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하나금융지주를 이끌어 갈 차기 회장 후보 3인이 결정됐다.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최범수 전 한국크레딧뷰로(KCB) 사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윤종남, 이하 회추위)는 지난 16일 8번째 회의를 열고 김정태 회장이 포함된 총 3명의 최종 후보군 리스트(Short list)를 확정했다. 김 회장 외에 선정된 후보는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최범수 전 한국크레딧뷰로 사장이다.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은 경희고와 연세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2013년 외환캐피탈 사장으로 떠날 때까지 무려 30여년간 외환은행에서만 근무한 정통 ‘외환은행맨’이다.
김 전 행장은 2014년에 내부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김정태 회장은 김 전 행장이 외환은행 내부 사정에 능통하고 직원들의 신망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통합작업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전 행장은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거쳐 현재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범수 전 한국크레딧뷰로 사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제 전문가다. IMF 외환위기 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밑에서 상업·한일은행 합병, 제일은행 매각 등 부실은행 퇴출에 앞장섰다.
그 뒤에 최 전 사장은 국민은행 전략기획담당 부행장을 거쳐 신한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을 6년간 지냈다. 학계 출신으로 장기간(6년) 금융지주사 부사장을 역임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 받았다는 것.
두 후보인 김한조 전 행장과 최범수 전 사장에 대한 금융권 안팎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김 전 행장의 경우 김정태 회장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후보 경쟁력이 사실상 없다는 반응이 큰 반면, 최범수 사장은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대다수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한조 전 행장은 김정태 회장 밑에서 외환은행장과 그룹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유효한 후보로 보기 어렵다”며 “최범수 전 사장의 경우 능력 면에선 회장 후보로 손색이 없지만, 김정태 회장을 밀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회장은 경남 부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뒤,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에 하나은행의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하나은행에서는 부행장과 은행장을 역임한 뒤 2012년 회장에 선임됐고, 2015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회추위는 오는 22일, 최종 후보군에 대한 프리젠테이션(PT)과 심층면접 및 질의 응답을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은 “마지막까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유지해, 국내 금융지주사 CEO 선발의 모범사례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