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실익도 없는데, 괜히 오해를 살 여지만 있는 것 같습니다.”(설계사)
민간 보험사들이 판매중인 ‘건강보험’이 소비자는 물론 보험 설계사에게도 혼란을 주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이 ‘(무)교보건강CI보험’을 판매중인 것을 비롯해 LIG손해보험은 ‘닥터플러스VII건강보험’, 신한생명은 참좋은건강보험, 메리츠화재는 메리츠The건강한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보험상품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이 ‘건강, 보험’이라는 단어들. 비단, 이 회사들뿐만 아니라 상당수 보험사들이 이들 단어가 들어가 있는 상품들을 판매 중이다.
이전까지 보험 업계에서는 질병 치료비(진단비)를 보장해 주는 보험을 ‘민간 의료보험’ 또는 ‘민영 의료보험’이라고 칭해 왔다. 그러다 몇 해 전부터 이를 대신해 ‘건강보험’이 사용되기 시작,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상품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과 유사한 이름의 상품 판매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건강보험’류의 상품을 판매하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소비자와 설계사들이 많다.
독립판매법인(GA)에서 근무 중인 이송희 설계사는 “고객들 중에서 국민건강보험과 헷갈려하시는 분이 꽤 있다”며 “두 보험의 차이를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고 졸라서 곤란한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설계사들에게 실익도 없다고. 생명보험사의 한 설계사는 “민영보험이 국민건강보험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견제의 눈초리가 많다”며 “판매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데 굳이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품명을 쓰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에는 민간 보험사가 ‘국민건강보험’이라는 명칭만 쓰지 못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국민'을 뺀 ‘건강보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