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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정릉 한켠에 ‘진짜 집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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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26, 2014, 18:11:45

[아내와 외식하기] ⑯정릉동 대중식당


[인더뉴스 라이프&스타일팀] 길을 걸어가면서 눈에 한 번도 담아본 적이 없는 식당이다. 간판도 10년은 된 듯 하고, 인테리어도 볼 것이 없다. 지방 소도시에 가면 있을 법한 인테리어다.

 

그런데 사람들이 꾸준히 들어오는 게 신기하다. 한 번에 10~20명씩은 꼭 안에 앉아 있다. 골목길에 있는 식당에 이렇게(?) 사람이 많다니. 많다는 기준은 대로변에 있는 식당들이 5명 내외의 손님만 받고 있을 오후 시간이라서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의문이 풀린 건 얼마 전 처남이 그 식당을 가봤다면서 아내에게 이야기를 해줬기 때문이다.

 

처남: 누나, 거기 허름한 식당 있잖아. 엄청 고기를 많이 준다.

누나: 맛은 있어?

처남: . 가정식 백반 하면 고기랑 주고, 삼겹살도 꽤 맛있어.

 

아내의 말을 믿고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아내가 무언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 곧 출산이 다가오는 아내가 무엇에 관심을 가지랴. 매일 아이의 발길질(태동)에 힘들어하고, “옆구리가 찢어질 것 같다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내다. 얼른 손을 잡고 지금 출발이라면서 식당으로 갔다.

 

주인 아줌마는 오자마자 두 명 줄까요라고 말한다. 나중에 보니 정식이라는 메뉴였다. 경양식집이나 한정식집도 아니고 정식이라니. 가격은 5000원이었다. 5000원짜리 밥치고는 엄청 푸짐하다. 제육볶음에 반찬 5가지, 그리고 국이 있다. 국은 아욱국, 된장국 등 대중없다. ‘대중 없어서대중식당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옆에 앉은 할아버지도 정식을 1인분 시켰다. 혼자 왔다. 그런데 메뉴가 나와 다르다. 점심도 먹고 가서 밥을 달리 주는 모양이다. 실제로 반찬이 떨어지면 주인 아줌마는 다른 반찬을 먹으라며 권한다. 슬쩍 다른 테이블 손님과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줌마는 자부심이 있었다.

 

내가 여기서 장사만 20년이야. 다른 건 몰라도 집밥처럼 편안히 먹을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있지요.”

 

옛날에는 가정식 백반이라는 메뉴를 왜 먹나 싶었는데, 그게 이해가 가는 30대 중반에 접어드니 이 말이 정답이다 싶었다. 맛있다는 한정식도, 유명하다는 파스타도, 이 무렵이면 질리기 시작한다. 그냥 밥에 정갈한 반찬이면 다른 소원이 없다.

 

아내는 만족한 모양이다. 열심히 밥을 먹는다. 아내는 임신 7개월에 들어서면서부터 더 잘 먹는다. 엄마나 장모님 등 어른들도 만족해 한다. 한 평생 빼빼 말랐던 딸이 좀 살이 붙으니 귀여우신 모양이다. 그렇게 2인분 정식을 먹어치웠다.

 

아내에게 제안을 했다. 옆 테이블에 삼겹살 먹는데, 우리도 먹자. 아내는 잠깐 고민을 하더니 그러자고 했다. 그런데 주인 아줌마는 더 당황스러운 말을 건넨다.

 

좀 기다려야 해요. 옆에 약국 배달 좀 다녀오느라.”

 

아니, 밥집에서 삼겹살을 시키면 얼른 줘야 하는 것 아닌가싶었지만, 단골 약국과의 신의가 먼저였다. 아줌마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기 때문에, 서빙은 좀 느리다. 하지만 정말 집에서 가족들 주듯 대하는 점, 꽤 맛있는 집밥 스타일인 점 등이 어필하는 것 같았다.

 

기다렸다가 삼겹살을 먹었다. 얼마 안 먹을 것처럼 심드렁했던 아내는 고기가 구워지자 열심히 먹었다. 삼겹살 2인분, 정식 등을 합해 3만원을 지불했다.

 

일요일은 쉰다. 독실한 크리스찬이라 그런 모양이다.

 

- 주소: 서울 성북구 정릉동 175-14

- 전화: 02-943-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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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팀 기자 hopem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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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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