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사회

2030세대와의 조우…We are not alone

Monday, November 01, 2021, 06:11:00 크게보기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다] 기획기사의 출고에 앞서
‘나는 누군가를 살려보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나?’

 

인더뉴스 문정태 선임기자ㅣ먼저, 제목에 ‘와의’라는 일본식 조어법을 쓴 것과 영어를 쓴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옛날)영화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눈치 채셨겠지만, 글의 제목은 지난 1977년에 만들어진 영화 <미지와의 조우>와 포스터에 나와 있는 문구를 차용해서 만들어 본 것입니다.

 

인더뉴스 창간 후 8년 동안 가장 어려웠던 일 중 하나가 ‘2030’세대로 불리는 젊은 기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시대나 젊은세대와 기성세대 간에는 세대차이라는 게 존재한다지만 최근 들어 그 간극이 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속내를)알 수 없는’ 이들과 한 곳에서 지낸다는 생각에 자주 혼란스러웠습니다. 모든 일의 기준이 지극히 ‘개인’에게만 있는 듯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유독 나만 힘이 드는 걸까?’ 의구심이 들어 기회가 될 때마다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곳에는 2030 직원들이랑 잘 지내고 계세요?” 

 

돌아오는 답은 비슷했습니다. 

“말도 마세요.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우리 때랑은 달라도 너무 달라요.” 등등...

 

올해 여름이 지난 무렵입니다. 입사한 지 4개월이 채 되지 않은 90년대 생 후배가 갑자기 10월에 3일 정도 휴가를 써도 되냐고 물어왔습니다. 

 

이미 올해 휴가를 썼던 터라 후배의 질문에 속으로 마뜩잖았습니다. 제가 신입 기자였을 때는 도무지 상상하기 어려웠던 요청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색을 하지 않고 물어봤습니다. 

“2~3일 정도 이미 휴가를 쓴 걸로 아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후배는 다소 멋쩍은 표정으로 답했습니다. 

“제가 다음 달에 암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고 싶은데요. 사전에 몸관리를 하면서 검사를 받고, 입원을 해서 몇 시간 동안 누워 있어야 하는 데다 하루 정도는 쉬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렇습니다.”

 

순간, 머리를 세게 한 대 맞는 듯했습니다. 왠지 모를 부끄러움도 이내 따라왔습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아, 그래.. 그럼 하루는 회사에서 유급휴가를 줄 테니 그렇게 하면 되겠다”고 허락을 했습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서 내내 후배와 나눴던 얘기가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내 20·30대는 어떤 시간으로 채워졌지? 누군가의 생명을 살려보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던가? 20·30들에 대한 내 생각이 너무 편협한 게 아니었을까? 우리는 서로를 알려고 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닐까?….’

 

밤새 머릿속은 복잡했고 2030세대에 대한 편협한 시각만 가져왔던 것은 아닌가 반성도 했습니다. 

 

다음날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겠다는 후배에게 ‘조혈모세포 기증의 취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체험 기사를 쓸 것’을 제안했습니다. 단 조혈모세포 기증에 필요한 기간은 휴가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단서로 달았습니다.  

 

장승윤 기자는 이를 받아들여서 최근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뒤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장승윤 기자와 동료 2030세대 기자들이 준비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다] 기획 기사가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장 기자와 동료 기자들이 준비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다] 기획기사를 계기로 인더뉴스는 ‘2030세대를 이해하고 함께 가는 매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목표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먼저 2030세대들이 직접 경험하고 그들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대간의 벽을 당장 허물 수 없겠지만 세대간 상호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는 기사를 지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인더뉴스는 단순히 뉴스의 전달에서 벗어나 세대공감의 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 가능성은 이미 1977년 개봉한 영화 <미지와의 조우>의 명대사에 함축돼 있습니다. 

 

We are not alone.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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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태 기자 hopem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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