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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로에서] 금융위 ‘빚투 탕감’ 오해를 자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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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ly 19, 2022, 00:07:25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오후 예정에 없던 기자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빚투 경감'으로 알려진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 신설에 대한 해명을 위한 자리였습니다. 금융위는 연체 전이거나 연체한 지 30일 이하인 만 34세 이하 저신용 청년층에게만 이자의 30~50%를 깎아줄 뿐 원금을 탕감해주는 제도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는 9월 중 시행해 1년간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며 최대 3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하는 대신 연 3.25%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나이스 744점)의 청년만 해당하며 최대 4만8000명 정도가 1인당 연 141만~263만원 이자 경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청년의 투자손실을 채무조정 대상으로 둔 것에 대해 "투자손실 현실을 조금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하다 보니 투자손실 얘기가 들어간 것 같다"며 "언론을 보니 그 표현이 모럴해저드 이슈를 촉발하고 있고, (표현에 대해) 지적한 부분은 인정한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원금탕감 조치는 어떠한 경우에도 지원되지 않으며, 대출만기를 연장하고 금리를 일부 낮춰주는 것"이라며 "별도 지원 없이는 원금상환이 어려운 차주에 대해 천천히 낮은 금리로 원금을 전액 성실 상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라고 거듭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이번 대책은 정말 상황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금리가 나날이 오르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예정에 없던 기자설명회를 자청한 이유는 지난 14일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추진현황 및 계획'내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가 특히 여론의 질타를 받은 탓입니다.

 

금융위는 청년·서민의 투자 실패 등이 장기간 사회적 낙인이 되지 않도록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를 신설하고 기존 제도간 연계 강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가 이 제도를 신설한 이유는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추진현황' 발표 당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답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던 중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을 언급하며 "코로나로 대출이 늘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부동산 가격 폭등에 불안한 마음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산 서민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한 청년들 모두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금융위의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 신설이 알려지자 '개인이 빚을 내 투자한 것까지 국가가 탕감해주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 라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특히 노동소득을 통한 자산증식보다 빚까지 져가며 코인이나 주식 투자로 이른바 '대박'을 노린 청년들의 부채까지 국가가 책임을 진다면 청년층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논란으로 불거졌습니다.

 

김 위원장과 금융위의 설명대로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는 코인 등 가상자산에 투자해 빚을 진 청년들의 원금을 탕감하는 제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앞서 윤 대통령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한 청년들'을 호명한 만큼 남의 돈으로 주식에 투자한 청년들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제도라는 오해는 충분히 살 수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남의 돈을 빌려 허황된 대박의 꿈을 꾸기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한 해 물가상승률보다 오르지 않는 최저임금에도 내일을 꿈꿨던 대다수 평범한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 화근입니다.

 

더군다나 법치를 기반으로 한 '공정과 상식'을 모토로 내걸며 출범한 윤석열 정부입니다. 하지만 엄연히 본인의 책임을 전제로 하는 주식투자에서 빚까지 내 손해를 본 청년들에게 정부는 공정한 잣대로 법의 엄정함을 보여주기보다 김 위원장의 말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도와주려는" 온정에 정책의 포커스를 맞춘 셈입니다.

 

사실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공정과 온정이 상충하는 상황은 앞으로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온정의 대상 선정에서 얼마나 '공정과 상식'이 작용하느냐 여부입니다.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에 대한 오해는 정책과 관련, '공정과 상식'의 적용에 대해 국민이 매우 민감하다는 증거입니다. 그 기저에는 첫 내각 인사 등에서 '공정과 상식에 대한 잣대가 다른 것은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조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그 불안감을 해소하길 바랍니다. 윤석열 정부는 아직 출범 100일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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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 lucky@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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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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