싱스)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 설루션(FläktEdge)을 결합해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서비스, 유지보수 사업의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가정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중심의 개별공조(덕트리스) 제품으로 공조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4년 5월에는 미국 공조업체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삼성전자의 기존 판매채널에 레녹스의 판매채널을 더해 북미 공조 시장 공략도 강화한 바 있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라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앞서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AI(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메드텍(소니오), 오디오·전장(룬,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등 미래 성장 산업 관련 기업을 잇따라 인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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