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한재학 기자] “무용을 접목시킬 수 있는 장르나 범위는 한정돼 있지 않아요. 단지 음악으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신경써야 할 게 많지요.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해요. 스스로 어렵게 가면 보는 사람들도 어려워 하더라고요.”
퓨전이 유행이다. TV에는 먹음직스러운 퓨전 요리가 방영된다. 퓨전 음악, 퓨전 사극을 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무용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무용에 어려 가지를 접목시켜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사람이 있다. 최혜경 선아예술단 이사장이 바로 주인공이다.
“한국무용하면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것은 살풀이나 승무에요. 사실 많은 장르중에 하나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한국무용을 직접 관람한 사람은 전체 국민의 2%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직접 보지도 않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지죠. 이걸 바꾸고 싶었어요.”
최혜경 선아예술단 이사장은 전통을 살리는 범위 내에서 무용을 끊임없이 다른 장르와 접목한다. 역동적이고 빠른 음악을 쓰고 동작도 과감하게 변형한다. 인기 팝송, 아프리카 음악, K-POP은 지금까지 그가 접목한 음악은 실로 다양하다.
선아예술단 홈페이지에 가보면 지금까지 어떤 공연을 해왔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풍류도, 검무, 태평무, 천상 등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문화가 녹아있다. 예술단 소개 첫머리에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문화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취약 계층에게 한국무용에 대한 교육과 공연 등을 통해 누구나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자 함.” 최혜경 이사장이 홈페이지 소개말을 직접 작성했다.
“중학생때부터 공연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했어요. 고등학생일 때는 작은 장사를 해서 수익을 내 기부하기도 했고요. 어릴 적 꿈은 사회복지사업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었어요. 지금은 성동구 청소년 봉사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그는 인터뷰 도중 사람들이 문화적 혜택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가 공연을 하는 진짜 목적은 한국무용에 대한 편견을 바꾸기 위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춤을 마음껏 추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가 춤을 추고 공연을 하는 목적은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서다.
“사람들이 문화를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한번은 행복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것에 대한 강연을 들은 적이 있어요. 1위가 건강, 2위가 재력이라는데, 3위에서는 의견이 엇갈리더라고요. 저는 바로 즐거움이라고 했거든요.”
그는 무용을 통해 그런 즐거움을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저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그러면 그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야 돼요. 일반인들 눈높이에 맞추고 호응을 이끌어내려면 항상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석사까지는 무용을 전공했지만 박사과정에서는 공연예술을 전공한 이유에요.”
유년시절부터 춤만 춰왔던 그에게 공연 예술은 처음 접하는 장르였다. 또한 공연예술을 홍보하는 분야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 그는 공연예술로 기획안을 쓰느라 밤잠을 설친 적도 있고 문화체육관광부나 서울문화재단에서 하는 공연참여기획서도 채택되지 않은 적이 있다. 비즈니스는 그에게 생소한 영역이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힘들어요. 심적으로 부담감이 크죠. 올해 12월부터는 컨설팅과 기획분야를 파트별로 나눠서 운영하려고 해요. 제가 좋아하는 춤을 가지고 알리려다보니 즐겁게 했는데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보다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공연예술 분야를 택했습니다.”
그는 비즈니스에서 겪은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하지만, 춤 얘기를 할 때는 눈빛이 반짝였다. 말투도 부드러워지고 자신감도 묻어났다. 공연에 대한 그의 열정이 풍겨져 나왔다. 특히, 그는 리허설을 하다가 넘어져 부상을 당한 적이 여러 번 있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진통제 두알을 삼키며 공연을 마쳤다고.
“리허설을 하다보면 목소리도 커지고 조금은 흥분이 돼요. 다쳤을 때 병원에 가서 진단해보니 갈비뼈 3대가 부러졌더라고요. 보험에 가입한 게 있어서 다 보장받았어요.”
'보험이라고?' 내친 김에 보험에 관해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아니나 다를까 남다른 이야깃거리가 있었다. 그는 대한교육보험(現 교보생명) 시절 보험 모집인 번호를 받았던 경험을 들려줬다.
“예전에 받았던 저의 모집인 번호를 지금도 잊지고 있어요. 형부가 당시 대한교육보험에 재직하고 있었는데, 그 때 처음 모집인 권유를 받았죠. 24살이었어요. 모집인 공부를 하면서 보험에도 가입하게 됐고요. 지금도 그 나이에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는 게 이르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때는 상대적으로 더 빠른 겁니다.”
보험을 판매한다는 것.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쉽지 않았다. 어려운 용어에 진땀을 뺐다. 그러나 그는 뭐든지 열심히 하는 성격이었다. 무용 연습이 없는 오전 시간을 활용해 보험 모집인을 시험을 통과했다. 다른 사람에게 보험을 소개하려면 본인이 완벽히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공연할 때 보인 특유의 꼼꼼함을 모집인 시험때도 발휘한 것이다.
“보험을 공부하면서 '보험은 반드시 필요한 상품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결혼 날짜가 나오자 남편에게 보험을 가입시키고 저도 가입했죠. (웃음) 이때 부부만세보험, 교육보험, 암보험, 적금식 보험에 가입했어요.”
그도 이때까지만해도 보험의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느끼지는 않았다. 이후 아이를 출산하면서 입원을 했을 때 여러 혜택을 받았다. 이후 보험에 대한 관심은 커져 갔다 이후 종신‧암‧변액‧연금‧실손‧치아‧자동차‧주택화재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의 이론과 목적을 알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보험에 가입하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적은 돈이라도 꼭 보험에 들려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미래가 보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보험에)가입하게 되는 거에요.”
보험 모집인 경험이 있고, 여러 보험에 가입한 그는 보험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에 대해 선명한 의견을 피력했다. “보험사가 가져가는 이익을 소비자에게 환원을 해주면 일정 부분은 다시 보험사로 돌아온다고 봐요. 종신보험에서도 설계사들에게 돌려주는 부분을 더 높여줘야 하고요. 보험사가 이 부분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춤에 관해서든 보험에 관해서든 그의 생각과 그것을 표현하는 말의 중심에는 사람이 자리잡고 있었다. 춤을 추는 이유,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 강사로 활동하는 이유, 보험이 개선해야 할 점 등 항상 사람이 빠지지 않았다.
“꽃도 향기가 있고 술도 향기가 있잖아요.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간다고 해요.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대요. ‘인향만리’라고 해요. 그래서 어떤 꽃이나 술의 향기보다 사람의 향기가 오래 멀리 간다는 거죠.”
다음은 최혜경 이사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공연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성격이 하나부터 끝까지 다 챙기는 스타일이다. 단원들 식사부터 소품까지 꼼꼼히 챙긴다. 하루는 잘 하겠지 생각하고 잠시 소흘한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 1시간전에 의상이 빠진 걸 확인했다. 전화하고 영상 통화하고 퀵 서비스 불러서 의상을 조달했다. 다행히 공연은 무사히 마쳤지만 지금도 생각날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
▲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면서 항상 직원들과 식사를 하는 것을 봐왔다. 사람들을 항상 챙기는 모습을 보며 자랐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예술단에 단원들과 함께 사무실에서 밥을 자주 먹는다. 반찬도 대부분 직접 만든다. 지난 대보름 때도 지도 교수님께 반찬을 해드리니 너무 좋아하셨다.
▲ 선아예술단이 만 5년이 됐다. 앞으로의 포부는?
올해 안으로 전문예술법인 단체로 접수를 할 생각이다. 조직도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다음 달 14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사업 중 하나인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으로 전라남도 광주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어울림 공연에 참여한다. 지금 이뤄 놓은 것도 만족스럽지만, 지금까지 계속 그랬듯 봉사활동을 하며 즐겁게 살고 싶다. 대학생 중에 연습실이 없어 힘든 시기를 보내는 학생이 있으면 우리 재단에서 빌려줄 수 있다. 단, 재학증명서를 발급해 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