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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바닷가에 들어서는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을 보며

Friday, January 26, 2024, 14:01:00 크게보기

[문정태의 가봤심더] 안전도 권리 풍경도 권리

 

부산 = 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1월의 어느 날. 오랜만에 기장의 바닷길을 차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예전의 여느 때처럼 탁 트인 바다를 기대하면서 왼쪽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바다 풍경은 온데간데 없고 회색빛 건물들이 눈 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차를 세우고 주변을 돌아보니 놀랐던 감정은 분노에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어쩌자고 길 바로 옆에 이런 건물들을 떡하니 짓고 있는 거야? 이게 다 지어지면 비싼 돈을 내고 숙박하는 사람들만 이곳의 풍경을 독점할 수 있게 되는 거 아냐? 지역주민들이 이런 건물들이 들어서는 걸 순순히 허락해줬다고?’ 등등의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알아봤습니다.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건물들은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에 조성 중이며, 오는 2025년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모든 객실에서는 바다 조망이 가능하고, 단독 테라스에 프라이빗 풀이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

 

 

기장해안로를 따라 펼쳐져 있는 이 일대는 오시리아 관광단지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이곳에는 해동용궁사를 비롯해 롯데월드어드벤처부산,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 이케아, 아난티 앳 부산 코브 등 각종 문화관광레저 관련 시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발사업을 맡은 루펜티스 컨소시엄은 지우알엔씨, 삼정기업, BNK투자증권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부의 개발계획에 따라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토지가 사업주체에게 매각됐으며, 주변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얼마간의 보상도 받았다고 합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 지역이 개발되는 거야 좋은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에야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생활 전선에서 지친 사람들이 좋은 풍경을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하는 것도 반대할 일이 아니죠.

 

그런데, 말입니다. 개발과 발전의 수혜 대상이 일부에게만 한정되는 게 바람직한 일일까요? 천혜의 자원을 활용해 막대한 돈을 벌게 될 일부 회사는 좋겠죠. 저리도 화려해 보이는 곳을 이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행복하겠죠.

 

이곳을 통해서 돈을 벌기는커녕 예전에 누리던 것을 빼앗기게 된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저 먼 발치에서 멋들어지게 지어진 휴양시설을 바라보면서 ‘저기 있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부러워하고 있어야만 하는 걸까요?

 

안전이 권리인 것처럼 풍경도 권리입니다.

 

* 사족: ‘그런데, 기장에 지으면서 이름에는 왜 해운대를 집어넣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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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태 기자 hopem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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