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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인터뷰

ACGA, 차등의결권 도입 반대...“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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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12, 2019, 08:04:48

제이미 앨런 사무총장 인터뷰..차등의결권, 기업가치 훼손·주주평등 원칙 위배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VC 통한 자금조달 저해..“차등의결권 유행 오래 안 가”
노동이사제는 유보적 입장..“당장은 반대지만 노동자대표에 믿음 생기면 가능”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국내에서 도입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 ‘차등의결권 제도(DCS, Dual Class Stock)’에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만약 차등의결권 제도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경고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활발한 ‘근로자 추천 이사제’는 큰 틀에선 찬성하지만 아직 시기상조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노동자 대표가 회사 전체의 이익과 전체 주주를 위해 일한다는 확신이 있을 경우에 도입이 가능한데, 현재로선 그렇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제이미 앨런(Jamie Allen)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 Asian Corporate Governance Association)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본지 인터뷰에서 “만약 DCS가 국내에 실제로 도입되면, 다수의 외국 투자기관들이 국내 투자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ACG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 관행 정착을 목적으로 지난 1999년 홍콩에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기관투자자와 상장·비상장기업, 법무법인, 회계법인, 교육기관 등 113개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하다.

 

ACGA는 매년 회원기관들과 함께 국내를 방문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평과 결과(12개 대상국 중 9위)를 전달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해소를 위한 제안사항을 정부·기업 등에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방문 시점에 가장 주요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는다.

 

ACGA가 이번 방문에서 주목한 것이 바로 ‘차등의결권’이다. 벤처기업의 경영권 보호 차원에서 최대주주(경영진)의 의결권을 ‘1주당 1표’가 아닌 ‘1주당 2표’ 또는 ‘1주당 10표’ 등으로 하자는 것인데 이에 대해 ACGA 측은 강력하게 반대했다.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아울러 외국 투자자들의 투자 회피 요인으로 작용해 디스카운트를 일으킬 것이며, 이로 인해 벤처금융(VC)을 통한 자금조달의 저해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ACGA는 ‘벤처기업에만 한정적으로 도입하자’는 일부의 의견에 대해서도 거듭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처음엔 벤처기업으로 한정해도 나중에 모든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앨런 사무총장은 “실제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DCS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구글이나 페이스북 사례로 인해 DCS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등 미국의 기술기업들은 DCS 없이도 잘 성장했다”고 말했다.

 

특히 DCS를 도입한 대표적인 기업인 구글에 대해서는 “성공한 이유가 DCS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과 알고리즘, 타이밍, 경영진의 탁월함 등이 합쳐져 이뤄낸 성과이며 DCS 등 지배구조와는 무관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차등의결권을 채택하는 사례는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ify), 우버(Uber)와 마찬가지로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프트(Lyft)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에 대해 앨런 사무총장은 “일시적 유행”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는 “현재 미국 상장회사 중 DCS를 채택 중인 기업은 12%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현상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뷰에 동행한 박유경 네덜란드 공적연금 운용공사(APG) 이사도 차등의결권 도입과 관련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특히 이번 차등의결권 논의가 “내년에 있을 총선과 연계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박 이사는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책임투자, 그 다음으로 장기투자인데, DCS 도입으로 주주로서의 권리가 사라지면 책임투자와 장기투자 모두 불가능하다”며 “투자기관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실 이번 방문에서 국내에 DCS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진전돼 있는 것에 놀랐다”며 “이런 중요한 이슈가 총선과 연계돼 논의되고 있는 것에 실망감이 크고, 시장은 정치와 독립적으로 놔두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근로자 추천 이사제(노동이사제)’에 대해선 “현 시점에선 반대지만, 차등의결권 제도처럼 무조건적인 반대는 아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현재로선 노동계를 대표해서 이사회에 들어오는 분이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할 것으로 확신할 수 없다”며 “향후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노동자 대표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투자자 입장에서 노동이사제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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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혁 기자 jjh27@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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