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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업계판 ‘스티브잡스’ 나올 수 있을까

Monday, March 26, 2018, 15:03:05 크게보기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초대형 점포·사업가형 지점장제 등 도입..실적 좋지만 우려도 존재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요? 손보업계의 ‘스티브 잡스’죠.”

 

최근 만난 한 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립 서비스’가 가미됐다는 것을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업계 중위권 보험사의 수장을 ‘애플(Apple)’의 창업자이자 ‘혁신의 아이콘’에 비유하는 것은 극찬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김용범號’ 메리츠화재의 행보가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작지 않다는 방증이다.

 

김 부회장의 ‘실험’은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두 차례 희망퇴직으로 600여명의 직원을 내보낸 김 부회장은 그 해 7월, ‘초대형 점포 전략’을 전격 도입했다. 기존 221개에 달하던 점포 수를 102개로 절반 이상 통폐합한 것이다. 

 

이렇게 아낀 운영비는 전속 설계사의 판매 수수료를 올려주는 데 사용돼, 기존 800%였던 설계사 판매 수수료를 1000%로 인상했다. 이어 2016년 말에는 업계에서 이미 실패한 제도로 치부되던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정규직 지점장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실험의 결과는 현재로선 합격점을 받고 있다. 특히, 실적 면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김 부회장 취임 전인 지난 2014년 1145억원이었던 수익 규모가 2015년 1685억원, 2016년 2365억원으로 꾸준히 늘었고, 작년에는 3846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는 일도 더러 있었다. 작년 말에 통신사인 KT와 공동으로 추진해 온 ‘UBI 자동차보험’ 개발을 사실상 포기했기 때문. 4차 산업혁명 기술(빅데이터) 기반 상품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끌었지만, 비용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 하면서 흐지부지됐다.

 

여기에 메리츠화재는 전속 설계사 수수료율 인상에 따른 GA채널 매출 급감을 만회하기 위해 시책을 400%까지 올렸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고객 정보를 동의 없이 GA에 넘겼다는 의혹으로 인해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를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요즘 보험업계는 생·손보를 가리지 않고 GA의 영향력 확대로 인해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상태”라며 “이런 와중에 메리츠화재의 돌출 행동은 업계로부터 환영받지 못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좋든 나쁘든, 메리츠화재가 업계 내에서 꾸준히 회자되는 이유는 다른 손보사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변화에 보수적인 보험업계에 김용범 부회장의 실험이 강한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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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혁 기자 jjh27@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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