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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터치] 눈치 못챈 ‘KT’ 눈치 빠른 ‘우리금융’…운명이 갈렸다

Monday, July 03, 2023, 17:07:03 크게보기

KT, 내부 인사들 차기 CEO 도전했다 외부압박에 사퇴
상반기, 대표이사 부재·이사회 와해 '초유 경영공백'
우리금융, 전 회장 연임 포기·외부인사 선임으로 파행 피해
금융당국 정책 집행 선봉에..타 금융사 우려 속 행보 주목

 

 

인더뉴스 박호식 기자ㅣ정권이 바뀌면, '당연한 수순처럼' 조직의 수장 자리를 두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정부부처 산하 공공기관(공기업 포함)입니다. 장·차관과 달리 공공기관장의 임기는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임기 3년에, 경영실적 평가에 따라 1년씩 연임도 가능합니다.

 

문제는 임면권자인 대통령 임기(5년)와 엇박자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국정운영 때문이든, 내 사람 챙기기 때문이든 물갈이를 원하는 대통령과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의 동거가 탈이 없을리 없습니다.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커지자 정치권에서는 대통령과 기관장 임기를 맞추자는 법개정마저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공기관이 아닌 곳에서도 때가 되면 이런 갈등과 소동이 벌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금융지주회사와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들 입니다. 두 곳 모두 민간기업입니다. 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는 '은행은 공공재'라는 논리를 앞세워 금융당국이 CEO(회장) 인사에 직간접으로 개입하곤 합니다. 민영화된 일반기업의 경우 KT와 포스코가 대표적인데, 정부와 정치권의 CEO 인사 개입 논리가 좀 더 아리송하고 복잡합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CEO 선임을 놓고 운명이 엇갈린 두 회사가 특히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KT와 우리금융지주 입니다. 두 회사는 금융지주사와 통신사로 업이 다르지만, 정부 지분을 팔아 지금은 민영화된 기업이란 공통점이 있습니다. 


KT는 올들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없는 와중에 이사회까지 와해된, 대기업 사상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발단은 CEO 선임과 관련한 혼란 입니다. KT 이사회가 최종 CEO 후보로 추천했던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사장과 윤경림 사장이 잇따라 외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사퇴했기 때문 입니다.

 

이 과정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내부 특정인들의 이권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수법"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실도 '공정하고 투명한 지배구조가 안되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인한 국민 손해'라며 거들었습니다. 결국 두 후보는 사퇴했고, 후보를 선정했던 사외이사들은 사임했습니다. 이어 한 시민단체는 구현모, 윤경림을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 특수관계자 불법지원 등을 이유로 업무상 배임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협의로 고발했고 검찰 수사가 진행중 입니다. 과거 KT CEO 선임 과장에서 자주 목격되던 수순입니다. 


KT는 비상대책위를 꾸려 지난 6월30일에야 겨우 이사회를 재구성했습니다. 새 CEO 선임절차를 진행해 8월쯤 새로운 경영진을 꾸린다는 목표라 합니다. 새 경영진이 꾸려진다해도 업무파악 등 경영일정을 감안하면 KT의 2023년은 사실상 '잃어버린 사업연도'입니다.

 

지난해 11월 KT 구현모 사장이 연임 의사를 공식화 하기 이전, 정부나 여당쪽에서 메시지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KT관계자는 "회사도 기다리고 있는데, 메시지가 없다"며 "특별한 메시지가 없고 경영성적도 좋았으니 구 사장이 연임 도전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KT와 CEO 후보들은 정부나 정치권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했거나 잘못 읽었고 풍파를 겪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금융은 금융당국과 따뜻한 동행속에 금융업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취임 후 금융당국의 정책을 지원하는 선봉에 서 있습니다.

 

올해초 우리금융지주도 새 회장 선임을 두고 위태했습니다. 손태승 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나오자 금융당국이 제지에 나섰습니다. 라임펀드 사태로 금융당국에서 징계를 받은 것을 내세워 압박했습니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동시에 나서 '현명한 판단을 기대', '상식수준의 얘기', '라인펀드 사태에 CEO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손 회장은 라임펀드 징계에 대한 행정소송과 회장 연임 도전을 모두 포기했습니다. 이어 진행된 새 회장 선출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장을 지낸 관료출신 임종룡 후보가 우리금융 내부 인사들을 제치고 회장에 선임됐습니다. 손태승 회장의 연임 포기 과정과 관료출신 임종룡 회장 선임을 지켜본 금융업계에서는 '관치금융' 논란과 우려가 나왔습니다. 


취임 후 임종룡 회장의 행보는 거침이 없습니다. 학연, 지연 등 '자기 사람 심기'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자회사 CEO를 포함 그룹 경영진을 대폭 물갈이 했습니다. 특히 금융당국과 관계는 다른 금융그룹이 당황할 정도 입니다. 금융당국이 강하게 밀고 있는 상생금융대책에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이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임종룡 회장은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자주 공식석상에 함께 했습니다. 3월 취임 후 금융권 공동행사를 제외하고 ▲우리은행 시니어플러스지점 개점식 ▲금감원-중기부 전통시장 금융환경 개선 협약식 ▲금감원-소방청 금융전산센터 화재예방 협약식 ▲우리카드 상생금융행사 등 네차례에 달합니다. 횟수로만 봐도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과 차이가 큽니다.

 

 

운명은 달랐지만 현재 KT와 우리금융의 행보에 비슷한 점도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비용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 입니다.

 

KT가 비용절감에 나선데에는 '눈치없이 비용을 집행했다가 새 CEO가 선임된 뒤 경을 칠 수도 있다'는 임직원들의 위축된 심리가 주요한 이유로 꼽힙니다.

 

우리금융은 '실적악화'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다른 금융사들도 하반기 실적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우려는 상생금융 지원에 따른 부메랑이라 합니다. 상생금융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명분만 강조되면서 금융건전성과 주주가치 훼손 등 후폭풍이 있을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업계는 앞장서 금융당국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우리금융과 임종룡 회장의 행보를 우려섞인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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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식 기자 hspark@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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